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철 무지개
최인석 지음 / 한겨레출판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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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 무지개'는 SF과학소설이란 이름을 가지고 있지만 미래 사회가 가진 모습이 우리 현실 속 이야기처럼 느껴지는 면이 강한 소설이다. 스토리 구성이 머릿속에 쏙쏙 파고들 정도로 매혹적인 소설이라는 표현은 조금 어려울 수 있는 어두운 미래 사회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나란 존재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SS 울트라마켓의 계산원으로 일하는 지니(지연)소모품과 같은 존재다. 부모님 역시 SS 울트라마켓과 관련 있는 곳에서 일하며 딸의 월급은 자동적으로 부모님에게 입금된다. 언제 잘릴지 모른 상태에서 일하며 개인적인 시간은 전혀 없고 누구를 만나 사랑조차 할 여건도 안 되는 삶을 살고 있다. 그녀의 동료가 끔찍한 모습으로 사라지지만 지니는 그 어떤 것도 위안을 얻을 수 없고 삶은 답답하기만 하다. 우연히 나이트클럽을 찾았다가 한 남자를 만나게 된다. 이전에 다른 남자들과는 다른 반응을 보이는 그는 제임스(윤재선)를 만나 비로소 살아갈 희망을 갖게 된다.


서울클라우드익스프레스 배달기사인 재선과 마켓 계산원으로 일하는 지연은 함께 할 시간이 늘 부족하다. 지연은 커다란 결심을 하게 된다. 둘 만을 위해 기꺼이 새로 시작하고 싶은 것이다. 재선과 함께 십여 년 전 핵폐기물이 오염시킨 지역에서 새로운 꿈을 꾸지만 중일 전쟁이 터지며 그들의 바람은 산산이 부서진다. 돌아오고 싶지 않았지만 다시 예전의 장소로 돌아오는데...


재선의 곁을 떠난 지연은 정부도 간섭하지 않는 울트라돔에서 일한다. 예전의 상사를 만나 그가 손을 내밀지만 지연은 자꾸만 재선이 떠오른다. 재선 역시 평탄하지 않다. 새로운 배달 파트너로 온 여자로 인해 지연을 떠올리지만 정작 배달 사고로 인해 제임스... 재선이 아이리스의 남자친구로 오인되어 테러리스트로 지목을 받게 되는데...


자신이 살기 위해서 다른 사람의 목숨을 너무나 가볍게 여기는 인간이 있고, 이를 도와주는 인물 역시도 남보다 잘 배우고 존경 받는 인물이다. 그들 곁에서 희생되어도 좋은 소모품처럼 취급 받는 것은 힘없는 사람들뿐이다.


흥미로운 인물들이 등장하지만 그 중에서도 아이리스를 너무나 사랑하는 한 인간의 삶이 저토록 파란만장할 수 있을까 싶은 안영희란 캐릭터가 흥미롭다. 그녀가 가진 다양한 이름 속에 감추어진 아픔이 안타까우면서도 처음으로 마음을 연 상대에 대한 감정이 조금은 불편함을 느끼게 하는 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아담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아이리스는 도대체 어디로 사라진 것인지... 테러리스트로 몰린 재선이 지연과 다시 만날 수 있을지... 멜라니는 아이리스를 찾을 수 있을지...


암울한 미래 사회를 그리고 있지만 그 속에 현재의 우리 모습을 담고 있는 이야기라 흥미롭게 여기며 읽게 된다. 읽으면서도 마음에 불편함은 남는다. 왜 미래 사회는 이토록 어둡게 그려지는 것인지... 권력, 부를 가진 사람들에 의해 평범한 사람들이 하나의 소모품처럼 취급되는 모습이 안타까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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