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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 - 평범한 인생을 송두리째 뒤바꾼 50편의 비밀스러운 이야기
에덤 고프닉.조지 도스 그린.캐서린 번스 엮음, 박종근 옮김 / 북폴리오 / 2015년 1월
평점 :
절판

<모스> 도대체 무슨 이름일까? 도통 짐작이 되지 않는 The Moth... 이 단어의 뜻은 스토리텔링의 예술성과 기법을 탐구하는 비영리단체로, 소설가 조지 도스그린에 의해 1997년에 만들어진 단체다란 것을 알게 되었다. 왜 이런 단체를 만들었는지 궁금증이 생겼는데 '모스'를 읽으면서 나의 이야기는 아니지만 세상에는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은 일이 세상에 얼마나 많이 존재하는지 새삼 느끼게 되고 그들의 이야기에 매혹되고 만다. 총 7가지 테마별로 담겨진 다양한 이야기들은 이름만 되면 아는 유명인들의 생생한 경험담을 담겨져 있어 호기심을 유발시키기에 충분하다.
세상의 기준.. 아니 우리나라의 기준에 비추어 볼 때 조건이 좋은 사람이 아무것도 볼 것이 없는 사람을 선택하는 것에 쌍수 들고 환영하는 분위기는 아니다. 첫 번째 이야기로 뛰어난 여자와 별 볼 일 없는 남자.. 두 사람 사이에서 태어난 장기의 위치가 반대인 아들의 이야기는 세상의 잣대가 아닌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행복을 만들어 가는데 남들이 내세우는 조건보다 더 중요한 것이 결국 사랑하는 마음이란 생각을 전해주는 이야기에 감동하게 된다.
전 세계 사람들을 놀라게 한 빌 클린턴 대통령의 스캔들과 전쟁에 대한 브리핑을 해야 하는 아무도 지원하지 않는 자리를 훌륭하게 해낸 남자, 끔찍한 사고로 인공 관을 목에 삽입했지만 정상적인 생활을 하도록 이끌어주기 위해 노력한 부모님.. 특히나 지인의 사랑하는 딸을 자신의 사고로 잃어버린 것에 죄책감을 가진 어머니의 남모를 고통을 이해하는 딸의 모습과 더 이상 바비인형 집에 흥미를 잃어버리게 된 이야기, 세계적으로 힙합이란 문화를 대중화시키는데 누구보다 큰 역할을 한 가수가 느끼는 우울증이 다른 가수의 노래를 통해서 구원받게 된다. 이 노래를 부른 가수나 자신이 입양아란 것이 마음속을 자리 잡은 공허함의 정체였던 남자의 이야기, 갑자기 임신 사실을 알리는 엄마.. 허나 엄마의 임신은 아빠로 인해 생긴 것이 아니다. 회사의 동료이며 열 살이나 어린 남자의 아이를 임신한 엄마, 아빠가 자연스럽게 밟는 수순.. 그 속에서 태어난 동생에게 느끼는 감정이 차츰 받아들이게 되는 이야기, 큰마음을 먹고 자신의 성정체성을 밝힌 남자의 선택은 가족들로부터 철저하게 배척을 받는 일이 된다. 6년이나 흘렀지만 다시 함께 할 수 없는 가족과 이제는 자신의 현재를 받아들이며 게이들을 위해 노력하는 남자 이야기 등등 이름이 알려진 사람이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이 든다. 철저하게 실화를 바탕으로 한 짧은 이야기 속에 담겨진 하나같이 놀라운 인생을 살고 있는 사람들이 참 많다는 것을 새삼 느끼고 감동하게 된다.
살다보면 누구나 힘든 시간을 만나고 혼자만 세상에 분리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외로운 순간들이 찾아온다. 외롭고 힘들다고 자신을 포기하고 중도에 안주해 버린다면 삶은 그 자리에 정체되어 있거나 퇴보만 할 뿐이다. 평범한 삶 속에 찾아온 위기의 순간, 이것을 어떤 식으로 받아들이고 움직이냐에 따라 많은 것이 바뀔 수 있다는 것을 모스 책을 통해 새삼 느끼게 된다.
이 책은 우리가 흔히 접하는 자기계발서와는 확실히 다르다. 무엇보다 실제 경험자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토대로 만들어진 스토리텔링은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사람들을 매혹시키고 나의 모습을 돌아보게 만든다. 읽다보면 어느새 자신이 위로받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요즘처럼 살기가 팍팍해져서 너나할 것 없이 힘들다는 사람들이 많다. 내 주위만 둘러보아도 있을 정도라 몸과 마음도 지인에게 추천해 줄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