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럼 다이어리
에마 치체스터 클락 지음, 이정지 옮김 / 비채 / 2015년 3월
평점 :
절판


 

평소에 반려동물을 키우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알레르기가 있는 식구로 인해 엄두를 못내고 있다. 요즘 한창 인기가 있는 삼시 세끼에 나온 산체와 고양이 벌이를 보면서 저런 앙증맞은 반려동물을 키우고 싶은 욕구가 종종 생기는데 영국을 대표하는 일러스트레이터 에마 치체스터 클라크가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저자의 반려견 플럼과 함께하는 일상의 소소한 모습을 담아낸 책이다. 헌데 글을 쓰는 사람은 저자가 아니다. 그의 반려견 플럼이다.


귀엽고 사랑하며 시크한 매력이 넘치는 반려견 '플럼'은 자신의 일상을 일기를 통해 남긴다. 강아지가 일기를 쓴다는 것도 흥미롭지만 평소에 간단한 메모로 일상의 흔적을 남기는 나와 별반 다르지 않아 소소한 일상이 전해주는 이야기가 유쾌하게 다가온다.

 

 

플럼은 자신의 소개를 간단하지만 강한 인상을 심어주기에 충분하다. 강아지 종류를 잘 모르기에 생김새를 도통 가늠하기 어려운데 잭러셀과 푸들이 섞인 휘핏의 잡종이다. 첫인상은 귀엽다는 느낌을 받기에는 조금 부족함이 느껴지지만 일기를 통해 만나는 플럼은 나의 이런 선입견을 단번에 날려 버릴 정도로 사랑스럽다는 느낌을 준다.


무엇보다 플럼의 일상이 만화로 되어 있어 재밌게 느끼며 읽을 수 있다.


나는 생각했다.

삶에 대하여

그리고 내가 사랑하는 모든 것들에 대하여

그런데......

지금은 그 생각들이 뭐였는지 도통 기억이 안 나서 그렇지.........                            -p33-


어쩜 나랑 저렇게 같을까 싶었던 대목이다. 한 번씩 깊이 나와 내 인생, 가족 등을 생각하는 시간이 있다. 너무 많은 생각이 머릿속을 맴맴 돈다. 깊은 생각을 하면서 느낀 그 생각, 감정들이 시간이 조금 흐르면 어느새 사라지고 그때 내가 무슨 생각을 했나 돌이켜 보는 경험을 종종 할 때가 있다. 기억하는 것보다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 더 많을 때가 시간이 늘어가는 요즘... 내 머릿속의 지우개가 자리 잡고 있는 것 같다.


반려견에 대한 관심이 얼마나 깊은지는 책을 읽다보면 저절로 느끼게 된다. 플럼을 바라보는 사랑스러운 시선이 있기에 플럼의 모든 생각이 일기를 통해서 보여진다. 애정 어린 관심이 없다면 결코 나오기 힘든 일기다. 영국인들의 정서와 그들의 반려견 플럼이 만들어내는 소소한 일상 속 행복이 무엇인지 자꾸 생각하게 된다.


귀엽고 사랑스러운 반려동물을 볼 때면 나도 모르게 키우고 싶다는 욕구가 솟구친다. 이런 나의 반응을 본 아들이 엄마 안돼 하는 표정을 짓는다. 애써 반려동물에 대한 미련을 접어두지만 언젠가는 꼭 나의 반려동물을 키워보고 싶다. 그것이 플럼과 같은 강아지도 좋고 얼마 전에 읽은 콩고양이와 같은 고양이도 좋다.


강아지를 좋아하는 사람이나 강아지에 관심 없는 사람이라도 플럼 다이어리는 부담감 없이 읽어도 좋은 책이다. 책을 받고 단숨에 읽었지만 플럼에 대한 이미지가 계속 머리에 남아 있어 자꾸만 들추어 보게 된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세 번이나 읽었다. 아마 조만간 또 읽을 거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