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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들의 문장강화 - 이 시대 대표 지성들의 글과 삶에 관한 성찰
한정원 지음 / 나무의철학 / 2014년 11월
평점 :
절판
평소에 글을 잘 쓰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생각처럼 쉽지 않다. 그래서인지 글쓰기에 대한 책이 나오면 자연스럽게 관심이 간다. 명사들의 문장 강화는 이 시대를 대표하는 명사 열 분의 글쓰기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명사들은 어떤 글을 쓰고, 어떤 방식으로 글쓰기를 쓰는지, 그들이 글쓰기를 하는 이유와 인생을 만날 수 있다.
매번 노벨문학상이 무라카미 하루키와 더불어 우리나라의 고은 시인이 거론된다. 시를 왜 쓰는지에 대한 너무나 뻔 한 질문은 아무런 의미를 갖지 못한다며 시가 곧 고은 시인 자체다. 사실 고은 시인이 승려였다는 것을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생물학자가 되지 않았다면 춤꾼이 되었을 거라고 밝히는 최재천 교수... 그는 글쓰는 것을 좋아하며 글을 읽는 독자가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것에 중점을 둔다. 스스로 글쓰기에 대한 만족을 얻기 위해 미리 쓰고 100번은 고치기를 반복한다.
글을 잘 쓰고 싶은 사람은 자기 자신의 경험을 담아내는 글쓰기부터 시작하라고 말하는 김홍신 작가, 동서양을 아우르는 폭넓은 역사 지식을 가진 번역가 남경태님은 읽는 사람이 쉽게 읽을 수 있는 글을 쓰는 배려의 글을 쓴다. 너무나 많은 타이틀을 가진 독서광 장석주씨는 시인을 꿈꾸며 글을 쓰기 시작했다. 꾸밈이 없는 담백하고 간결하며 힘찬 정직한 문장의 글을 쓰려고 노력한다. 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책 읽는 시간과 돈을 아끼면 안 된다고 말한다. 개인적으로 그리 좋아하는 않는 작가 마광수 교수의 '즐거운 사라'를 출간하면서 그는 구치소에도 투옥되고 경제적으로 심한 타격을 받기도 한다.
"글은 읽는 사람 입장에서 서야 해요. 자기만의 이야기는 일기장에 쓰고 남에게 보여주는 글은 독자 입장에서 써야 합니다. 그렇지 않은 글은 위선이라고 생각해요." -p195-
대장금, 선덕여왕, 뿌리 깊은 나무 등 최고의 인기드라마를 쓴 김영현 작가는 예능작가로 시작해 드라마 작가로 성공한 사람이다. 김영현 작가는 글을 쓰기 위해서는 책을 많이 읽고 항상 모든 것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신세대 젊은 인기 작가 중 한 명인 이지성 작가... 책과는 상관없는 생활을 하다 인문학에 관심을 가지면서 시인이 되고 싶어 한다. 옥탑방 생활을 견디며 그는 어려운 사람들의 희망이 되는 글을 쓰기 시작한다. 평소에 자기계발서 조금 멀리하려고 노력하는 편인데 이지성 작가의 글에는 끌린 이유가 그가 누구보다 치열한 삶을 견디어 낸 장본이라 그런 거 같다. 마지막으로 생태학자 우석훈님의 글은 읽은 적은 없지만 너무나 많이 들어 알고 있다. 한동안 개그우먼 김미화씨와 함께 진행한 팟캐스트도 나름 열심히 들은 기억이 있기에 그가 낯설지 않다. 사전 준비를 철저히 하기에 퇴고에 하지 않는다는 그... 죽지 않기 위해 책을 읽는다는 그의 이야기가 왜 이리 머리에 머무는지... 사는 게 바빠, 시간과 돈이 아까워 많은 사람들은 책과 친하지 못하다.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책과 친해지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열 분의 명사들은 하나같이 지독한 책벌레다. 그들은 많은 책을 읽었고 자신들이 좋아하는 책과 글쓰기에 대한 이야기를 솔직 담백하게 들려준다. 무엇보다 명사들은 하나같이 얼마나 책을 가까이 하는지에 대한 물음을 던진다. 글을 잘 쓰고 싶은 마음이 있기에 앞으로 더 열심히 독서에 시간과 돈을 투자할 생각이다. 좋은 글쓰기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고 배울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