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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작 걸지 마
수작가 글.사진, 임선영 그림 / 별글 / 2014년 12월
평점 :
너무나 짧은 글과 그림 속에 담겨진 가슴 떨리는 인생이야기를 담고 있는 책 '수작 걸지 마'.. 책의 뒤 표지에 이런 글이 있다. '폰'으로 찍고 '마우스'로 그리 당신도 할 수 있는 그런 수작... 누구나 쉽게 나만의 이야기를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이 드는 글귀다.

전 국민이 사랑하는 술 소주.. 나 같은 어설픈 술 사랑이에게 처음처럼은 말 그대로 소주를 처음 마신 술이다. 지금이야 소주를 그나마 몇 잔 마실 수 있지만 예전에는 쓰기만 한 소주를 마실 수 없어 맥주만 마셨다. 소주의 참맛을 안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처음처럼은 이름만큼이나 특별한 의미를 가진 소주다. 앞으로 얼마나 너를 더 만나야 나도 저자의 글처럼 엔돌핀을 전해주는 즐거운 두근거림을 알게 될지...

술을 담으면 술통, 물을 담으면 물통.. 막걸리가 국민적인 음료일 때는 주전자에 막걸리를 담아 심부를 했다는 이야기를 TV이나 지인들의 이야기를 통해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다. 난 한 번도 막걸리 심부름을 해 본적이 없다. 양은 주전자를 집에서 본 기억 역시 없는 거 같다. 그래서인지 양은 주전자가 술통이었을 때는 친구들과 함께 간 주점이 처음이다. 들어서 알고는 있었지만 주전자에 담아 먹는 막걸리의 맛.. 그 때의 순수했던 열정, 순정, 어리석음 등이 왜 이리 그리운 것인지... 그 시절 그 친구들은 어디서 무엇을 하는지... 그립다.

처음 결코 쉽지 않다. 첫사랑, 첫키스, 첫직장, 첫여행 등등... 처음이란 단어가 주는 남다른 의미가 있다. 그래서인지 첫자가 들어간 단어에 유독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짧은 글과 사진이 담겨진 '수작 걸지 마'는 시쳇말로 ‘개수작’과 ‘엉큼한 마음’을 가득 담은 책이다. 엉큼한 것만이 있다면 크게 마음을 끌지 않았을지 모른다. 엉큼한 마음속에 따뜻함이 묻어나 있기에 평범하고 소소한 이야기가 포근하게 다가온다. 나도 일상에서 순간순간 떠오르는 생각과 한 번씩 멈추어 찍게 되는 핸드폰 사진을 나만의 이야기로 꾸며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쉽게 찍을 수 있는 사진과 짧고 소박하고 간단한 이야기에 따뜻함이 전해져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