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일러스와 크리세이드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117
제프리 초서 지음, 김영남 옮김 / 문예출판사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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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고전이 주는 즐거움을 많이 느끼지 못했다. 학창시절에 읽은 것과는 다른 느낌으로 요즘 고전을 한두 권식 읽고 있는 중이다. '트로일러스와 크리세이드'는 영국 문학과 근대 영시의 아버지로 불리는 제프리 초서의 작품이다. 솔직히 이 분의 작품 읽은 기억이 없다. '트로일러스와 크리세이드'는 트로이 전쟁을 소재로  8,200여 행의 장시로 구성되어 있다.


시로 구성되어 있지만 커다란 스토리를 가지고 있어 소설과는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트로이의 힘 있는 귀족이자 대단한 예언자인 칼카스는 자신이 섬기는 신에게 트로이가 멸망한다는 예언을 듣게 된다. 트로이에 있는 것보다 그리스로 떠나 좋은 대접을 받는 그로 인해 그의 딸 크리세이드는 안 좋은 시선을 상황에 몰리지만 첫 번째 왕자인 헥토르에 의해 아버지의 신분과 재산을 그대로 유지하며 살고 있다.


평소에 사랑에 빠진 연인들에 대해 냉담한 태도를 보인 트로이의 셋째 왕자 트로일러스의 태도에 반감을 가진 사랑의 신 에로스가 쏜 화살을 맞고 아름다운 여인 크리세이드에게 한 눈에 반하여 상사병을 앓게 된다. 트로일러스의 절친한 친구인 판다로스는 왕자를 찾아 그가 가진 병에 대해 알기를 원한다. 트로일러스가 자신의 조카 크리세이드에게 반해 상사병을 앓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자리를 판다로스는 두 사람을 이어주려고 한다. 판다로스는 먼저 크리세이드를 찾아가 트로일러스가 가진 진심을 전하지만 크리세이드의 반응은 시원치 않다. 크리세이드는 판도로스를 통해 트로일러스의 마음을 알게 되고 그를 곤경에 빠트리지 않으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판다로스의 계획대로 크리세이드와 트로일러스가 만날 기회를 갖게 된다. 호메로스의 서사시에 나온 아름다운 여인 헬레네도 두 사람의 사랑을 이어주는 곳에 초대되어 등장한다. 우여곡절 끝에 사랑을 쟁취한 트로일러스... 허나 전쟁에서 트로이의 장군들이 그리스에 포로로 잡히고 그리스로 떠난 칼카스는 눈물로 호소해 딸 크리세이드를 포로와 교환하기를 원한다. 위험을 느낀 트로이의 의회가 크리세이드를 포로 교환 카드로 내세우고 이로 인해 트로일러스와 크리세이드는 커다란 슬픔에 빠지게 된다. 열흘 만에 다시 트로이로 돌아오기로 약속하고 떠난 크리세이드... 허나 운명의 장난인가? 그녀와 포로로 교환한 장수 안테노르는 결국 트로이를 배신하고 만다. 여기에 크리세이드마저 트로일러스에게 커다란 슬픔을 안겨 주는데...


시를 통해 고대의 사랑을 만난다는 것이 흥미롭다. 연인들의 사랑, 배신이 트로이 전쟁이란 커다란 테두리 안에서 흘러간다. 이들의 사랑은 시간이 흘러도 변화지 않는 연인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현대의 사랑 모습과는 별반 다르지 않다. 무엇보다 책이나 영상을 통해 보았던 트로이전쟁의 모습이 트로이의 셋째 왕자와 크리세이드란 미망인을 통해 새롭게 볼 수 있는 재미를 안겨주는 책이다.


영시라고 해서 제프리 초서의 책이 어렵거나 딱딱하면 어쩌나 걱정스런 마음이 있었는데 스토리의 구성, 내용이 재밌어 즐겁게 읽었다. 트로이전쟁을 다룬 초서의 다른 책은 어떨지 살짝 궁금해져 기회가 되면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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