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수련
미셸 뷔시 지음, 최성웅 옮김 / 달콤한책 / 2015년 2월
평점 :
품절


'그림자 소녀'로 우리에게 알려진 미셸 뷔시의 신간 '검은 수련'이 나왔다. 검은 수련은 클로드 모네의 연작으로 유명한 수련이 중심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사실 저자의 작품은 처음이다. 그림자 소녀를 읽어보지 못했지만 소문을 통해 알고 있었기에 검은 수련에 대한 기대감을 안고 읽기 시작했다.


모네가 기차여행을 떠났다가 보게 된 매혹적인 풍경을 지닌 지베르니에서 일어나는 의문의 살인사건이 발생한다. 피해자는 부유한 안과 의사 제롬 모르발로 평소에 모네의 수련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이 사건을 맡은 경찰서 최고 책임자인 로랑스는 이 살인사건은 너무나 특이한 방식을 취하고 있음을 간파한다.

 

살인사건과 묘한 연관성을 보이는 지베르니에 살고 있는 세 명의 여인이 있다. 이기주의자인 열한 살의 소녀는 뛰어난 그림 솜씨를 가지고 있으며 남학생들의 우상이다. 초등학교 교사인 서른여섯 살의 거짓말쟁이 여인은 아름다운 외모에 남편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지만 그녀는 모든 것을 버리고 떠나고 싶어 한다. 마지막으로 스토리를 풀어가는 심술쟁이인 여든 살을 넘긴 여자는 마을의 방앗간에서 살아가며 마을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과 사람에 관심이 많다. 서로 너무나 차이나는 나이, 살아온 시대도 다른 그들은 하나같이 모네가 생을 마감하면서까지 애착을 가진 지베르니를 떠나고 싶어 한다. 세 명의 여인 중 마을을 떠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한 명이라며 심술쟁이인  늙은 여인은 다른 두 여인을 바라보며 모두를 죽이고 탈출하기를 간절히 원한다.


로랑스 형사와 그의 동료가 사건을 추적해 나가는 과정에서 피해자인 안과 의사에게 다른 여인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녀들 중에는 쪽지에 적힌 내용과 연관이 있는 인물이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기적인 마음이 살인을 저지른다. 단 13일 동안의 이야기를 통해 지베르니란 마을과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정지된 삶을 살아가는 모습이 흥미롭다. 모네의 시간대에 멈추어버린 지베르니를 벗어나고 싶어 한 세 명의 여인은 물론이고 다른 인물들의 모습들도 어둡고 무엇인가 숨기고 있다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하다. 진실은 전혀 엉뚱한 곳에서 모습을 들어나는데...


잔잔하게 전개되는 스릴러 소설이지만 미술작품을 감상한다는 느낌을 주는 책이다. 모차르트에 대한 비유는 물론이고 수련이란 작품에 대한 이야기는 미술작품에 조예가 깊지 않은 독자라도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모네와 수련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특히 마음에 들어 할 책으로 미셸 뷔시의 작품은 처음인데 너무나 매력적으로 느껴졌기에 전작 그림자 소녀도 찾아서 읽어 볼 생각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