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일드 44 - 1 - 차일드 44
톰 롭 스미스 지음, 박산호 옮김 / 노블마인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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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 롭 스미스의  데뷔작이자 커다란 화제를 물고 인기를 얻은 '차일드 44'가 국내 영화 개봉을 앞두고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출간 되었다. 예전에 한 권짜리 책으로 나왔지만 이번에는 전 3권으로 출간되었는데 나는 1권만을 우선 읽게 되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것처럼 실제 연쇄살인 사건에서 모티브를 가져와 우크라이나의 대기근과 시간이 20년이나 흘러 전쟁 후 모스크바의 살벌한 모습을 섬뜩하지만 흥미진진하게 담아낸 작품이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차일드 44란 단어는 연쇄살인사건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한 인간이 어떻게 저렇게 죄책감이라고는 없는 잔인한 연쇄살인범이 될 수 있는지... 커다란 정신적 충격을 입었다고 해도 저럴 수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전혀 생각지도 못한 의외의 인물이 끔찍한 연쇄살인을 저지르는 과정과 그 이유가 솔직히 이해하고 싶지 않은 면이 있다.


생태계의 가장 높은 자리에 있는 인간은 모든 것을 먹는다. 너무나 허기진 굶주림에 시달리다보니 뼈만 앙상한 동물은 물론이고 절대 먹어서는 안 되는 인육까지 탐내게 된다. 힘겹게 키우던 고양이를 밖으로 내보내고 자살을 결심한 여자가 있다. 그녀의 고양이를 우연히 본 소년은 고양이를 잡고 싶다. 여덟 살 동생과 함께 숲으로 들어간 형은 원하는 것을 찾았지만 그것을 무사히 집으로 가지고 가려던 중 생각지도 못한 일을 당한다. 갑자기 사라진 형과 남겨진 동생... 집으로 돌아온 동생은 엄마에게 고양이를 잡으려던 형제처럼 누군가 형을 먹기 위해 사냥해 갔다고 말한다. 형을 잃은 엄마의 슬픔이 고스란히 동생에게도 전해진다.


국가안보부 MGB 비밀경찰의 간부인 레오는 다섯 살도 안 된 소년의 시체가 선로에서 발견된 비극적인 사건을 맡게 된다. 아무래도 죽은 소년이 자신의 부하로 이 사건을 크게 부풀러 레오까지 끌어들인 것이다. 솔직히 레오는 이 부하와 마주치기 싫다. 레오가 소년이 죽은 사건에 매달리는 바람에 요주의 인물을 놓쳐버린다. 이 인물을 쫓아 잡아들인다. 헌데 이 인물이 자신을 도운 인물 가운데 한 명으로 레오의 아내의 이름을 적는다.


지금과 너무나 다른 러시아.. 아니 소련의 모습을 담고 있는 이야기는 시종일관 어둡다. 뛰어난 능력을 가진 레오지만 아내가 생각지도 못한 사건과 연관이 되어 있다는 것에 충격을 받고 이에 대한 대처하는 방식은 지금까지의 레오 모습과는 다르다. 여기에 부하의 아들이 죽은 사건 역시 목격자의 이야기가 번복되는 등 수상하기 짝이 없다. 어떤 사이코가 아이들을 무참히 살해하는지 쫓아가는 레오 앞에 전혀 의외의 인물이 생각지도 못하게 등장한다.


스토리의 짜임새 구성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재미도 있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이지만 그로인해 광기에 빠져든 연쇄살인범의 이야기는 솔직히 납득하기 어렵다. 당장 살기 위해 끔찍한 현실을 수용하고 나 자신의 양심은 묻어두어야 한다. 책을 통해 아무도 믿기 힘든 사회 속에서 생활해야 했던 사람들의 아픔이 느껴져 온다.


조만간 영화를 통해 레오를 비롯해 그의 아내, 레오를 미치도록 증오하는 동료, 죽은 소년의 부하 등 다양한 캐릭터들을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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