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배운다 애거사 크리스티 스페셜 컬렉션 6
애거사 크리스티 지음, 공경희 옮김 / 포레 / 2015년 5월
평점 :
절판


추리소설의 여왕 애거사 크리스티가 메리 웨스트매콧이란 필명으로 발표한 작품 중 하나인 '사랑을 배운다'... 인간의 복잡한 사랑의 감정을 흥미롭게 담아낸 책이다. 애거사 크리스티의 추리소설을 읽은 기억 밖에 없기에 추리소설이 아닌 심리소설을 읽는 느낌은 색다르다.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란 노랫가사가 있을 정도로 누구나 사랑받고 싶은 근본적인 욕구가 있다. 타인도 아닌 자식들이 부모님의 사랑을 구하는 원하는 것은 당연하다. 내성적이고 조용한 소녀 로라는 부모님의 사랑을 독차지했던 활달한 오빠 찰스가 소아마비로 갑자기 세상을 떠나자 분노와 슬픔에 휩싸이지만 그럼에도 한 줄기 희망을 생각하게 된다. 부모님의 사랑이 자신에게 쏟아지리라는... 허나 이런 로라의 생각은 아들을 원하는 아버지에 엄마가 임신을 하면서 희망이 꺾이게 된다. 아들이라 확인했지만 딸을 낳은 실망도 잠시 죽은 아들 찰스를 떠올리게 하는 아름다운 갓난아기의 모습에 단숨에 부모의 사랑이 쏠린다. 로라는 여동생 셜리에 대한 감정이 복잡해진다. 이런 로라의 심정을 아빠의 친구인 존 밸독은 로라의 영악함을 눈치채지만 아직 어린 소녀의 마음을 이해한다.


부모님이 잠시 집을 비운 사이 보모로 인해 집에 불이 나면서 갓난아이 셜리가 위험에 빠진다. 로라 역시 어린 소녀지만 화상을 입으면서도 셜리를 구해낸다. 이때부터 로라의 감정에 커다란 변화가 생긴다. 동생을 죽기를 바란 마음이 동생에 대한 무한 사랑의 감정으로 변한 것이다. 열네 살의 로라와 세 살인 셜리를 두고 휴가를 떠난 부모님이 사고로 죽자 로라는 슬기롭게 셜리와 함께 생활할 방법을 추진한다. 시간이 흐르고 기숙 비서학교에 들어간 셜리가 멋쟁이 청년 헨리를 만나 사랑에 빠지는데....


사람이란 자신의 방식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다. 사랑 역시 그렇다. 나는 마음을 다해 성심성의껏 사랑을 주지만 상대는 그 사랑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 부모님의 기대를 한 몸에 받는 자식이 흔히 이런 감정을 가지게 된다. 나이차이가 나는 동생 셜리를 로라는 엄마의 마음으로 사랑을 쏟아 붓는다. 좀 더 좋은 남자를 바란 로라의 마음과는 달리 셜리는 헨리와의 결혼을 감행한다.


스토리는 총 4부로 이루어져 있다. 1부에서는 로라는 오빠 찰스가 죽고 여동생 셜리가 태어나고 사랑하게 되는 과정을 담고 있고, 2부에서는 열여덟 살의 셜리가 결혼을 하고 남편 헨리와의 갈등, 그에게 생긴 불행한 사건을 다루고 있다. 3부에서는 평범한 생활을 하려던 남자 루엘린 녹스는 전도사가 되었지만 다시 평범한 삶을 살며 우연히 셜리를 만나게 되고 그녀의 내면의 슬픔을 눈치 챈다. 마지막 4부에서는 셜리의 인생에 사랑이란 이름으로 깊숙이 관여한 로라가 느끼는 상실감, 후회, 사랑 등의 감정을 루엘린 녹스를 통해 돌아본다.


사랑이란 감정에 대한 이야기는 시대가 흘러도 변화지 주제이기에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우리들 내면에 존재하는 질투, 사랑, 희생이 각자의 입장에서 다르게 보이고 있기에 지금 우리... 당장 나 자신부터도 내가 주는 사랑이 어떤 모습일지... 진정 내가 아닌 타인을 이해한다는 것은 어떤 마음을 가져야하는지 생각해 보게 된다.


 '애거사 크리스티 스페셜 컬렉션'을 다 읽지 못했다. 구십 년 가까이 지난 작품을 읽어도 몇몇 요소를 제외하면 시간의 무게를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고전을 읽는 재미를 느끼게 해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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