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진실을 말하는가 - ‘미국에서 가장 위험한 사람’이 쓴 음모론과 위험한 생각들
캐스 선스타인 지음, 이시은 옮김 / 21세기북스 / 2015년 2월
평점 :
품절


우리는 어느 순간부터 음모론이 존재하고 전부는 아니더라도 상당부분 맞는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음모론에 등장하는 이야기의 대부분은 그 시대의 정권과 깊은 연관이 있다. 정권이 집권할 때 정치적으로 커다란 이슈가 되는 사건이 터지면 곧이어 연예인들이나 기업인들의 사건이 터지면서 국민들의 관심이 온통 그쪽으로 쏠리게 된다. 이런 현상들이 한두 번이 아니기에 일반 국민들까지도 정치적 타격이 되는 사건이 발생하면 당연하게 다른 사건이 일어나겠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누가 진실을 말하는가'는 '넛지'로 잘 알려진 베스트셀러 작가인 캐스 선스타인의 새로운 신작이다. 솔직히 저자의 책을 아직까지 한 권도 읽은 적이 없기에 내심 궁금하기 했고 누가 진실을 말하는가를 통해 저자의 명성을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부와 권력을 가진 사람들은 일반인들이 자신들에 대해 온전히 다 아는 것에 불편함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하나의 사건이 터지기 전까지는 일반 국민들은 하기도 힘든 일을 버젓이 하면서 들통이 나면 이런저런 핑계를 댄다. 얼마 전에 대통령의 시간이란 회고록을 낸 이명박 전 대통령만 하여도 많은 세금을 낭비한 여러 사업들 중에서도 유달리 엄청난 혈세가 들어간 4대강 사업에 대한 판단은 아직 시기상조라고 당당히 말하고 있다. 4대강 사업을 벌이기 전에 대다수의 국민들은 찬성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밀어붙여 혈세는 혈세대로 환경은 환경대로 커다란 상처만을 남기고 있는 실정이다. 한 나라의 지도자가 자신의 이익이 아닌 나라를 생각하는 마음이 얼마나 있었는지 솔직히 물어보고 싶을 때가 있을 정도다.


음모론이 조장되고 진실이라고 판명나는 것이 있기에 음모론에 대한 믿음은 사라지지 않는다. 911테러나 외계인의 존재, 존 F 케네디 대통령 암살 사건, 기후변화, 동물문제, 종집단의 성차별 등 다양한 것들에서 음모론이 존재하고 이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각을 통해 음모론의 진실여부와 상관없이 끊임없이 음모론을 생성된다. 음모론은 상당히 똑똑한 사람들조차도 믿는 경우가 꽤 있다. 똑똑한 사람들조차도 음모론에 흔들리는 이유 중에는 누군가의 말 한마디가 입소문을 타면서 엄청난 사회혼란을 가중시킬 수 있을 정도로 현대사회는 정보의 속도가 큰 영향을 미치기에 음모론에 휩쓸려 제대로 된 중심 잡기가 어렵다.


우리도 평상시에 근본적인 문제들을 제쳐두고, 그런 문제가 어떻게 해결되든 간에 다음 달이나 내년에는 특정한 방식이 적합하다고 결정지으려 한다. 우리는 경력, 미래의 사랑, 투자에 대해서 결정을 내리지 못한다. 그저 당면한 문제들을 해결하고자 최선을 다할 뿐이다. 우리는 얕고 좁은 결정을 선호한다. 법과 정치, 도덕에서도 마찬가지다. 사랆들은 의견이 엇갈리거나 추상적 사안-평등이 자유보다 더 중요한가, 자유의지가 정말 존재하는가, 공리주의가 정말 옳은가, 처벌에 응징적인 목적이 있는가 등-에 대해 확신이 서지 않을 때, 더욱 구체적인 수준으로 한 단계 내려감으로써 논의를 전진시킬 수 있을 때가 많다. 즉 개념적 하강을 시도하는 것이다. p266-267


음모론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와 이를 바라보는 현상들에 대한 이야기는 흥미롭다. 음모론은 사태를 해결하기 보다는 불안과 대립을 낳는 결과를 가져온다. 경청하고 배려하는 중간주의가 누구에 의해 생겨나고 어떤 모습을 가졌는지를 통해 음모론에 대한 해결점을 찾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판사를 예를 들어 설명하는 부분은 이해가 쉽지만 미국의 사례를 들어 풀어가고 있기에 조금 거리감 있게 느껴지는 면이 있다.


지금 우리는 몇년째 계속되고 있는 경기침체로 인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1%대의 경기정책으로 상상을 초월하는 엄청난 가계부채가 언제 우리의 발목을 잡을지 모르는 상황이고 청년실업, 복지정책,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와의 차이가 크게 벌어지는 현상 등 너무나 많은 위험 요소가 존재한다. 이렇듯 사회적으로 너무나 많은 불안 요소가 많기에 음모론이 더 많이 조성되고 있다. 음모론이 사라질 수는 없겠지만 무분별하게 조장되는 음모론이 생기지 않도록 정치인, 사회가 조금 더 배려하고 나의 이익보다는 사회 전체를 생각하는 모습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