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드롭
데니스 루헤인 지음, 조영학 옮김 / 황금가지 / 2014년 11월
평점 :
절판


자신만의 확실한 색깔을 가지고 있는 작가 데니스 루헤인의 신작 '더 드롭'... 여전히 어둡고 암울한 분위기를 품어내는 느와르 소설의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책이다. 더 드롭은 단편소설 '개를 데리고 다니는 남자'를 장편으로 만든 작품으로 내년에 개봉을 앞두고 있다.

 

커즌 마브의 술집을 운영하는 이종사촌형 마브는 외상값을 갚지 않으며 늦도록 앉아 있는 노파를 보며 바텐더 밥에게 짜증을 털어 놓는다. 밥은 불편하다. 노파에게 외상값을 말하는 자신의 모습에 짜증이 나지만 어쩔 수 없다. 자신의 돈을 보태 노파의 외상값을 내는 밥은 사랑도 많고 마음도 선하지만 상대가 자신에게 관심을 보이면 5분도 제대로 이야기를 하지 못하는 외로운 남자로 무엇보다 그는 자기 자신을 믿지 못하는 남자다.

 

뒷정리를 하던 중 쓰레기통에서 우는 소리가 들린다. 쓰레기통 속에 있는 너무나 마르고 피가 흐른 어린 강아지 한 마리... 한때 동물 보호 단체에서 수의사 보조로 일한 경험이 있는 나디아란 여인이 개를 안고 있는 밥에게 말을 건다. 나디아의 말대로라면 그가 개를 맡지 않으면 개는 또 다시 위험에 처해질 정도다.

 

마브는 커즌 마브 술집의 실제 주인이 아니며 지금은 장물업자로 지역 갱단의 자금을 이송처로 활용되는 '드롭' 중 하나다. 헌데 2인조의 복면강도가 나타나 잠시 맡고 있던 갱단의 돈을 가지고 사라진다. 목면강도에게 상처를 입은 동료는 사라지고 밥과 마브는 그가 궁금하다. 사라진 돈으로 인해 위험에 처한 마브와 밥... 돈을 하루 빨리 찾아야하는데 경찰들은 오히려 커즌 마브의 술집을 의심한다.

 

로코와 함께 하는 생활에 익숙해지고 점점 좋아지는 밥에게 자신이 그가 기르고 있는 개의 주인이라는 남자 에릭이 찾아온다. 범죄를 저지르고 감옥에 있다 온 전력이 있는 남자로 말하는 것도 그렇고 아주 못된 남자다. 밥이 아끼는 개를 데려가는 대신 그는 현금 만 달러를 요구한다. 나디아는 에릭의 과거 여자친구다. 밥은 나디아에 대한 분노도 잠시 나디아와 로코, 그리고 자신을 위해 에릭의 요구를 들어 줄 생각이다.

 

로코... 개를 키우며 훈련시켜 세상을 더 즐기며 살고 싶은 남자 밥이 조금은 우유부단한 면이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들게 한다. 허나 그가 보이는 마지막 반전은 왜 이리 통쾌한지.... 세상에 죽어도 마땅한 사람은 없다고 하지만 에릭이란 인물은 살아 있으면 세상에 해가 될 뿐이다.

 

이번에도 역시나 데니스 루헤인만이 가진 유머가 돋보인다. 느와르 장르에 100% 공감하면서 읽는 편은 아니지만 이번 작품은 기존의 작품에 비해 더 몰입도가 좋다. 군더더기 없는 간결하고 냉소적인 이야기지만 밥이란 주인공의 눈을 통해 바라보는 세상에 빠져 들어 즐겁게 읽었다. 미국식 유머와 느와르를 느끼고 싶은 독자라면 이 책 놓쳐서도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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