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돌아왔다
티무르 베르메스 지음, 송경은 옮김, 김태권 부록만화 / 마시멜로 / 2014년 10월
평점 :
절판


전 세계 사람들에게 영원히 악인으로 기억될 독보적인 인물이라면 아돌프 히틀러가 아닐까 싶다. 그의 2대 8 가르마에 코밑의 진한 콧수염, 뛰어난 언변을 보이며 독일인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히틀러가 21세기 현대에 돌아왔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저자의 기발한 상상력으로 탄생한 아돌프 히틀러.. '그가 돌아왔다' 호기심을 갖고 읽기에 충분하다.


역사에서는 아돌프 히틀러는 권총자살로 생을 마감한 것으로 알려진다. 죽기 전날 베를린의 지하호에서 에바 브라운과 결혼식을 올린 그가 다음날 자살을 했던 그가 베를린 도시 한복판에서 군복을 입은 몸을 뒤척이며 깨어난다. 전날 술을 많이 마신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할 정도로 자신이 현재 어디에 있는지조차 파악하지 못한 히틀러... 자신이 알던 도시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낯선 풍경에 어리둥절하다.


자신이 원래 있어야 할 총리 관저로 돌아가고 싶지만 아무도 히틀러에게 신경을 쓰지 않는다. 가판대에 놓인 신문을 통해 자신이 살던 1945년의 시간이 아닌 66년이나 흐른 2011년에 있다는 것에 놀라고 정신이 혼미해진다. 히틀러에게 말을 거는 남자로 인해 그는 요 근래 주간지를 통해 이슈가 되고 있는 아돌프 히틀러에 대해 알게 된다.


전 세계를 공포에 떨게 한 그의 출연은 그 자체만으로도 사람들을 경악하게 만들기에 충분한 요소다. 허나 현실은 아돌프 히틀러의 등장이 아니라 아돌프 히틀러를 연기하고 위한 인물... 배우가 나타났다고 사람들은 보고 있다. 히틀러 본인 입장에서는 이해하지 못할 상황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에 대응하기조차 버거운 상태지만 사람들은 그를 보면서 더 이상 완벽한 히틀러를 연기할 사람이 없다는 반응을 보일 뿐이다.

히틀러를 너무나 똑 빼닮은 외모와 말투로 인해 그는 스카웃되어 단숨에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히틀러는 전담 비서로 일하는 여성을 둘 정도로 인기를 얻는다. 히틀러 자신은 변한 게 없다고 여기지만 변화된 세상과의 소통을 통해 자신만의 의견을 내놓기가 어렵다는 느끼게 된다. 특히 자신이 아끼는 유능한 비서인 여성의 할머니가 그 옛날 자신으로 인해 가족을 잃은 사연을 듣고 그녀를 찾는데...

역사 속 인물이 현실에 나타난다면 우리는 어떤 반응을 보일지... 드라마나 영화에서는 이런 소재가 종종 등장한다. 현실에서 일어나지 않을 일이지만 히틀러를 통해 과거 속 인물을 현실에 접목시키는 작업을 저자는 왜 하고 싶었는지 생각해 보게 된다.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극단적인 국수주의를 가진 사람들이 늘어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가까운 일본은 말할 것도 없고 유럽 역시 비슷하다. 아돌프 히틀러는 현재의 시간을 살게 되었지만 자신이 가진 뿌리 깊은 생각에는 크게 변화가 없다. 다만 시대에 맞게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들여다보고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자신의 행동과 생각에 조금 유연성을 갖게 되었을 뿐이다.

뒷부분에 십자군 이야기를 통해 알려진 작가의 만화가 첨부되어 있는데 책과는 또 다른 재미를 안겨준다. 독일 사회를 풍자한 이야기를 나름 재밌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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