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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수의 나라
김나영 지음 / 네오픽션 / 2015년 2월
평점 :
새해가 되면 갖게 되는 소원 중 하나가 로또 1등 당첨이다. 나같이 평범한 사람이 평생 동안 큰돈을 만질 일이 과연 있을까 싶어 자연스럽게 로또 당첨의 꿈을 꾸게 된다. 벼락 맞는 것보다 더 힘들다는 로또 1등 당첨이 매주 서너 명씩 나오는 것을 보면 그만큼 확률이 높은 것은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면서 불로소득으로 얻는 일확천금을 다룬 인터파크 주최 K-오서어워즈 최종후보작 선정인 '야수의 나라' 저자인 김나영 작가의 작품은 '이매망량애정사'를 읽었기에 재미는 어느 정도 기대감을 안고 읽은 책이다.
공사판을 떠돌던 시절 우연히 도박판에 끄어든 용팔이는 천재 도박사 이정연을 만나 친구가 된다. 가족이 생기자 도박에서 손을 뗀 정연이 아내로 인해 다시 도박장을 찾게 된다. 도박판에서도 악명 높은 강회장에 의지해 도박을 벌이지만 그만 죽음을 맞는다. 그의 아내 역시 죽음을 맞자 그들의 어린 자식 재휘를 맡게 된 용팔은 재휘의 눈썰미를 통해 천재 도박사임을 알게 된다.
아버지와 아들처럼 살아가는 용팔과 재휘 앞에 도박에 빠진 아버지로 인해 강회장에게 팔린 몸이 된 이제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오선영을 만나게 된다. 선영의 딱한 사정을 이해한 그들은 함께 생활하는데... 함께 살면서 재휘와 선영은 서로에 대한 마음을 키운다.
시간이 흐르고 복수를 위해 강회장을 찾았다가 오히려 사랑하는 재휘를 잃고 만다. 모든 것을 돌리고 싶은 선영은 커다란 결심을 하게 되는데...
도박에 한 번 빠지면 헤어 나오지 못한다고 한다. 우리나라 최대의 도박장 강원랜드를 사람들 중에는 돈도 잃고 가족도 잃은 사람들이 많다. 그럼에도 여전히 그들은 강원랜드를 떠나지 못하고 주변을 맴돈다. 그만큼 한번 빠진 도박에서 벗어나기는 쉽지 않다.
도박을 다룬 영화로 가장 인상 깊은 작품은 아무래도 타짜가 아닌가 싶다. 정우성이 나온 신의 한수 역시 도박이 얼마나 무서운지 보여주는 영화임에는 틀림없다. 영화와 달리 책에서는 해피엔딩으로 끝나서 다행이다 싶지만 현실에서는 가능하지 않기에 더 인상적이 결말이다.
저자는 도박, 하우스에 대해서 전혀 모르면서도 마치 도박장을 다녀본 사람처럼 사실감 있게 담아내고 있다. 명절 때나 되어야 어쩌다 한 번 고스톱을 하는 우리로서는 도박과 도박장,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돈에 대한 욕망을 담은 이야기가 흥미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