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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막요 세트 - 전2권
동화 지음, 전정은 옮김 / 파란썸(파란미디어) / 2014년 12월
평점 :
품절
드라마로 만들어져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중국 대하드라마 '대막요'가 드디어 책으로 나왔다. 보보심경으로 이미 우리나라 독자들에게도 사랑을 받고 있는 동화 작가의 작품으로 드라마를 먼저 본 사람들이 책이 나오기만을 기다렸을 정도로 드라마의 생생한 인물들이 책 속에 온전히 되살아난 느낌이다.
오래전 늑대 무리 속에서 자란 소녀는 한 남자를 구해준다. 이제야 남자를 이해하지만 그 당시는 은혜를 원수를 갚는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늑대 무리 속에서 너무나 잘 지내던 소녀를 강제로 데려다가 자신의 딸로 받아들여 교육시킨다. 남자는 소녀의 이름은 옥근이라 짓는다. 남자는 한인으로 흉노족의 군신의 곁에서 그를 받들지만 항상 저 너머 자신의 고향을 향한 그리움을 간직하며 살고 있다. 아버지의 보호아래 성장하던 옥근에게 커다란 사건이 터진다. 흉노족 군신의 죽음으로 그들이 잘 알던 인물이 반란을 일으킨다. 자신에게 일이 생길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옥근의 아버지는 딸에게 다짐을 받은 후 떠나보낸다. 옥근은 살기 위해 늑대 무리 속으로 돌아가는데...
늑대 오빠와 함께 작은 규모의 상단에 잠입했다가 그만 위험에 노출되고 만다. 남다른 모습의 고귀한 성품이 느껴지는 젊은 남자... 아홉째 나리를 만나고 위기를 모면하게 된다. 그의 이름은 맹서막... 옥근의 마음에 첫사랑의 불씨를 남기는 인물이다. 맹서막을 만난 지 얼마 후 늑대 무리와 함께하던 중에 도적떼에게 쫓기던 상인들을 도와주게 된 옥근.. 그들 중에 힘찬 기운이 느껴지는 앳된 청년을 만나게 된다. 그의 이름은 소곽... 곽거병으로 유방의 자손인 한무제의 황후와 대장군 위청의 조카로 전쟁터를 누비며 큰 공을 세우는 인물로 세상의 모든 남녀는 다 자신을 좋아하고 존경할 것이란 생각을 가진 인물이다. 그의 뜻에 거슬리는 여인이 한 명 있었으니 도적떼로부터 도움을 준 여인 옥근.. 옥근 스스로 금옥이란 이름을 지어 새로운 삶을 살기로 한다. 금옥 또는 소옥이라 불리게 된 옥근... 전쟁터를 자신의 집처럼 누비고 다니는 곽거병과 중국대륙은 물론이고 서역까지 뻗어 상단을 움직이는 맹서막을 둘러싼 재기발랄하면서도 가슴을 울리는 로맨스가 그들 앞에 시작된다.
아버지의 뜻대로 장안에 가게 된 금옥은 생각지도 못한 위험으로 가무방에서 생활하게 된다. 금옥은 다시 맹서막을 만나게 되고 그의 도움으로 가무방을 운영하게 된다. 가무방에 뛰어난 미모를 지닌 여자와 재주가 남다른 남자... 남매가 찾아든다. 여인은 금옥에게 자신의 뜻을 거짓 없이 전하며 한나라의 왕 유철의 후궁이 되기 위한 도움을 원한다. 공주를 통해 여인은 왕의 눈에 들어 그의 곁에 있게 되지만 그녀의 목적은 여인의 죽은 어머니가 그토록 원한 목적을 위해서다. 이 여인의 삶의 죽음.. 그 모든 것이 안타깝게 느껴진 인물이다.
곽거병, 맹서막, 금옥은 다시 만나 서로에 대한 마음을 키우지만 방향이 다르다. 넘어오지 않기에 더 탐이 나는 것인지도 모른다. 한나라의 모든 사람들이 우러러 보는 곽거병을 거부하는 금옥.. 그녀는 곽거병의 끈질긴 구애에도 불구하고 오로지 맹서막을 향해 마음을 열어놓지만 그는 그녀의 마음을 외면한다. 자신의 마음을 멀리하는 아홉째 나리로 인해 마음이 아픈 금옥은 더 이상 장안에 머물 수가 없다고 판단하고 떠날 것을 결심한다.
중국을 무대로 펼쳐지는 로맨스라 그런지 스케일부터 남다르다. 중국 서역의 사막지대에서 자란 옥근을 첫 부분은 사실 송중기가 나온 영화 늑대소년이 얼핏 떠올리기도 했지만 그녀가 보여주는 모습은 송중기하고는 많이 다르다. 금옥이 흉노족, 한나라 할 것 없이 왕실과 깊은 연관을 맺으며 순응하는 삶이 아닌 적극적으로 개척하는 삶을 사는 모습이 여장부하고는 다른 느낌이지만 당차고 스스로의 삶을 개척하기에 매력적인 모습으로 다가온다.
로맨스 소설답게 남녀 간의 티격태격 하는 사랑싸움에 미소가 지어진다. 마음을 다잡지만 어느새 금옥의 마음이 서서히 열리며 자신을 향한 사랑을 받아들이고 감사하게 되는 모습에 잘했어 그녀를 응원하고 있는 나를 보게 된다. 아무래도 맹서막보다 곽거병이란 인물이 더 매력적으로 느껴져서 그를 응원했던 거 같다. 한 여자와 두 남자의 사랑이기에 누구 한 사람은 아픔을 가질 수밖에 없다. 그 과정에서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깊은 배려에 안타까움이 전해진다.
웅장한 대하역사 로맨스 소설 '대막요'.. 세 남녀의 사랑이야기도 재밌지만 책 속에는 중국의 대표적인 고전들이 언급되고 고전의 글귀들도 만날 수 있어 또 다른 재미를 느끼게 한다. 날씨가 쌀쌀해지면 나도 모르게 로맨스 소설을 찾게 된다. 남녀의 애틋하고 달달한 로맨스 소설을 읽다보면 저절로 기분이 좋아지기 때문이다. 대막요는 로맨스 소설이 가진 장점뿐만 아니라 대하역사 사극이 가진 재미도 함께 느낄 수 있어 읽는 동안 중국 대륙을 활보하며 전쟁을 승리로 이끄는 곽거병, 이치사 등의 모습이 영화 속 장면처럼 연상이 되어 흥미롭게 읽었다. 여기에 곽거병과 금옥의 사랑싸움이 귀엽고 사랑스러워 나도 모르게 두 사람이 잘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까지 가지면 읽을 정도로 몰입한 소설이다. 동화의 보보경심은 말로는 들었는데 아직 읽지는 못했다. 대막요를 읽다보니 보보경심이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