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고양이

콩고양이 1 - 팥알이와 콩알이
네코마키 지음, 장선정 옮김 / 비채 / 2014년 12월

나중에 반려동물을 키운다면 강아지 보다는 고양이를 키우고 싶다. 요즘은 귀여운 고양이의 모습을 닮은 책들이 심심치 않게 출간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비채에서 나온 '콩고양이'는 대가족 안에 두 마리의 고양이가 들어오면서 벌어지는 소소한 일상들이 따뜻하게 전해지는 책이다.

처음부터 두 마리의 고양이를 입양하려고 한 것은 아니다. 한 마리만을 원했지만 결국 팥알과 콩알...  두 마리의 고양이 주인이 되어버렸다. 두 마리의 고양이의 눈에 비친 가족들의 모습이 하나같이 개성 넘치지만 무엇보다 팥알과 콩알이 주는 귀여움에 푹 빠져들게 한다.

 

고양이를 싫어하는 엄마와 내복만 입고 생활하시는 고양이 주인의 할아버지가 나올 때면 나도 모르게 자꾸만 웃음이 난다. 팥알과 콩알이 너무나 좋아하는 참치회를 미끼로 다른 사람에게 고양이를 가져가라는 문구를 남긴 상자를 이용할 정도로 고양이가 싫은 엄마... 엄마와 달리 고양이에게 은근 애정 어린 시선과 무심한 듯 사랑을 쏟는 할아버지의 대조적인 모습이 비교된다. 팥알과 콩알은 가출을 감행하기도 하고, 한 공간에서 변을 볼 수 없다는 팥알의 말에 왜 이리 웃음이 나는지.. 둘이서 숨바꼭질을 한다며 상자 안에 들어 있는 휴지를 다 꺼낸 대목에서는 이것이 고양이의 습성인가 하는 생각이 들어 웃게 된다. 이외에도 소소한 팥알과 콩알의 에피소드에 미소 짓게 된다.

팥알이와 콩알이의 눈에도 존재감이 전혀 없어 보이는 고양이 주인 아버지... 고양이들의 눈에는 투병인간처럼 보이는 것은 물론이고 아내의 눈에도 보이지 않는다. 물론 아내의 소리를 듣고 살금살금 자리를 뜬 것이지만... 일반 우리네 가정에서도 아버지들의 존재감은 어머니들에 비해 약하다. 그래 생각이 들어서인지 살짝 슬프게 느껴진다.

나무에서 떨어진 고양이로 인해 얼굴에 훈장을 달은 것도 모자라 팥알이와 콩알이로 인해 안경남의 피규어가 수난을 겪는다. 컴퓨터 사고까지 겹쳐지자 팥알이와 콩알이는 안경남의 방에서 쫓겨난다.

분명 말썽꾸리기 고양이 두 마리의 모습을 하고 있는 팥알이와 콩알이.. 그럼에도 사랑스럽다. 책은 전반적으로 팥알과 콩알은 물론이고 모든 그림이 심플하고 가볍게 그려져 있다. 묵직함이 느껴지는 그림도 아니고 여백 또한 꽤 많은 편이다. 그럼에도 책을 보고 있으면 두 마리의 고양이 팥알과 콩알의 모습이 귀엽고 사랑스러워 나도 모르게 빠져든다. 반려동물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이 책 속에 담겨져 있어 책을 읽으며 빨리 고양이를 키우고 싶은 욕구를 자극한다.

팥알이와 콩알이를 담은 책이 일본에서는 출간과 함께 엄청난 인기를 얻어 곧 다음편이 출간된다고 한다. 팥알이와 콩알이가 커갈수록 예상치 못한 행동들로 인해 더 큰 재미를 줄 거란 생각이 들기에 다음이야기가 궁금하고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