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집 아티스트 백희성의 환상적 생각 2
백희성 지음 / 레드우드 / 2015년 1월
평점 :
절판


보이지 않는 집.. 제목부터 심상치가 않다. 세상에 눈으로 보이지 않는 집도 있는가? 혹시 상상속의 집은 아닌가? 하는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읽게 된 '보이지 않는 집'... 저자 백희성씨는 건축가, 오브젝트 디자이너, 화가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건축가가 쓴 허구가 가미된 이야기라니... 내심 호기심과 궁금증을 안고 읽게 된 책이다.


주인공 루미에르 클레제의 인생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올 한 통의 전화를 받는 것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우리나라와 달리 파리에서는 부동산 업자가 전화를 거는 일이 없나보다. 부동산 업자의 전화를 받고 그가 보러 간 집은 부유층만이 산다는 시떼 섬의 고저택이다. 집주인의 비서를 통해 난데없이 집에 대한 첫인상을 질문 받는다. 2층 계단을 오를 때부터 바닥재에 관심을 가진 그는 집을 지은 건축가는 물론이고 집 안 곳곳을 구경하고 싶을 정도로 호기심을 표출한다. 그의 이런 대답이 마음에 들었는지 진짜 집주인  피터 왈쳐로부터의 초대를 받고 그가 머무는 요양병원으로 가게 된다. 우여곡절 끝에 요양병원에 빵 배달하는 사람 차를 얻어 타고 간다. 주변의 아름다운 경관에 매료되어 있는 사이 왈쳐요양병원에 도착을 하지만 피터 왈쳐의 갑작스런 건강악화로 하룻밤을 머물기로 한다.


이상하다. 원장의 행동은 루미에르 자신을 꼭 붙잡아 두려는 것처럼 느껴진다. 이곳의 건축물 역시 시떼 섬의 고저택처럼 그를 부른 피터 왈쳐의 아버지인 프랑스와 왈쳐의 작품이다. 수수께끼 같은 말을 남기는 원장의 숨은 뜻은 무엇인지 궁금증을 유발하지만 호기심에 이끌러 탐험을 하던 중 복도에 몸이 끼이는 사고와 직면하고 실어증에 걸린 할머니의 도움으로 벗어나게 된다.


저택 뒤로 오래된 수도원 건물이 존재하고 수수께끼 같은 건축물의 이름이 4월 15일... 저택 곳곳에 숨겨진 비밀스런 장치들을 둘러싼 건축가의 의도가 무엇인지.. 꿈속의 노신사가 누구를 의미하는지는 알았지만 그가 의도한 바는 도대체 알 수가 없다. 나팔관 통로의 비밀, 피터 왈쳐에게 얻은 열쇠, 엄청난 책들을 간직한 비밀의 공간... 책 속에 적힌 알 수 없는 메시지...  해답을 얻지는 못했지만 시떼 섬의 저택을 얻게 된 루미에르... 그는 요양병원을 떠나며 받은 수수께끼 메시지와 2권의 일기장을 통해 시떼 섬의 저택에 관련된 프랑스와 왈쳐와 화재로 가족을 잃은 한 여인의 사연을 통해 저택이 가진 진정한 의미를 발견해 낸다.


건축가가 쓴 건축미스터리라 그런 것인지도 모르지만 오래된 저택과 수도원을 둘러싼 이야기는 흥미를 유발시키고 책에 빠지도록 이끈다. 진실에 다가가는 과정에서 아름다운 건축물을 보는 눈이 없어서 빛을 통해 보여주는 아름다운 현상들을 그림이나 사진과 함께 있었다면 더 잘 이해할 수 있겠다는 아쉬움이 살짝 든다. 그럼에도 건축물로 인해 오랜 시간 오해할 수밖에 없었던 모습의 실체를 발견하고 그 속에 담긴 아름다운 사랑, 자식을 향한 부성애를 발견하게 되는 과정이 건축이란 이야기를 통해 만나게 된다는 것이 신선하고 흥미롭다.


어린 시절 할머니 댁에 갔던 기억이 아직도 남아 있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처음으로 본 우물은 물론이고 텃밭에서 자라는 다양한 종류의 꽃과 화초, 장독대, 다락방의 무서움 등... 지금 볼 수 없기에 더 아련한 추억으로 남아 있다.


몇몇 곳을 제외하고는 온통 다 비슷한 모양의 아파트와 빌딩으로 둘러싸인 서울... 개발이란 이름으로 외국인들에게도 사랑받던 피막골이 없어지고 있고 삼청동 한옥 마을들도 새롭게 건축하여 카페, 음식점, 각종 가게로 탈바꿈 하고 있어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시떼 섬처럼 보존하는 곳이라 공사를 하는데 나라의 허가가 일일이 필요한 정도는 아니지만 경제적인 논리에 의해 무조건적으로 파괴되는 옛 모습이 아쉽고 현재라도 남아 있는 우리의 아름다운 건축물들이 잘 보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자연과 건축물이 주는 아름다움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는 흥미로운 책 '보이지 않는 집'... 이런 비밀스런 공간, 장치들을 품은 이야기를 좀 더 많이 만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물론 일본의 미스터리 소설에서 이런 장치를 가진 건물들이 나오지만 느낌부터 확실히 다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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