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해의 연인 1

광해의 연인 1 - 개정판
유오디아 지음 / 시간여행 / 2015년 5월

웹소설로 높은 인기를 누린 광해의 연인'의 개정판이 새로 나왔다. 평소에 인터넷으로 소설을 읽거나 게임을 하지 않기에 책으로 '광해의 연인'을 만나고서야 이 소설에 대해 알게 되었다. 매력적인 소재로 사용되고 있는 시간여행... 타임 슬립을 다룬 책이나 영화는 종종 보았지만 이 책에서는 현대의 소녀 김경민이 어떤 인연으로 광해의 연인이 되는지 호기심을 갖게 한다.

첫 문장부터 예사롭지 않다. "길을 잃은 것이냐......?" 어린 시절, 가장 끔찍했던 시간을 알리던 그날. 그 시작이 되는 날이 그 5년 중에서 가장 행복했던 날이다.  -p15-

평소에 역사와 관련된 일을 하시는 아버지와 살고 있는 열여덟 살의 소녀 경민의 귀에 요란한 소리가 들린다. 아버지의 서재에 아버지가 아닌 십대 후반의 조선인인 낯선 남자가 있다. 그의 검집이 요란한 소리의 원인이다. 그는 이혼... 광해군이다. 짧은 시간을 함께 보내며 광해군에게 강하게 끌리는 경민... 허나 그는 조선시대로 돌아갈 사람이라 매정하게 대하려고 노력한다. 아버지를 찾아야 하기에 광해군과 함께 과거의 시간으로 떠났다가 그만 아버지의 죽음을 목격하게 된다.

경민네 집안은 대대로 시간여행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태어난다. 남자들은 시간여행이 자유롭지만 여자들은 다르다. 자신이 원하는 시간에 가도 돌아올 때는 남자들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경민 역시 세종대왕 책을 보다 너무나 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조선시대로 첫 시간여행을 하게 된다. 4년의 시간이 흐르고 조선시대에 익숙해질 무렵 아버지를 만나 현대로 돌아오지만 다시는 하고 싶지 않은 경험이었는데 아버지를 만나고 싶다. 너무나 간절히 원하기에 고모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광해군이 남긴 한 마디 말에 의존하여 과거의 시간으로 시간여행을 떠나기에 이른다.

내가 원하는 곳으로 시간여행을 가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기에 경민은 훗날 인조반정으로 광해군을 쫓아내는 이종의 아버지 정원군의 보호에 있게 된다. 이미 광해군으로부터 경민에 대해 들었기에 그녀가 누구인지 정원군은 알고 있다. 누구보다 광해군을 빨리 만나고 싶은 마음은 간절하지만 정원군의 아들을 돌보는 보모상궁으로 시간을 보낸다.

정원군의 간절한 부탁도 거절하고 수라간 나인으로 세자 광해군의 곁에 다가서는 경민... 나인들의 요청에 의해 만든 음식이 선조에게 안 좋은 일이 생기며 생명의 위험에 놓이는 상황도 발생하지만 다행히 무사히 마무리 된다. 달걀을 보고 경민의 존재를 눈치 챈 광해군이 경민을 찾아 드디어 두 사람은 만난다. 이미 알고 있었지만 두 사람의 시간은 다르게 흐르고 있었다. 경민에게 2년이란 시간이 광해군에게는 9년의 시간으로...

운명과도 같은 사랑이 분명 있을 것이다. 오백 여년의 시간을 넘어 만난 경민과 광해군은 서로에게 강하게 끌리며 마음속에 서로의 모습을 그리며 사랑을 키운다. 임진왜란으로 전쟁에 휩싸인 나라의 세자로 살고 있는 광해군의 마음속에는 아버지 선조에 대한 복잡한 심정과 생명의 위험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새로운 왕비 간택으로 광해군은 심적으로 엄청난 고통을 느끼며 1권이 끝이 난다. 앞으로 광해군과 경민은 어떤 식으로 사랑을 키울지 시대가 시대인지라 짐작하기 어렵다.

그동안 퓨전 식으로 만들어진 역사 로맨스 소설을 간혹 만날 수 있었다. 역사 속 인물을 새롭게 만나는 것은 늘 즐겁다. 특히나 광해군처럼 새로운 평가를 받고 있는 인물의 경우는 더 반갑다. 개인적으로 임금으로서도 아버지로서도 영 빵점에 가까운 선조의 아들로 광해군이 겪었을 심적 고통이 충분히 이해되기에 더욱 이 책이 반갑다. 그만큼 새롭게 조명 받고 있는 역사 속 인물 중에서 가장 매력적인 인물은 '광해군'이란 생각이 들어서다.  

경민은 분명 조선시대에 영원히 살 수 없을 거란 생각이 든다. 더군다나 광해군이 어떤 길을 겪을지 알기에 더욱 조선에 살기는 어렵고 현대의 시간으로 돌아오겠지만 앞으로 두 사람이 만들어 갈 로맨스는 끌린다. 역사를 바꿀 수 없는 시간여행자.... 만약 역사를 바꿀 의도를 한다면 커다란 재앙이 시간여행자에게 생긴다. 허나 경민은 돌이키고 싶다. 경민이 간절히 원하는 아버지와의 재회는 이루어질지, 광해군과의 사랑은 이루어질지 궁금하여 빨리 2권 읽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