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그리운 것은 늘 멀리 있는 걸까? - 살아가는 힘이 되어준 따뜻한 기억들
박정은 지음 / 책읽는수요일 / 2015년 1월
평점 :
절판


현재가 힘들기에 과거의 따뜻한 기억을 떠올리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있다. 분명 과거의 시간 속에서도 힘들고 버거웠던 시간이 존재했는데 그런 기억들은 저 멀리 어딘가에 숨어버리고 늘 아쉽고 그리운 마음이 드는지... 기억의 저편에 자리 잡은 소중한 생각들을 하나씩 끄집어 낸 일러스트 작가 박정은 씨의 에세이 '왜 그리운 것은 늘 멀리 있는 걸까?'... 추억속 책을 꺼내 보는 듯 재활용 종이를 활용한 느낌의 책이라 더 따뜻하게 다가온다.

 

 

과거의 나는 더 순수하고 나름 귀여웠다고 생각하는 것은 나만의 착각일까? 아님 대부분의 사람들도 자신의 과거의 모습을 비슷하게 생각할까? 분명 아무것도 모르던 20대의 시절이 있었다. 그 시절의 그 순수함이 시간이 흐르고 생활의 때가 묻어 있지만 다시 타임머신을 타고 그 시절로 돌아가도 난 같은 실수를 할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경험하지 못한 실수는 당장 그 시간이 아니더라도 다른 시간대에 할 수 있기에.. 그럼에도 그 옛날의 나도 돌아가고 싶은 말도 안 되는 상상을 한 번씩 한다.


나이를 먹으면 자연스럽게 꿈을 접게 되는 사람들이 많다. 나도 그렇다. 우연히 마주친 여학생을 통해 시간이 지나고 여전히 무엇인가를 할 수 있는 나이란 걸 느낀 저자의 글처럼 나 역시도 충분히 새로운 목표를 정하고 이루며 살고 싶은 시간이 있는데 나이가 있으니 하면서 핑계를 댄 것은 아닌가 돌아보게 된다. 올해 세운 나의 계획이 한 달이 지나면서 다소 느슨해진 면이 있지만 마음이 있기에 다잡는다.

 

 

예전에는 생각지도 못한 것들에서 새로운 발견을 하는 일이 종종 생긴다. 유달리 살림솜씨가 늘지 않아 살림을 도와줄 다양한 도구들(전자제품)을 구입하여 집안 곳곳에 쌓아둔 적이 있었다. 사실 몇 개는 지금도 유용하게 활용하고 있지만 처음에 필요하다고 느낀 것과는 달리 사용 한 번 해보지 못하고 처박혀 있는 전자제품도 있다. 요구르트를 만드는 기계 역시 그러하다. 사서 먹는 편리함만을 쫓지 않고 조금 귀찮을지 모르지만 직접 내 손으로 만들어 먹는 즐거움을 다시 시도해 볼 생각이다.


가장 공감이 되는 나의 모습처럼 다가온 이야기가 집=사랑... 남편의 출장으로 친정을 찾는 저자.. 바리바리 싸서 가져간 도구들을 펼치지도 못한 채 편안하게 먹고 쉬고만 돌아왔지만 그녀의 더 무거워진 양손에는 엄마의 정성이 가득 담긴 봉투가 들려있다. 나는 지금이야 엄마와 아래윗층에 살고 있지만 떨어져 살 때 엄마는 항상 이것저것 챙겨준 생각이 떠올라 코끝이 살짝 붉어지기도 했다.

 

 

지하철을 타면 보게 되는 사람들의 모습이다. 도서정가제 전에는 책을 읽는 사람을 종종 만날 때도 있었지만 이제는 핸드폰만 쳐다보는 사람들만 보인다. 세상과의 소통이 점점 없어지는 현실이 아쉽다. 누구나 행복하게 살고 싶은 욕망을 가지고 있지만 현실이 감당하기 버거워 아니 행복의 높이를 너무 높이 잡다보니 현재가 가진 행복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알려주는 행복 십계명을 한 번씩 새기며 살면 인생을 살아가는데 도움이 된다는 생각이 든다.


살다보면 내가 어디에 있는지 모를 때가 있다. 마음속에 간직한 소중한 기억을 하나씩 꺼내 담아낸 이야기는 지난 시간을 떠올리게 하고 그동안 나도 모르게 빠져있던 생각을 돌아보게 한다. 매일 매일이 버겁고 힘들 게 느껴지는 생활 속에서 작은 어깨를 기댈 수 있게 내밀어 준다는, 토닥토닥 가벼운 손길을 느끼게 해주는 이야기로 인해 마음이 따뜻해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