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 아키코 사계 시리즈
이츠키 히로유키 지음, 양윤옥 옮김 / 지식여행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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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문학계의 거장으로 불리는 이츠키 히로유키의 사계 시리즈의 마지막 이야기인 셋째인 아키코의 이야기를 중점으로 다룬 '사계 아키코'를 읽었다. 다른 듯 닮아 있는 네 자매의 이야기는 사계라는 제목에 잘 맞는다는 느낌이 준다.


네 자매 중 가장 똑소리나게 영특한 이미지를 가진 아키코... 자신이 옳다고 믿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앞을 보며 달리는 그녀는 우리나라의 80년대 학생운동을 한 사람들의 모습을 떠오르게 한다. 같은 목표를 가진 남자라고 느낀 남자를 만나 그와 함께 동거하며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이상을 꿈꾸던 아키코였지만 남자친구의 요구대로 유력 정치인을 만나 정치권이란 큰물에 몸을 담으려고 한다. 이 과정에서 막내동생인 후유코를 통해 둘째 언니 나츠코와 연락을 취해 만날 정도로 나츠코에게 무엇인가 의지하려는 모습을 보인다.


사계 아키코는 아키코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담겨져 있지만 나머지 세 명의 인물의 이야기도 많이 들어 있다. 연애의 감정이 조금 시들해진 큰 언니 하루코는 후유코의 담당의사와 함께하는 새로운 인생과 나츠코의 도움으로 사업을 시작하려는 계획을 세우며 자신의 열정을 담으려고 한다. 나츠코는 부유한 미망인이란 생활에 맞게 즐기는 생활을 하고 있다. 그녀의 돈을 관리해주는 남자와 썸을 타는 등 인생을 즐기며 산다. 라디오 방송에 열심히 보낸 엽서로 인해 방송 일을 하게 된 나츠코의 옛애인이며 메인 DJ인 남자가 좋은 조건으로 라디오 방송국을 떠나며 살짝 불안감을 느끼지만 그녀의 이름을 건 새로운 도전에 몸을 맡기게 된다. 각자의 그릇에 맞는 일을 찾아가는 네 자매의 모습은 서로를 응원하며 성공적인 삶보다는 자신들이 진정 원하는 것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으로 마무리 된다.


"세상을 움직이는 건 힘이야. 선의가 아니지. 이론도 아니고 사상도 아니야. 참으로 불쾌하지만 그게 현실이야. 경찰에 체포된 뒤에 진지하게 고민해본 끝에 그걸 깨달았어. 작은 힘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어. 강력한 힘, 현실적인 힘, 그걸 정치라고 해야 할까, 권력이라고 해야 할까. 어느 쪽이건 상관없어. 외곽에서 입으로만 비판해봤자 이루어지는 건 하나도 없어. 구체적인 힘을 쥐고 세상을 바꿔나간다. 그것밖에는 방법이 없는 거야."  -p26- 


아키코와 함께 꿈을 키우던 남자인 료스케가 아키코와 재회하면서 한 말이다. 연일 TV에서 방송되고 있는 정치인들의 모습을 보면서 료스케의 말이 생각이 난다. 세상을 움직이는 것은 과연 힘일까? 틀린 말이 아니란 것을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권력의 힘이 아닌 국민들에게서 나오는 힘이 세상을 움직이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자꾸만 하게 된다.


개인적으로 나름 재밌게 읽은 시리즈다. 기대했던 만큼 흥미진진한 스토리는 아니지만 네 자매의 모습을 통해 그들의 생각, 사회 이면을 조금은 들여다 볼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산다는 것의 의미를 찾은 후유코의 마지막 편지에 나온 구절인 '인간은 모두 똑같은 방식으로 살지 않아도 괜찮아'란 글처럼 다른 사람이 동경하는 인생이 아닌 자신이 진정 원하고 꿈꾸는 인생이 무엇인지 찾아가는 일이 중요함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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