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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그리스의 영웅들 - 필멸의 인간 영웅 아킬레우스에서 아고라의 지성 소크라테스까지
그레고리 나지 지음, 우진하 옮김 / 시그마북스 / 2015년 2월
평점 :
절판
어릴 때 가장 재밌게 읽은 책 중에 하나가 바로 그리스 신화다. 그리스 신화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을 정도로 신들과 신화 속 영화들의 이야기는 늘 흥미진진하고 박진감 넘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에 고대 그리스 영웅들의 이야기를 담아낸 책은 항상 나의 관심 안에 있고 찾게 된다.
어느 인간보다도 더 많은 이야기를 갖고 있는 그리스 신들이 아닐까 싶다. 그 중에서도 우리에게 너무나 잘 알려진 올림푸스의 12신은 제우스(천둥의 신), 헤라(결혼과 가정, 질투의 여신), 아폴론(광명·의술·예언·가축·궁술의 신), 아프로디테(사랑과 미(美)와 풍요(豊饒)의 여신), 아테나(지혜와 전쟁의 여신), 디오니소스(술의 신), 포세이돈(바다의 신), 하데스(죽음을 관장하고 지하 세계를 다스리는 신), 헤파이토스(대장장이의 신), 아르테미스(사냥과 처녀의 여신), 데메테르(대지의 여신) , 아레스(전쟁의 신)이다. 여기에 헤르메스(전령의 신), 헤스티아(화로와 불씨, 부엌, 평온의 여신) 등과 함께 신과 인간 사이에서 태어난 헤라클레스, 시각장애인 음유시인이며 고대 그리스의 작가인 호메로스의 서사시 <오디세이아>의 주인공 오디세우스와 <일리아스>의 주인공 아킬레우스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영웅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 있다.
'고대 그리스의 영웅들'은 신화를 바탕으로 풀어낸 인문학 이야기는 흥미롭다. 인간과는 엄연한 다른 존재인 고대 그리스의 영웅들의 모습은 어떠했을지 호기심과 기대감을 안고 보았는데 앞에서 말했듯이 호메로스의 서사시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더불어 기타의 작품들이나 인물들의 글을 통해 아킬레우스, 오디세우스, 헤라클레스, 오이디푸스와 같은 영웅들을 모습을 풀어내고 있다.
그리스의 신화는 사실 제우스의 남다른 바람기가 한 몫 하여 만들어낸 이야기가 많다. 고대 사람들은 천공의 신 제우스와 그의 아내인 헤라가 벌이는 싸움으로 인해 천둥, 벼락이 친다는 이야기를 할 정도로 제우스의 바람기는 남달랐다. 제우스가 인간의 여인에게 접근하여 아이를 낳은 인물 중 최고는 헤라클레스다. 인간의 눈으로 보면 신들 중의 신인 제우스는 도덕적으로 너무나 문제가 많은 신이다. 아버지 제우스와 어머니 알크메네 사이에 태어난 헤라클레스는 제우스의 남다른 애정에도 불구하고 헤라 여신으로 인해 운명이 뒤틀린 영웅이다. 같은 날 남편 암피트리온과 제우스를 동시에 품에 안은 알크메네... 헤라클레스와 쌍둥이인 이피클레스는 평범한 인간이지만 헤라 여신에 의해 먼저 태어나 제우가 얻기 바랐던 헤라클레스의 모든 영광을 가지며 인간 영웅인 동생을 자신의 뜻대로 움직이게 만든다. 다양이라면 그가 헤라클레스는 아내의 잘못된 판단으로 인해 끔찍하게 고통스러운 죽음과 직면하지만 죽음 직전에 의식을 되찾으며 올림푸스의 신들 사이에 불멸의 존재가 된다는 것이다. 평생 헤라클레스와 대립 관계에 있던 헤라 여신을 통해 영웅으로 재탄생한다.
