마리오네트의 고백
카린 지에벨 지음, 이승재 옮김 / 밝은세상 / 2015년 7월
평점 :
절판


프랑스 여류추리소설가로 명성이 높은 카린 지에벨의 신작 '마리오네트의 고백'이 나왔다. '너는 모른다', '그림자'를 통해 저자의 작품을 읽은 기억이 있기에 르네상스 때부터 19세기에 걸쳐 성행한 실로 매달아 조작하는 인형극 '마리오네트'... 누군가가 조종하는 줄에 매달린 마리오네트의 슬픈 운명이 느껴지는 제목으로 인해 신작에 대해 기대감을 갖게 된다.


네 명의 강도가 엄청난 금액의 보석을 훔친다. 이 과정에서 주도적으로 강도짓을 계획한 남자 라파엘의 동생 윌리암이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중상을 입는다. 윌리엄의 살리기 위해 도와준 여성은 수의사다. 앞으로 더 치료를 요하는 윌리암을 위해 수의사 상드라의 집으로 가는 그들... 상드라의 남편은 집에 없고 그녀와 남편의 사진은 기묘한 분위기를 풍긴다.


상드라는 당장 죽을 수도 있는 위협을 느끼는 한편 그동안 단련된 시간이 있기에 자신이 어떤 식으로 위기를 묘면해야 할지 생각한다. 라파엘이 똘아이 커플로 여기는 남녀 중 여자를 공략에 라파엘과의 사이를 이간질 시킬 생각을 하는데...


라파엘은 상드라를 도와주기 위해 아이 커플의 남자를 죽인다. 그의 죽음은 여자를 자극하지만 그녀 역시 살기 위해 우선 라파엘을 말을 듣는다. 상드라의 남편이 돌아오고 그는 이 모든 상황을 뒤엎는 묘안을 생각해 내는데...


라파엘과 윌리암은 살기 위해 아니 자신보다 옆방 사람을 위해 상드라의 남편을 죽여야 한다. 다만 라파엘의 마음이 자꾸만 상드라에게 가고 그녀 역시 라파엘을 통해 자신 안에 잠들어 있던 외면하고 싶은 진실과 대면할 수밖에 없는 처지임에도 라파엘을 도와주기를 꺼린다.


세상에서 가장 극악한 범죄가 자신보다 힘이 약한 아이들과 여자들을 상대로 한 범죄다. 이 책에서 나오는 인간쓰레기 역시 이런 범죄를 저지르는데 죄의식은 고사하고 즐기기까지 하는 모습에 치가 떨린다. 자신이 마음에 드는 먹잇감.. 어린 여학생을 물색하고 점찍어 두었다가 교묘한 타이밍에 납치하여 자신의 욕망을 채운 뒤 죽인다.


추리소설이지만 추리를 범인, 이유를 추리할 필요성이 없다. 사건과 또 사건의 진실을 툭 던져주고 그 속에서 벌이는 인물들과의 두뇌게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범인이 가진 극악무도한 범죄 속에 과거의 끔찍한 기억이 원인이 된다고 말하고 싶지 않다. 나름 긴장감도 있고 재밌게 읽은 책이지만 마지막에 뚝 터지듯 결말이 다가와 살짝... 그럼에도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마와 강도 형제의 치열한 생존게임이 흥미롭다.


사람들은 그들을 긴밀하게 이어주는 연결고리가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는 그가 조종하는 마리오네트 인형이나 다름없는 존재였다. 그들은 잔혹하고, 가학적이고, 야만적인 일을 위해 긴밀히 결합된 공동체였다.    -136-


뼛속까지 얼어붙을 만큼 오싹한 전율을 불러일으키는 감정이었다. 분노, 증오, 고통, 공포 그리고 쾌감 따위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는 감정이 그녀를 지배하고 있는 듯했다.                    -p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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