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발 짚은 하이진 - 사고로 파괴된 사춘기 소녀의 몸과 기억에 관하여 장애공감 1318
쥬느비에브 튀를레 지음, 발레리 부아예 그림 / 한울림스페셜 / 2015년 1월
평점 :
절판


한 순간의 모든 것이 달라진 삶을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다. 한창 예쁜 것에 관심이 많고 바이올리니스트로 꿈을 키우던  중학생 소녀 기유메트는 한 쪽 뇌가 함몰되고 정신적, 육체적으로 심각한 장애를 얻게 된다. 자신에게 일어난 사고에 의연하게 대처하기에는 자신의 모습을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


인도로 돌진한 자동차에 치이면서 몸이 튀어 올라 주차장 담벼락과 부딪히면서 몸이 엉망이 되어버린 기유메트... 의연한 척 태연한 모습을 보이지만 어머니의 슬프고, 순간순간 망설이는 모습을 이해하면서도 마음이 아프다. 자신의 분노, 억울한 감정 등을 거친 언어를 뱉어내는 것으로 해소하지만 이마저도 가족들은 불편하게만 느낀다. 다행이라면 기유메트를 찾는 친구와 매력적인 남학생 기욤이 큰 위안이 된다. 시와 기욤을 통해 점점 자신 안에 가득찼던 화가 조금씩 사라지는 것을 느끼게 된다. 예전처럼 바이올린을 켤 수는 없지만 친구만은 재능이 있기에 그만두지 않기를 바란다. 친구의 바이올린은 그녀와 자신을 이어주는 끈이자 기유메트에게는 커다란 의미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기유메트가 접한 시는 하이쿠로 일본 고유의 단시형의 5·7·5의 17음(音)형식으로 이루어져 있는 시를 통해 자신의 마음, 생각을 표현하면서 점차 사고 이전의 어여쁜 소녀 기유메트의 모습을 찾아간다. 프랑스 시도 있는데 왜 일본의 고유의 인 하이쿠일까? 잠시 생각이 들지만 나라를 떠나 시라는 것 자체가 사람의 마음을 감성적으로 감싸 안으며 자신도 모르게 무장해제 시키는 면이 있음을 새삼 느끼게 된다.


가족 중 한 명이 장애를 가지게 되면 겉에서 보는 것보다는 많은 어려움이 존재한다. 평범한 삶을 살던 소녀에게 일어난 자동차 사고로 인해 자신이 꿈꾸던 미래는 사라진 것에 본인은 물론이고 가족들 역시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기유메트를 위해 가족들은 의연하게 대처하려고 노력한다. 기유메트가 장애를 받아들이고 새로운 삶에 적응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에 마음이 뜨거워진다. 다행히 사춘기 소녀의 섬세한 마음을 이해해 줄 든든한 남자친구 기욤으로 인해 이성에게 가지는 설레는 감정 역시 기유메트를 예쁘게 느껴지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성장기 소설답게 앞으로의 미래가 더 궁금해지는 기유메트... 장애를 넘어 스스로의 인생을 만들어가는 모습에 마음이 훈훈해지는 소설이다. 한 순간의 사고가 가져 온 여러가지 문제들과 이를 극복해 나가는 과정을 사실감 있게 담아낸 이야기가 마냥 무겁게만 다가오지 않는다. 기유메트가 만들어 갈 앞으로의 미래에 용기의 박수를 쳐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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