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들을래
민지형 지음, 조예강 그림 / 이답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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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글을 읽다 보면 자꾸만 드라마나 영화처럼 연상되는 글이 있는가 하면 음악과 너무나 잘 맞아 떨어진다는 느낌을 주는 글도 있다. '같이 들을래'는 빛나는 청춘을 보내고 있는 평범한 사람들의 만남과 헤어짐을 담고 있어 친숙하게 다가오는 책이다. 솔직히 처음에 이 책을 보았을 때는 제목이 마음을 잡아끌었던 면이 강했는데 책을 읽다보니 내 이야기 같은 느낌을 주는 면도 있고 내 주변의 누군가의 이야기를 닮은 듯 느껴지는 이야기들이 음악과 함께 잘 어우러져 있어 요란하지 않지만 자꾸만 마음을 적시는 느낌을 전해준다.


나를 사랑해주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의 행복한 시간이 영원히 지속될 거 같은 시간이 흘러 세월에 익숙해지면 남녀의 사이에는 조금씩 생활의 그림자가 자리 잡게 된다. 이를 슬기롭게 잘 넘기며 이 또한 연애의 한 모습으로 여기며 서로의 사랑을 더욱 다지는 커플도 있지만 대부분의 커플들은 처음 연애를 시작할 때처럼 불꽃같은 열정을 원하는 한 쪽으로 인해 알게 모르게 상처를 주고받게 된다. 물론 나도 이런 경험이 있었다. 성격상 대면대면한 면이 강한 나와는 달리 늘 표시하고 싶어하는 상대로 인해 피곤하게 느껴진 적도 있지만 지금 생각하면 그때 그 감정이 더 좋았다는 생각이 들며 그때 나도 내 감정을 들어내는 노력을 하지 못한 것에 조금 아쉬움을 갖고 있다.


책에 담겨진 열다섯 편의 이야기들은 하나같이 다 비슷한 듯 다른 느낌을 전해준다. 하나같이 다 마음을 끄는 내용들이지만 특히나 인상적인 이야기는 군 입대를 앞둔 남자친구에게 갑자기 이별을 통보하고 헤어진 두 사람... 여자의 졸업을 한 학기 앞둔 상황에서 생각지도 못한 수업에서 옛남자친구의 모습을 보니 반갑다. 여자가 겁에 질려 강사를 피할 목적과 유일하게 아는 얼굴인 옛친구에게 건넨 뜻밖의 댄스 파트너 제의는 분명 남자친구를 복잡한 심정 속으로 빠트렸을 거 같다. 그들의 복잡한 심정이 드라마의 한 장면처럼 클로즈업 되어 연상시켜 인상적으로 다가온 이야기다.


사랑의 슬픔은 또 다른 사랑으로 치유된다는 말을 하고, 실패한 연애를 통해서 다음 연애는 좀 더 성숙한 모습을 갖는 경우가 많다. 서툰 사랑의 모습을 가진 이야기들은 그 옛날 나의 연애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면이 있어 추억에 젖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이야기와 꼭 맞는 노래가 함께 들어 있다는 느낌이 들며 내가 아는 노래가 있으면 반갑고 모르는 노래는 찾아서 들어보고 싶어진다. '같이 들을래' 제목처럼 누군가와 노래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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