일리아스의 영웅인 아킬레우스... 아킬레우스의 어머니는 아름다운 님프인 테티스다. 제우스와 포세이돈이 서로 차지하고 싶어 할 만큼의 뛰어난 아름다움을 가진 테티스지만 그녀의 아들이 장차 아버지를 능가하는 뛰어난 인물이 될 것이란 말에 두 신들은 그녀를 포기하고 제우스는 인간인 펠레우스와 서둘러 결혼시켜 아킬레우스를 낳는다. 아킬레우스에 대한 이야기는 이미 알려져 있다. 어머니 테티스에 의해 불멸의 존재로 만들고 싶어 스틱스 강물에 발뒤꿈치만이 닿지 않은 것이 원인이 되어 트로이 전쟁에서 안타까운 생을 마감하는 이야기는 고대 그리스 신화를 읽은 아이들마저 아는 이야기다. 그리스 장군으로 트로이 전쟁에 참가한 아킬레우스와 아가멤논은 한 여인으로 인해 관계가 틀어진다. 전쟁에서 멀어진 아킬레우스는 아프로디테의 남편이며 대장장이의 신인 헤파이토스에게 받은 갑옷을 친구 파트로클로스가 헥트로에게 죽음을 당하자 복수를 위해 전쟁에 참여한다. 헥트로를 죽이고 그의 시체를 전차 뒤에 매단 채 끌고 다닌다. 아킬레우스의 지나친 행동에 제우스가 나서지만 이 인간 영웅의 죽음은 너무나 어이가 없다. 헥트로 동생인 파리스가 쏜 화살이 하필이면 아킬레우스의 유일한 약점인 발뒤꿈치에 맞으며 인간 영웅으로서의 삶을 마감하는 이야기는 그야말로 흥미진진하다. 예전에 브래드 피트가 나온 영화로 본 기억이 아직도 인상 깊게 남아 있는데 일리아스의 영웅 아킬레우스는 사실 아폴론과 하데스 적대적 관계였다. 아킬레우스의 친구 파트로클로스는 아킬레우스의 또 다른 자아이며 친밀한 관계는 아킬레우스의 갑옷을 입고 죽었다는 것으로 두 사람 모두 아레스와 동등한 존재로 만들어 주는 같은 방식으로 살고, 같은 방식으로 죽을 운명으로 묶여 있었다.
올림푸스의 신들이 참여한 트로이 전쟁은 사실 실제로 존재하지 않은 전쟁이다. 그럼에도 왜 항상 그리스 신들이 나오는 전쟁을 떠올리면 제일 먼저 생각이 날 정도로 유명한 것인지는 호메로스의 서사시에 등장한 두 영웅 오디세우스와 아킬레우스가 바로 트로이 전쟁의 영웅이기 때문이다.
고대 그리스의 영웅들은 크게 총 5부로 나누어져 있고 각 부에는 상세하게 풀어낸 여러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를 중심으로 헤라클레스, 아킬레우스, 오디세우스가 나오는 1부 가장 흥미롭게 다가온다.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를 읽었지만 특별한 재미를 느끼지 못한 것은 면이 많았는데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의 텍스트를 통해 올림푸스 신들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방식이 흥미롭고 재밌게 느껴지는 책임에 틀림없다. 4부 플라톤의 '대화편'에 등장하는 영웅들에서 소크라테스 이야기는 다소 어렵게 느껴지는 면이 있어 다시 한 번 천천히 읽어 볼 생각이다.
그리스 영웅들은 언제 읽어도 재밌다. 저자가 고대 그리스 영웅들을 모습을 인문학적으로 풀어낸다는 것에 얼마나 노력을 기울였는지 읽을수록 느낄 수 있을 정도로 꽉 찬 느낌을 주는 책이다. 인간 영웅들이 죽음은 그 하나로 불멸의 신들과 연결되어 있다. 올림푸스 신들과 인간 영웅들의 삶을 이해할 수 있는 즐거운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