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을 줄 몰랐어
모르강 스포르테스 지음, 임호경 옮김 / 시드페이퍼 / 2014년 11월
평점 :
품절


실제로 일어난 충격적인 사건을 다룬 실화소설이란 것을 알고 읽으면 더 섬뜩하고 무섭게 다가온다. 범인들은 물론이고 피해자의 모습이 머릿속으로 연상이 되어 더욱 사실감 있게 다가오는 것이 실화소설이다. '죽을 줄 몰랐어'는 프랑스를 한 순간에 공포로 몰아 놓은 유대인 납치 살인을 다룬 실화소설이다. 제목이 죽을 줄 몰랐어.. 제목부터 심상치가 않다.

 

납치를 주도하며 주인공이라고 볼 수 있는 야세프는 코트디부아르 출신의 스물다섯 살 흑인 청년으로 프랑스인이다. 감옥에서 지낸 그가 돌아와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다. 원하는 직장은 그가 범죄자라는 이유로 원하지 않는다. 가뜩이나 성격도 불같고 급한 야세프는 하루 빨리 돈을 벌고 싶은 생각뿐이다.

 

야세프는 열아홉 살의 남성적인 외모를 가진 마엘.. 누구나 맘이라고 부르는 소녀로 야세프의 계획하는 납치사건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돈이 된다고 여겨지는 납치할 대상이 생기면 미끼가 될 여자들을 끌어오는 맘... 그녀는 이란 출신의 이슬람교도인 날씬하고 매력적인 예쁜 소녀 젤다를 이용해 돈이 되는 남자를 납치하기로 공모한다.

 

야세프와 그의 패거리들은 유대인 청년 엘리를 납치하기 전에도 단숨에 돈을 벌기 위해 여러 번 납치 계획을 세우고 실패를 경험한다. 한 탕으로 큰 몫을 잡고 싶은 마음이 큰 야세프는와 그의 일행은 휴대폰 매장의 종업원인 엘리가 젤다에게 잘 보이기 싶어 허풍을 떤 이야기를 토대로 그의 가족이 돈을 충분히 줄 수 있다는 생각에 범행을 계획하고 실행에 옮긴다. 허나 계획과는 다르게 엘리와 그의 가족은 돈이 없으며 시간이 점점 흐르자 야세프는 물론이고 납치 사건에 가담한 인물들은 불안해지기 시작한다. 야세프의 요구는 경찰의 중재로 점점 더 낮아져만 가고 이마저도 확실치 않기에 계획에서 이탈하는 인물들이 생겨난다. 잡힐지 모른다는 불안감은 야세프 일행을 힘들게 하는데... 납치사건을 주도한 야세프는 결단을 내리게 된다. 큰마음을 먹었는데 생각지도 못한 엘리의 행동 하나가 야세프를...

 

돈을 벌기 위한 유대인 납치사건이 인종문제, 이슬람 테러란 커다란 사건으로 커진 원인에는 언론매체의 영향이 지대하다. 엘리의 납치사건에 잡힌 야세프가 재판을 받는 과정에서 보여주는 그의 행동을 보면 흑인에 이슬람교도란 이미지와 종교문제, 가난한 이민자란 이미지를 어떻게 하면 더 부각시킬지 여실히 보여주기 때문이다.

 

르포 형식의 스토리 진행은 유대인 납치살해사건과 이와 관련 있는 인물들에 대한 취재를 통해서 만들어가는 이야기라 마치 현장에 있는 것처럼 생동감 있게 다가온다. 한 가지 재밌는 것은 젤다가 휴대폰 매장을 찾았을 때 우리나라의 삼성 휴대폰 이름을 말하기에 살짝 놀랐다.

 

분명 사람을 납치하는 것은 죄다. 그보다 더 나쁜 것은 죄를 바라보는 언론의 보도가 아닐까 싶다. 실제로 곧 있을 대선과 맞물러 정치적인 모션을 보인 정치인들의 모습이 왜 남의 나라 일만으로는 보이지 않는지... 우리나라 정치인들 역시 다른 모습의 정치쇼를 곧잘 하는 모습이 연상이 되어 씁쓸하게 다가온다.

 

충격적인 실화사건을 다룬 '죽을 줄 몰랐어'... 가난한 이민자로 프랑스에서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힘들지... 그들의 삶의 모습이 연상이 되어 암울하게 여겨지며 인간 마음속에 담긴 욕망이 잘 들어낸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