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사회 - 현대사회의 감정에 관한 철학에세이
정지우 지음 / 이경 / 2014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는 게 팍팍해지면 어느 순간부터 사회전반에 분노를 가슴속에 담고 있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연일 크고 작은 사건들이 터져나오고 이를 접한 사람들의 집단적인 행동이 sns를 통해서 번져 가는 일은 이제는 흔하다. 그만큼 자신과 상관없는 불특정 다수를 향한 분노를 들어내는데 주저함이 없다.


올해들어 굵직한 사건들이 연일 터지고 있다. 그중에서도 그냥 넘어갈 수 없는 것이 있는데 얼마 전에 집을 나간 전처를 찾기 위해 전처의 딸들과 지인을 인질로 삼은 극악무도한 범죄가 발생했다. 전혀 반성을 보이지 않는 범인에게 온 국민은 분노를 느꼈으며 좀 더 빠른 대처를 하지 못해 작은 딸이 죽었다는 이야기에 마음이 아프기도 했다. 이 사건과 함께 자신의 의사표시도 제대로 할 수 없는 이제 겨우 4~5살도 안 된 아이들을 상대로한 어린이집 교사의 폭력 사건 역시 온 국민에게 충격을 주기에 충분했다. 연일 뉴스를 타고 어린이집 교사의 폭력에 대해 보도되고 있고 실제로 많이 일어나고 있다. 나도 아이를 키우고 있는 입장에서 세상에나 저런 일을 할 수 있을까 싶은 마음에 분노를 느꼈다. 이처럼 온 국민이 공감하는 분노도 있지만 사건이 가진 본질은 어느새 사라지고 껍데기 만을 가지고 이야기를 하며 분노하는 경우도 있다. 뉴스를 타고 나오는 사건들뿐만 아니라 조금만 둘러보면 화를 잡지 못해 벌어지는 일들을 어렵지 않게 볼 정도로 대한민국 전반에 걸쳐 분노가 지배당하고 있다고 볼 정도로 심각하다는 생각이 든다.


왜 유독 대한민국 사람들은 더 많이 분노하고 있는 것인가? 예전에 비해 선택의 폭은 넓어졌지만 현재의 삶이 불안정하기에 분노를 느끼게 된다. 계속된 경기침체로 생활이 어려워지자 삶에 대한 희망을 포기하는 일이 많아지고 내가 원하는 삶이 충족되지 못하면서 오는 거리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분노를 가슴에 쌓이게 한다. 분노의 원인을 개개인의 자기 정체성 부재에서 발생하며 무리한 교육제도가 가장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여기에 저자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진 집단주의가 분노를 키우는 가장 문제라고 말한다. 내가 생각해도 맞는 말이다. 얼마 전에 뉴스를 통해 집값이 떨어질까봐 롯데월드 주변의 도로명 이름을 바뀌어 달라는 민원이 제기된 것으로 알고 있다. 물론 이 민원은 반려된 것으로 알고 있지만 조금이라도 집값에 영향을 준다는 이유로 서민아파트에 사는 아이들의 통학을 막는 일도 있고, 집값을 올리기 위해서 일정 금액 이하로는 매매를 할 수 없도록 부녀회에서 권리를 행사한다는 이야기도 들은 적이 있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날까? 무엇보다 안정되지 못한 사회구조상의 문제도 있지만 빚을 떠안고라도 부동산을 활성화 시키기위해 무리한 대출을 끼고 집을 사게 한 사람들이 가진 투표권을 의식해 집값 안정이라는 이름을 내세운 말도 안 되는 정책들이 가장 큰 문제라는 생각이 든다. 이외에도 지역에 따른 차별, 잘못된 교육 정책이 잘못된 인간을 키우는 형상, 사회 각층에 존재하는 이기주의가 분노를 더욱 키우는 실정이다.


나의 행복이 보장되어 있지 않기에 불안하고 분노를 느끼게 된다. 분노사회를 철학적으로 풀어낸 이야기가 조금 어렵지 않을까 싶었는데 너무나 얇은 책의 두께에 비해 내용이 가진 무게감도 상당하고 부담감 없이 읽을 수 있는 한편 우리나라가 가진 분노의 모습을 들여다 볼 수 있어 좋았다. 왜 분노하게 되는지에 대해 새삼 생각해 보며 분노를 유발시키는 현대인의 삶의 보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결국 개개인들의 자기 삶과 사회에 대한 책임의식에 필요하다. 더불어 올바른 정책을 세우고 이를 바탕으로 사회를 이끌어 갈 정치와 관료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새삼 하게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