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괜찮은 사람입니다
히가시다 나오키 지음, 김난주 옮김 / 흐름출판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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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체적 결함을 갖고 있지만 일반인들도 하기 힘든 어려운 일을 해내는 사람들을 종종 보면 정말 대단하다고 그들의 피나는 노력이 얼마나 값진 것이지 새삼 놀라게 된다. 눈으로 들어나 보이는 것과는 달리 마음의 병이라는 면이 더 큰 다른 사람들과의 상호관계가 형성되지 못하고 정서적인 유대감도 없는 혼자만의 세계를 가진 자폐 증세는 가진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 유명 연예인의 자식들 중에서 자폐 증세를 가진 자식을 키우는 분들의 이야기를 통해 자폐아를 키우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놀라게 되고 이들을 간혹 보며 편견을 갖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하지만 간혹 지하철 같은 대중교통에서 자폐아들을 보게 되면 나도 모르게 눈길이 간다. 이런 행동이 자폐아와 가족에게 얼마나 상처를 될지 모르는 것은 아닌데 자폐아가 내지는 소리나 행동으로 인해 나도 모르게 그들을 나와 같은 평범한 사람으로 바라보지 못하는 경우가 있어 '나는 괜찮은 사람입니다'을 읽으며 반성하게 된다.


자폐아는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다른 사람들의 시선으로 인해 많은 상처를 받고 있다. 저자 역시 다른 사람들이 쳐다보면 허둥댄다고 한다. 타인과 똑바로 눈을 마주치지 못하는 자신에게 화도 날 곳이고 남들과 다른 방식으로 행동하고 말하는 자신으로 인해 세상에서 사라지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 정도라니... 나쁜 의도를 가지고 이들을 바라본 적은 없지만 이런 마음까지 들게 했다는 것에 미안한 마음이 든다.


저자는 중증 자폐증세를 앓고 있는 젊은이다. 13세의 어린 나이에 쓴 글이 널리 알려진다. 다른 사람들과 다른 행동을 할 수밖에 없는 자신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털어 놓으며 자신과 다른 사람에 대해 조금은 편견 어린 시선을 가진 사람들에게 자폐아에 대해 생각해 보고 그들의 행동과 상처 입은 마음을 이해하게 된다.


자폐를 겪고 있는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도 흥미롭지만 저자가 인터뷰한 내용을 통해 신체적으로 병을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타인에 대한 배려심이나 사랑이 없는 사람들보다 더 낫다. 우리는 누구나 크고 작은 결함을 가지고 있다. 나도 있다. 다른 사람과 함께 살아가는 사회 속에서 우리는 자폐 유무를 떠나 다른 사람에 대한 기본적인 배려심은 갖고 있는지... 나와 다르다고 해서 배척하고 안 좋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된다.


잔잔하지만 깊은 울림을 주는 책이다. 자폐증세에 대해 조금은 알고 있었지만 그들이 느끼는 감정이나 생각까지 생각해 본 적이 없기에 나와 다른 사람들에 대해 내가 가진 편견은 없는지 돌아보고 반성하며 그들도 전혀 나와 다르지 않음을 느낀다.


내게는 사람이 보이지 않습니다. 내 눈에는 사람도 풍경의 일부로 보일 뿐입니다. 산과 나무, 건물과 새, 모든 것이 한꺼번에 내게 말을 거는 듯한 느낌입니다. 물론 그것들 전부를 상대할 수 없으니까, 그때 가장 내 관심을 끄는 것에 마음이 움직입니다.                              -p28-


어렸을 때 나는, 자폐증을 앓고 있는 나를 나쁜 인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늘 주위 사람들에게 주의를 들었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성장하면서 잘못된 생각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만약 그걸 깨닫지 못했다면, 지금과는 전혀 다른 인생을 살고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p89-


어렸을 때 나는, 평범한 나를 상상할 때마다 숨이 막히고 가슴이 아팠습니다. 지금 이대로의 나는 쓸모없다는 마음이 강했습니다. 행복한 자신을 상상하면서 지금의 나는 진정한 내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싶었던 것이겠죠. 나는 다른 누가 되고 싶었습니다.                     -p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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