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신세계
올더스 헉슬리 지음, 안정효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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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미래는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 책이나 영화에서 만나는 미래의 지구는 유토피아는 거의 없고 디스토피아의 세상을 그리고 있다. 절대적인 권력을 가진 누군가에 의해 정교하게 짜 맞추어진 세상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은 올더스 헉슬리의 흥미진진한 공상과학소설 '멋진 신세계'... 왜 이 책에 사람들이 열광하는지.. 인간성이 사라진 세상에 살면서도 전혀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는 미래 사회의 암울한 모습이 섬뜩하면서 과학의 발전이 인간을 위한 것이 맞는지 다시 돌아보게 되는 작품이다.


더 이상 남녀가 사랑을 해서 아이를 낳지 않는다. 잘 갖추어진 최신 설비에서 아이들이 태어난다. 하나의 난자를 가지고 보카노프스키 처리 과정을 걸쳐 총 96개나 되는 개체로 증식하며 그 수만큼의 인간을 만들어내는 미래 사회가 여기 있다. 하나의 난자에서 분리된 같은 아이들이지만 아이들에 따라 알파, 베타, 감마 등의 각기 다른 신분을 가지고 만들어지고 길러진다. 부화-습성 훈련 런던 총본부의 국장은 자부심을 가지고 어린 학생들에게 아이들이 증식하고 그들을 안전하게 살아갈 수 제반 여건에 대해 설명을 한다. 통제가 가능한 숫자만큼의 인간들만이 혜택을 누리길 바라는 정책... 세상에나 인간을 고양이나 개처럼 아니 고양이나 개도 이런 방법을 취하지는 않는다. 인간들을 통제하고 싶기에 기분을 업시켜주는 '소마'라는 약품을 수시로 먹고 수면요법을 통해 인간들의 머릿속에 자신들이 원하는 교육을 주입시킨다.


신체적 결함으로 인해 소심한 남자 버나드... 그는 다른 사람들처럼 소마를 먹지 않고 오히려 소마를 사용하는 인간들을 경멸한다. 그의 유일한 친구인 왓슨... 두 사람은 철저하게 혼자란 인식을 바탕으로 서로를 친구라고 여기며 좋아하지만 그 속에는 미움도 함께 들어 있다. 버나드는 아름다운 여인 레니나에게 끌리고 그녀와의 만남을 기다린다. 레니나는 오래된 남자친구가 있지만 다른 사람들로부터 대접받지 못하는 버나드에게 이상하게 끌린다. 사랑하면 한 사람과의 성실한 관계를 중요시 하지만 이곳은 다르다. 한 명과의 관계가 아닌 동시다발적인 남녀관계를 지향한다.  


레니나와 함께 찾은 곳에서 추악하고 지저분한 인간과 만나게 된다. 이런 인간들을 가르쳐 야만인이라 부르며 버나드가 위험지역으로 여행을 떠나기 전 만난 인물과 깊은 연관이 있으며 그녀와 그녀의 아들 존이 포드 세상에 오면서 캐릭터들이 예전과는 다른 모습을 갖게 된다.


현대인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가 될 수 있으면 젊고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이다. 의학의 힘을 빌려나이보다 훨씬 젊어 보이는 시술을 받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고 실제로 젊음을 좀 더 오래도록 잡고 있고 싶은 인간들의 욕망이 미래에는 알약으로 충분히 가능해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인간이 복제양 둘리처럼 복제되어 살아가는 디스토피아의 세상...  대다수의 인간들은 그 생활이 좋다. 오히려 더 자극적이고 더 기분을 업시켜줄 것에 대한 욕구도 크다. 존이 자신이 믿고 원했던 세상을 들어내고 퍼트리고 싶지만 워낙에 단단하게 형성된 포드 사회에서 그는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격이 되고 오히려 그 자신이 처참하게 깨지고 만다.


"안정이다."........ "안정을 추구해야 한다. 최초의 그리고 최후의 필요성이기 때문이다. 안정. 이 모두가 다 그것 때문에 필요하다."                    -p86-


"일하거나, 놀거나 -- 나이 예수에도 우리들의 힘과 취향은 열일곱 살 때나 마찬가지다. 고생스러웠던 옛날에는 노인들이 자포자기를 하고, 은퇴하고, 종교에 의지하고, 독서를 하거나 사색하면서, 그렇다. 사색이란 걸 하면서 시간을 보내고는 했다?"                   -p104-


'멋진 신세계'를 읽으며 난 어떤 미래가 왔으면 좋을 지 잠시 생각해 보게 된다. 지금보다 훨씬 더 발전된 고도의 과학문명이 자리한 미래사회... 인간을 위해 발전한 과학이 발전하여 인간을 행복하게 할 수 있는지... 기존의 틀 안에서 편안하고 안정된 삶을 누린 인간들은 지금의 여건을 포기하기 어렵다. 내 의지대로 삶을 결정한다는 자체부터 차단되어 있는 사회... 개인보다는 만들어진 세상이 더 중요한 사회... 통제 속에 살고 있는 서로 다른 고민과 행동을 보여주는 캐릭터들의 모습이 흥미롭다. 과학이 발전이 인간의 행복을 얼마나 충족시킬 수 있을지... 미래 사회의 모습을 미리 본 듯한 느낌을 주는 뛰어난 소설이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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