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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비늘 - 개정판
이외수 지음 / 해냄 / 2014년 12월
평점 :
황금비늘을 가진 물고기 '금선어'... 인간들이 사는 세상과는 동떨어진 하늘과 땅의 기운이 느껴지는 도인들이 사는 마을에 살고 있는 물고기다. 이외수 작가의 황금비늘은 예전에 읽은 책이다. 제목만 보고서 읽었다는 것을 깜박했는데 책을 읽다보니 예전에 읽을 때 자연스러움 스토리에 빠져 들었던 그 때의 느낌이 되살아나 즐겁게 읽게 된다.
너무나 작은 체구의 소년 김동명... 체구는 작지만 뛰어난 기억력에 감기 한 번 걸리지 않는 신체를 가지고 있다. 보육원 원장선생님의 남다른 애정에도 불구하고 수학의 기초적인 셈을 푸는데 보여주는 이상함과 작은 체구로 인해 번번이 양부모님을 만나지 못하며 가슴속에 불만한 쌓여간다.
동명이 생활하는 보육원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보육원의 나쁜 이미지가 존재하는 곳은 아니다. 보육원 생활이나 학교생활이 괜찮다. 입양되고 싶다고 느끼는 선생님을 만나 기초 수학을 배우고 익히며 결점도 고쳐지지만 항상 그렇듯 괴롭히는 아이로 인해 인생 자체가 버겁게 느껴진다. 다행히 자신(동명)이 보육원 탈출을 시도하기 전에 괴롭히던 아이가 먼저 탈출을 하면서 숨이 트인다.
탈출했던 아이가 돌아오면서 동명이 보육원을 탈출한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보육원을 탈출하면 당장에 있을 곳이 없기에 이런 아이들만을 노리는 나쁜 사람들이 분명 있다고 알고 있다. 운이 좋아서일까? 동명은 휠체어에 탄 남자를 만나 그의 집에 함께 살게 되면서 처음으로 아버지란 존재를 갖게 된다. 장애인이라 정식 입양이 이루어지기 힘들기에 아버지가 구해다준 책을 통해 공부를 하며 살면서 처음으로 가족이 무엇인지 온기를 느낀다. 동명은 아버지가 돌보던 할머니가 돌아가시며 급격하게 술에 의존하는 아버지가 걱정이 된다. 아버지의 근육을 풀어주던 맹인 부부가 돌아가신 할머니의 방에 이사 온다.
살면서 다른 사람의 물건을 탐하는 것은 범죄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 그의 뛰어난 기술을 습득하게 된 동명.. 허나 이 기술은 아무리 좋은 말로 바꿔 말해도 그를 범죄자로 이끄는 결과만 낳을 것이다. 대대적인 범죄와의 전쟁이 선포되고 위험을 감지한 동명은 아버지가 말해 놓은 춘천의 삼촌 집으로 피신하기 위해 춘천행 버스를 탄다. 우연이 필연을 만들고 인생을 바꾼다고.. 동명은 예사롭지 않은 할아버지를 따라 함께 생활하게 되면서 모든 것이 변화를 갖게 된다.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이야기는 이외수 작가의 저력을 새삼 느끼게 한다. 동명이 마주한 사람들은 그들 나름대로 욕망을 지니고 살지만 행복과는 거리가 멀다. 재물, 권력을 가지려는 사람들은 넘쳐난다. 그들이 현재 가진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원한다. 그래서 탈이 난다. 유일하게 할아버지의 제자로 더 나쁜 조건만을 찾아다니는 형은 그나마 할아버지처럼 살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다.
신비한 황금비늘을 쫓아 떠난 아버지... 아버지는 자신이 떠나면서 남겨진 남은 가족들의 마음은 생각했을까? 곁에 있다고 행복해진다는 보장은 없다. 인간의 마음속에 도사리고 있는 이기적인 욕심, 욕망을 덜어낸 동명의 서울행이 그나마 이전과는 많이 다를 거란 것에 안도가 된다.
황금비늘이 거의 20년 전 작품이다. 시간이 이렇게나 흘렀는데도 여전히 감동으로 다가오는 책이다. 물질만을 쫓는 사람들 속에 나는 모습을 돌아보며 반성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