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스토어 밀리언셀러 클럽 138
벤틀리 리틀 지음, 송경아 옮김 / 황금가지 / 2015년 5월
평점 :
절판



대형마트가 들어서면서 지역을 대표하는 작은 상점들이 어려움을 겪는 이야기는 이제 어렵지 않게 접하게 된다.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시설도 좋고 한꺼번에 몰아서 쇼핑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작용해 대형마트에는 사람들이 몰리고 있어 재래시장이나 소규모의 슈퍼 등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나마 지역 상권을 보호하고자 대형마트에 한 달에 두 번 정기휴일을 만들었지만 여전히 지역 상권은 어렵다. 나 역시도 소소하게 한두 가지 물건이 필요할 때는 집근처의 슈퍼, 상점을 이용하지만 대량으로 물건을 구입하거나 다양한 물건을 구입해야 할 때는 대형마트로 향한다. 아무래도 사람들이 이용하기에 편하게 되어 있고 요즘처럼 갑자기 더워진 날씨로 인해 시원한 대형마트를 찾게 된다.


'더 스토어'는 조용한 작은 도시 주니퍼에 대형체인점인 '더 스토어'가 들어서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책이다. 지역상권이 무너지는 것은 물론이고 사람들이 대형체인점 '더 스토어'를 자신들의 생활 안에 들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는 단순하게 지역상권을 죽이고 살리는 문제가 아니라 대형체인점이 가진 어둡고 음산한 분위기가 사람들의 의식을 좀 먹는 섬뜩한 공포를 보여주는 호러소설이다.


주인공 빌 데이비스는 너무나 사랑하는 마을의 모습이 예전과 다르다는 것에 감정을 억누르기 힘들다. 오래된 나무들은 물론이고 동물들이 죽는 것에 그냥 지나치기에는 무엇인가 심상치 않다. 원인이라고 생각되는 것은 하나뿐이다. 조그마한 지역에 불필요하게 거대한 '더 스토어'란 대형마트의 입점이다. 무엇인지 알 수는 없지만 불법적인 방법을 행사하고 있다고 여겨지는 더 스토어가 처음에 불편함을 느낀 사람들까지도 흡수하며 점차 사람들 생활 속 깊숙이 자리 잡게 된다. 빌의 고등학생 딸들도 마찬가지로 더 스토어에서 직장을 얻기 원한다. 첫째 딸이 먼저 더 스토어에 취직을 하는데 그녀의 취직 과정에서 보여주는 단계가 일반적인 모습을 넘어 수상쩍다.


한 번 들어가면 자기 맘대로 퇴사도 못하는 직장이 '더 스토어'다. 처음에 굴육적으로 느낀 취직도 빌의 첫째 딸은 어느새 적응하고 이제 동생마저 취직하려고하자 자신이 나서 도와주기까지 한다. 빌의 둘째 딸은 자신의 남자친구가 더 스토어에 취직하면서 생각지도 못하게 결별을 통보 받은 것에 놀랐지만 더 스토어에 취직하면 다시 옛남자친구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허나 남자친구는 새로운 근무지인 밤의 매니저로 발령이 나는데...


작은 도시를 중심으로 일반적인 거대 기업과 소상인들 간의 갈등, 그 속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그려질 거란 예상을 넘어 더 스토어란 대형마트가 보여주는 모습은 섬뜩하고 소름이 끼치는 공포를 자아낸다. 자신이 어느 것에 중독되어 간다는 것조차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더 스토어와 맺은 계약대로 점차 물들어가는 직원들과 자신들이 믿고 다녔던 상점이 아닌 커다란 대형마트의 상품들 속에 빠져드는 지역사람들의 관계 맺음이 흥미롭다. 처음에 지역 사람들을 현혹하기 위해 보여주었던 것과는 다르게 필요에 의해서 더 스토어를 찾게 되자 점차 다른 모습을 보인다.


우리 생활 깊숙이 대형마트가 자리 잡고 있어 더 스토어를 읽는 내내 거대 상권에 침몰하는 지역상권의 붕괴가 섬뜩하게 다가온다. 지역상권을 보호한다는 명분하에 휴일제도 도입하고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지만 여전히 지역상권의 상당부분은 어려움을 넘어 폐업하는 일이 잦다.


경찰서, 소방서, 학교, 도서관, 읍의 노래와 사람들까지 전부 통제하는 호러와 공포스런 모습들을 가진 더 스토어의 이야기가 생각보다 가속성이 뛰어나 단숨에 읽게 된다. 읽으면서도 지역상권을 좀 더 보호해야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하게 된다. 자신과 가족에게 커다란 상처일 수밖에 없는 이야기를 털어 놓는 주인공의 빌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조금 과한 느낌이 드는 설정이나 거북스러운 면이 있지만 그가 보여주는 비장의 카드는 분명 통쾌함을 안겨준다. 우리 사회 깊숙이 자리잡고 있는 대형마트와 지역상권을 중심으로 한 현실적인 문제가 흥미롭게 담겨져 있는 스토리를 나는 나름 재밌게 읽었는데 다른 분의 평가는 어떨지... 호러, 공포소설이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겠지만 우리 사회현상을 담고 있기에 충분히 읽을 만하다는 개인적인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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