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찾아본 멋진 신세계
올더스 헉슬리 지음, 안정효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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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에 엄청난 과학의 발전이 인간의 출생을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는 어두운 미래 사회의 모습을 담아낸 '멋진 신세계'를 흥미롭게 느끼며 읽었다. 솔직히 이 작품을 읽으며 저자가 꿰뚫어 보는 미래 사회가 곧 우리에게 멀지 않은 곧 닥힐 미래 사회의 모습은 아닐까 하는 섬뜩함이 느껴졌다. 멋진 신세계가 나온 지  27년이 흐른 후 나온 '다시 찾아본 멋진 신세계'는 사고방식을 장악하려는 폭력이란 제목으로 실린 기사들을 엮은 책이다. 무서운 책이란 평을 들을 정도로 다시 찾아본 멋진 신세계는 앞으로 다가 올 미래의 모습을 직시하고 진지하게 생각해야 함을 다시 한 번 일깨워준다.


지구는 여러 가지로 힘들다고 한다. 가장 큰 원인 가운데 하나는 인구 과잉이다. 70억 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지구에 살고 있다. 그들이 먹고, 마시고, 즐기기 위한 의식주를 해결하는데 엄청난 문제들이 발생하여 현재도 힘든데 앞으로 더 늘어날 인구로 인해 지구는 힘에 부칠 것이다. 인구 과잉을 막기 위한 방법은 반드시 필요하다. 헉슬리는 자신이 그리는 미래 청사진과 오웰이 상상한 세계를 대비시켜 보여주고 있다.


상술에서는 자본주의는 죽었고 소비주의가 왕이란 글에 크게 다가온다. 화장품, 술, 종교, 담배, 전자제품, 어른과 아이, 민주 국가, 정치 등을 통해 상술을 풀어내는 이야기는 흥미롭다. 다른 어떤 것보다 무섭게 다가오는 이야기는 세뇌다. 멋진 신세계에서도 사람들이 복잡한 생각을 덜 하고 약품 하나를 이용해 쾌락에 빠져 들게 하여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어 가는 모습을 보며 무섭다는 생각을 했는데 6개월이란 시간을 통해 파블로프는 훈련생들에게 정신적, 육체적 압박감을 가하여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 무섭다.


'멋진 신세계'에서 묘사한 사회는 세계국으로서, 그곳에서는 전쟁이 제거되었으며, 통치자들의 첫 번째 목적은 백성들이 말썽을 일으키지 않도록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막아내는 일이다. 이런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그들은 (여러 가지 방법을 동원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우선 가족이라는 개념을 해체함으로써) 어느 정도의 성적인 합법화하여 (창조적이거나) 파괴적인 온갖 긴장의 정서로부터 멋진 신세계 사람들이 해방되도록 보장한다. '1984'에서는 권력에 대한 욕망을 해소하기 위해 고통을 가하며, '멋진 신세계'에서는 그보다 덜 굴욕적이라고 말하기가 어려운 쾌락을 가함으로써 같은 목적을 달성한다.                    -p83-


오랜 시간에 걸친 강렬한 두려움은 멀쩡하던 사람들을 무너트렸고, 굉장히 강력한 암시 반응의 상태를 마련했다. 이런 여건에서 그들은 아무런 저항 없이 설교자의 종교적인 주장을 받아들일 준비가 된다. 그런 다음에 사람들에게 위로의 말로 정신적 안정을 회복시키고는, 시련에서 벗어난 그들의 마음과 신경계에 전체적으로 훨씬 더 좋다고 여겨지는 새로운 행동 양식을 뿌리 깊이 심어놓았다.               -p136-


잠자는 동안에 들은 내용으로 높은 점수를 받은 학생들이 나온 영화를 본 기억이 있다. 멋진 신세계에서도 '수면 학습법'을 통해 사람들의 기억과 학습력을 조종하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다시 찾아본 멋진 신세계에서는 여러 사람들이 수면 학습법을 시도 했지만 이렇다할 결과를 얻어내지는 못한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부터 수면 암시 학습으로 돈도 벌고, 비민도 해결하고, 이혼도 막았다니 생각보다 놀라운 결과를 만들어낸다. 다만 개인에 따른 차이가 높지만 암시 학습에 높은 반응을 보이고 더러는 전혀 효과가 없을 때도 있다. 지금도 암시 반응에 대한 실험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실제로 무분별하게 이용될 수도 있기에 문제가 된다고 알려주고 있다. 총 12 파트로 나누어서 주제별로 나누어져 있는데 마지막 12번째 파트에서 앞에서 말한 주제들의 해답에 대해 들려준다.


쉽게 읽히는 책이라기보다는 미래 사회와 대비시켜 가며 생각을 이끌어내는 책이다. 파트에 따라서는 어렵게 느껴지는 곳들도 있다. 급속도로 늘어나는 인구와 과학의 발전이 정말 인간과 지구에게 좋은 것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갖게 하며 현재의 삶과 미래의 삶을 생각해 보며 헉슬리가 멋진 신세계에 그려낸 세계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어떤 행동을 수반되어야 하는지 생각해 보게 된다.


인구 과잉과 조직 비대화는 현대의 대도시를 이룩해 놓았고, 그 안에서는 다수와의 개인적인 관계를 통한 충분히 인간적인 삶이 거의 불가능해졌다. 따라서 전체 사회와 개인의 정신적인 황폐화를 피하고 싶다면, 대도시를 떠나 소규모 시골 공동체를 부활시키거나, 기계적인 대도시 조직의 망상網狀 구조 내에서 소규모 시골 공동체와 똑같은 도시형 모형을 이룩하여, 전문적인 특수 기능을 단순히 구현한 개체가 아니라 완전한 인격으로서 개인들이 만나고 협동하는 사회를 이룩함으로써 대도시를 인간화시켜야 한다.              -p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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