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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내 인생의 가장 젊은 날입니다
이근후 지음 / 샘터사 / 2014년 12월
평점 :
'나는 죽을 때까지 재미있게 살고 싶다'의 저자 이근후 박사님의 신작이 나왔다. '오늘은 내 인생의 가장 젊은 날 입니다' 사는 게 팍팍하고 힘들기에 이근후 박사님이 들려주는 오늘을 현명하게 살아가는 지혜를 배우고 싶은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책이다.
알고 있으면서도 오늘 나는 나의 가장 젊은날을 어떻게 보내고 있는지... 조금만 젊었다면 하는 말을 하거나 타임머신이 있다면 딱 20대의 나로 돌아가고 싶다는 상상을 해본 적이 있는데 이런 쓰잘데기 없는 상상을 하기 보다는 지금 나의 가장 젊은 날로 어떻게 보내고 있는지, 어떻게 보내야 하는지에 대한 생각을 더 깊이 있게 해보아야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책은 4부로 나누어져 있는데 이것은 우리나라의 사계절 봄, 여름, 가을, 겨울로 구분해 들려준다. 봄은 새싹이 돋아나는 생명이 소생하는 시기다. 손자, 손녀를 둔 할아버지가 된 이근후 박사님은 이제는 일 년이 순식간에 지나간다고 한다. 초등학교 시절에는 하루가 열흘 같이 느껴지는 시간이 나이를 먹어갈수록 순식간에 지나가는 것은 지금 나에게 남아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한 번 지나간 시간은 영원히 돌아오지 않는다는 진실을 우리는 왜 이리 자주 잊어먹는지... 젊은이들이여 시간이 돈이란 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시간이 돈은 되어도 돈은 시간이 되지 않는다는 글이 인상적으로 느껴진다.
여름은 자신의 가장 뜨거운 시기다. 청년에서 장년으로 넘어가는 이 시기에 우리는 가장 치열하고 그 어떤 때보다 열심히 산다. 이 시기를 흘러 보내면 가을, 겨울은 추워도 너무 춥다. 그래서인지 내 주변을 돌아보지 못하고 앞만 보며 달리는 시기가 여름이다. 좀 더 안정된 물질적인 삶을 추구하는 것에 너무 몰두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진짜 우리가 원하는 것이 돈이 아니고 행복이기에 행복하기 위해서 어떤 모습을 가져야 하는지 생각해 보게 된다.
가을은 익은 벼가 고개를 숙이는 시기다. 나름의 연륜이 생겨 자신을 차분하게 바라볼 수 있는 시기가 가을에 해당한다. 지나온 인생을 돌아보며 앞으로 어떤 식으로 노후를 보낼지 생각해 보게 되는 시기로 젊고 활기 넘치는 시절 내가 미처 바라보지 못한 것들에 대한 반성을 하게 된다. 다른 글도 좋았지만 한 나라의 국민성을 들여다 볼 수 있었던 스위스 여행에 대한 이야기는 특히나 인상 깊다. 우리나라 지하철의 적자가 엄청나다는 것은 알고 있다. 여기에는 무임승차를 하는 사람들의 얄팍한 술수도 한 몫 한다. 이근후 박사님이 학회 참석차 스위스를 찾아 심리학자 융의 비서인 바우만 여사를 만나러 가는 길에 트램을 타면서 가짜 결재를 한다. 이 이야기를 자랑삼아 털어놓자 보인 바우만 여사의 행동은 스위스 사람들의 뛰어난 국민의식을 보여준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 같으면 그러면 안 되는데 하는 생각이 있어도 손님에게, 다른 나라사람인데 하는 생각에 말을 꺼내기도 쉽지 않다. 허나 국내외인을 떠나 누구에게나 동일하게 적용하는 규범에 대한 높은 인식이 부럽다. 하루아침에 이런 변화가 일어나기 어렵겠지만 지금도 늦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 모두가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것은 한두 사람의 노력으로 힘들기에 나부터 변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혼이 늘어가는 지금 부부간의 이야기 역시 새겨서 읽을 필요가 있다.
마지막 겨울은 안정적인 노년의 모습을 보낼 수 있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우리 사회가 어느새 부터인가 젊어 보이는 외모에 매달리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여자들만의 이야기가 아니고 남자들 역시 외모 가꾸기에 열심이다. 외모 가꾸기는 나쁜 게 아니다. 외모도 경쟁력이란 말이 있는데 자신의 콤플렉스를 살짝 보안해 자신감을 갖는 것은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허나 과하게 예쁜 얼굴, 젊은 얼굴에 매달리는 것은 문제다. 개인적으로 늙은 얼굴이 좋은 것은 아니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자연스러운 나이 듦에 대한 당당함이 필요하다. 젊어지지 않는 육체에 몰입하기보다 인생을 젊게 사려는 노력이 더 중요하다. 무엇에도 구속되지 않는 노년의 자유로움을 즐기며 누리며 과거의 삶과 습관에 얽매이지 않는 것이 필요하다.
인생을 사계절에 비유한 이야기도 좋았지만 박병철님의 캘리그라피 손글씨가 예쁘고 마음에 쏙 와 닿는다. 현명한 오늘을, 인생을 살아가고 싶은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삶의 지혜를 배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