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황금방울새 - 전2권
도나 타트 지음, 허진 옮김 / 은행나무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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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소설이며 탁월한 심리묘사로 하여금 주인공에게 빠져드는 흡입력이 돋보이는 도나 타트의 '황금방울새'... 도나 타트의 책은 황금방울새가 처음이다. 고전을 연상시키는 첫 작품 '비밀의 계절'에서 이미 자신만의 글쓰기로 인기를 얻은 작가란 것도 이번에 나온 황금방울새가 두 번째 작품과  무려 11년이나 시간의 차이를 갖고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으며 황금방울새 주인공 소년의 인생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궁금증의 끈을 늦추지 못하고 읽은 책이다.


인생에 있어서 결코 지울 수 없는 커다란 사건과 맞닥뜨린 열세 살 소년 시오... 시오는 엄마와 함께 비 내리는 날 미술관을 찾는다. 여성으로서 엄마로서 흠잡을 데 없을 정도로 일과 아들에게 성실하고 자상한 싱글맘 엄마... 그림 설명을 해주는 엄마 곁으로 할아버지와 손녀쯤 보이는 소녀가 시오 눈에 들어온다. 소녀에게 단숨에 사로잡힌 시오는 다시 한 번 더 보고 싶은 마음에 핑계를 대며 엄마와 기념품 가게에서 만나기로 하고 헤어진다. 소녀를 보기 위해 찾은 전시실에서 소녀는 없고 갑자기 생각지도 못한 폭발음과 함께 정신을 잃게 된다. 정신을 차린 시오 앞에 소녀와 함께 있던 할아버지가 눈에 들어온다. 할아버지는 다른 어떤 것보다 시오에게 한 가지만은 꼭 가져가라고 명령하고 시오에게 도움이 될 인물이 있는 주소까지 알려준다. 시오는 모든 것이 악몽처럼 느껴지며 다시 또 서서히 정신을 잃어간다.


긴급한 상황이 발생하면 엄마와 했던 약속대로 집으로 돌아온 시오... 허나 시간이 흘러도 엄마는 오지 않는다. 시호는 자신의 사정을 알게 된 친구 집에 잠시 머무르게 된다. 아직 미성년자이기에 아내와 자식을 두고 떠난 아버지와 아버지의 애인이 나타나며 시오는 어쩔 수 없이 그들을 따라간다. 절박한 상황에서도 엄마에 대한 기억과 미술관에서 만난 할아버지의 부탁으로 가지고 온 물건이 시오에게 커다란 위안으로 자리 잡는다. 새로 사귄 친구 역시 가정에서 폭력에 시달리고 있어 두 사람은 서로가 갖은 고통으로 인해 금지된 약물의 힘을 빌리게 된다.


정신적으로 부족함을 모르고 지낸 엄마와의 시간과는 다르게 아버지와는 점점 피폐해져만 가는 시호의 모습이 마음을 아프게 한다. 다행이라고 하면 안 될 말이지만 시호에게 그나마 안정한 장소란 곳으로 돌아오며 다친 마음을 서서히 회복되어 간다. 시간이 흐르고 자신을 믿는 사람을 도와 생활하던 시호 앞에 생각지도 못한 편지와 옛 친구의 등장한다. 처음으로 되돌릴 수 없지만 모든 것을 바로 잡고 싶은 시호... 시호는 움직여야 한다.


운명처럼 하나인 사람들이 있다. 시호와 소녀 피파는 같은 시간, 공간에 있으며 평범한 사람들은 일생 경험하기 힘든 트라우마를 가지게 되고 그 고통 속에서 묶여 있다. 사실 이 책을 접하기 전까지 17세기 화가 카렐 파브리티우스의 그림 '황금방울새 '를 잘 몰랐다. 책을 통해 그림에 대해 알게 되었고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직접 보고 싶기도 하다.


긴장감을 불러일으키는 반전 대신에 잔잔하지만 계속해서 시오의 모습에 걱정하며 감정이입이 되어 스토리를 읽게 만드는 책이다. 아무도 모를 것이란 생각을 한 것은 아니지만 마음속에 간직한 불안감이 결국 세상에 알려지며 느끼는 공포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돈으로 가치를 환산할 수 없는 그림을 둘러싼 각양각색의 사람들의 모습이 흥미롭게 다가오며 재밌다.


​나는 왜 이렇게 사람들에게 집착할까? 낯선 사람에게 이렇게 생생하게, 열정적으로 집착하는 게 정상일까?   -p44-

"세상은 우리가 아는 것보다, 우리가 말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더 이상하니까. 네가 어떻게 생각하는지. 어떻게 생각하는 걸 좋아하는지 나도 알아. 하지만 이거야말로 네가 원하는 것처럼 순전한 '선'이나 '악'으로 결론지울 수 없는 하나의 예일지도 몰라-"                                               -p442-


이 세상의 위엄이 중요한 게 아니라 이 세상에서 위엄을 지키는 것. 세상이 이해하지 못하는 위엄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사람들과는 전혀 다른 자신을 처음으로 흘낏 보고, 그 속에서 스스로를 꽃피우고 꽃피우는 것.    -p4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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