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까지 7일
하야미 가즈마사 지음, 김선영 옮김 / 시공사 / 2014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세상에 가장 든든한 내 편이라고 하면 가족이 아닐까 싶다. 가족이란 이름으로 묶여 살고 있지만 그 속에는 남보다 못한 가족도 있고 세상에 저렇게 끈끈하고 애틋한 가족이 있나 싶은 가족도 있다. 한 사람의 노력만으로 가족

의 깊은 정, 결속력이 생기는 것이 어렵다. 가족의 진정한 의미를 다시 돌아볼 수 있는 '이별까지 7일'... 저자 하야미 가즈마사의 자전적 이야기가 많이 들어간 작품으로 영화로 만들어져 우리나라에서도 곧 개봉을 앞두고 있는 작품이라 더 관심이 간다.


어느 순간부터 조금씩 자신의 기억력이 이상하다는 생각이 드는 가정주부  레이코... 설레는 마음으로 대학생인 작은 아들 슌페이에게 돈을 주기 위해 갔지만 평소와 다른 양복 차림을 한 아들을 알아보지 못하며 순간 당황하게 된다. 요령껏 아들이 보인 반응에서 벗어났지만 자신의 상태가 심상치 않다는 생각에 두려움이 앞선다. 레이코는 걱정스런 마음에 큰 아들 고스케에게 자신의 상태를 이야기하기에 이른다. 코스케와 남편과 함께 병원을 찾았다가 생각지도 못한 진단을 받게 된다.


짧으면 일주일, 길어야 몇 주 밖에 남지 않았다는 레이코의 병명은 뇌종양... 가족 모두 그녀에게만 알리지 못하고 전전긍긍한다. 넉넉지 못한 생활비로 인해 레이코는 사채까지 빌려서 쓰며 생각지도 못한 부채가 있다는 사실에 남은 가족은 현실적인 문제에 각자 다른 생각 속으로 빠져든다.


서로가 가진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아도 가족이기에 받아들이고 이해하려는 노력을 더 하게 된다. 조금은 이기적인 모습을 가진 큰아들 코스케는 어머니의 병으로 인해 당장 눈앞에 놓인 부채로 인해 버겁다. 하필이면 그 돈이 시댁에 좋지 않은 감정을 가진 아내와 그들의 태어날 아이를 위해 마련한 돈과 같은 금액이다. 무능력한 아버지에 대한 반감에 한 번씩 욱하는 기분에 휩싸이지만 해결책을 찾기 위해 이직을 결정하게 된다.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생활하던 둘째 아들 슌페이... 자신의 이름조차도 어느 순간 잘못 말하는 어머니를 보면서 그동안 미처 바라보지 못했던 아버지, 어머니, 형의 모습을 직시하고 이해하게 된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나름의 해결점을 찾으며 어머니의 깊은 마음을 느낀다.


평생 가족들에게 넉넉한 삶을 한 번도 제공해 준 적이 없는 평범한 가장인 아버지이자 남편... 경기가 좋았기에 아내가 대출을 받고 구입한 집이 애물단지가 된 것으로 자식에게 부담을 주기 싫다. 방법을 찾지만 해결점이 보이지 않기에 답답하다. 현재 그는 온 마음을 아내의 병에만 집중하며 아내가 마지막까지 행복하기만을 바란다.


가족이라고 마냥 좋은 것만 나누며 살 수 없다. 좋은 엄마로 평생을 산 레이코... 자신으로 인해 가족들이 힘들어지는 것을 피하고 싶다. 허나 현실은 그녀의 바램과는 다르다. 우리나라도 그렇지만 일본은 호황기의 경기가 막을 내리면서 무리한 대출로 구한 집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가정이 많다. 가족이지만 힘들기에 외면하고 싶은 마음이 들 수도 있고 서로가 모른 체 지내는 경우도 있다. 레이코의 가족은 어려움이 닥이자 서로의 몫에 대한 자신들의 자리를 들여다보고 나름의 해결점을 찾고자 노력한다. 레이코의 병이 아니었다면 대면대면 겉모습만 가족으로 살아가는 모습을 지녔을 수도 있지만 어려움을 통해 자신을 반성하고 가족의 새삼 소중함을 느낀다.


보기에 따라서는 흔히 보는 신파극과 별반 다르지 않다. 롱런하고 있는 연극 '친정엄마와 2박 3일'이나 신경숙 작가의 '엄마를 부탁해'가 저절로 연상이 될 정도로 엄마, 가족이란 의미, 소중함을 새삼 돌아보게 되는 책이다. 서로가 가진 아픈 부분을 외면하지 않고 직시하며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를 꾀하는 레이코 가족의 모습에 흐뭇한 미소가 지어지고 마음이 따뜻해진다.


일인 가구, 부부만 지내는 가구가 점차 늘어나고 가족간의 소통 역시도 적어지고 있다. 나를 중심으로 한 세계에 가족도 분명 큰 부분을 차지한다. 가족의 진정한 의미를 돌아보며 마음이 따뜻해진 시간을 갖게 한 '이별까지 7일'.. 영화도 개봉하니 책에서 받은 느낌을 영화에서도 느끼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