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겨요, 어느 날 - 사랑도, 일도, 행복도
이윤용 지음 / 김영사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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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人 가구가 점점 더 늘어날 전망이다. 지금도 혼자 사는 사람들을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다. 결혼한 기혼자의 입장에서 봤을 때 혼자 산다는 것 괜찮다. '생겨요, 어느 날'은 '두 시의 데이트 박경림입니다'의 메인작가 이윤용씨가 낸 첫 번째 에세이다. 솔직히 이 책 너무 귀엽고 사랑스럽다. 혼자라서 느끼는 감정들에 이야기지만 내가 읽어도 충분히 공감이 된다. 그녀가 풀어놓는 담백하고 솔직한 삶, 일상이 보는 내내 미소 짓게 하며 예쁘게 다가온다.

 

혼자라서 좋은 점 중에 하나는 자신이 번 돈으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살 수 있다는 것이다. 기혼자라고 쇼핑의 즐거움을 모르는 여성은 극히 드물고 사고 싶은 것도 많다. 허나 남편, 아이들이 밝혀 자신의 물건보다는 가족들의 물건을 먼저 구입하게 된다. 혼자라서 좋은 점을 사고 싶은 것을 마음대로 살 수 있다는 장점, 허나 저자는 부모님과 함께 살 때 옷을 사도 눈치를 봐야하는 상황에 넘쳐나는 옷에 대한 이야기는 충분히 이해가 된다. 차이가 있지만 예전 옷을 못 버려 장롱 가득 쌓아두고 있는 나로서는 옷은 많은데 입을 것이 없다는 현실이 더 슬프다.

 

얼마 전에 TV에서 보았는데 혼자서 식사하는 사람들을 위한 배려로 칸막이를 설치한 식당이 나왔다. 일본에서 이런 모습의 식당이 흔하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우리나라는 다 같이 밥을 먹는 문화가 일반적이고 많은 식당에서는 1人을 기준으로 파는 음식에 제한 것이 경우가 많다. 마흔 넘은 나이에도 여전히 혼자서 식사하는 것에 불편함을 느끼는 저자... 나는 기혼자지만 식당에서 혼자 밥을 먹지 못하기에 그 마음이 충분히 공감이 된다. 혼자서 먹는 식사가 더 이상 불편해지지 않는 시대가 곧 오지 않을까 싶다.

 

소개팅 나가 속인 나이 이야기, 더 많이 사랑하는 쪽이 결국에는 승리한다는 이야기, 혼자 살기에 어쩔 수 없이 조카에게 받게 되는 택배 문자 등에 끄덕여진다. 욕실 바닥에 엄청나게 빠지는 머리카락,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조금 심한 귀차니즘과 홈쇼핑 실패담은 내 이야기인데 완전 공감하며 보게 된다. 연애 따로 결혼 따로 란 말을 너무나 자연스럽게 하는 젊은이들이 늘어났다. 젊다는 것이 특권이라면 특권이다. 연상연하 커플로 군대 간 남자친구를 기다리며 반대를 무릅쓴 결혼을 생각하는 후배의 모습에 저자가 느끼는 감정은 예전 내 여동생에게 느낀 감정과 같아 말려야지 하면서 읽었다. 대책 없다고해야 하나 혼자기에 가능한 거라 말해야하나.. 그럼에도 청약저축을 해지하고 떠나는 여행이 마냥 부럽다. 참으로 많은 이야기들이 짧지만 아기자기하고 감각적이다.

 

 

쓰잘데기 없는 공상을 한 번씩 한다. 가족이 아닌 온전히 혼자만이 지낼 수 있다면... 제일 먼저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아무런 망설임 없이 장기간의 배낭여행이다. 가족과 함께 여행도 충분히 좋지만 한 번씩 미치도록 혼자만의 여행 공상을 하는 나로서는 저자의 즉흥적이다시피 한 여행이 마냥 부럽다.

 

서로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환상, 아쉬움이 어느 정도 있다. 혼자이기에 다른 사람과 함께하는 생각을 가지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시대가 변하여 나이를 먹어도 혼자인 사람들이 많다. 내 친구들 역시 적지 않은 나이임에도 여전히 소녀와 같은 환상을 가진 올드미스가 셋이나 된다. 그 친구들과 만나면 내가 너무 아줌마가 된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되지만 여전히 백마 탄 왕자님은 아니라도 자신을 많이 좋아해주는 멋진(여러 의미에서) 남자가 나타날 거란 꿈을 가진 친구들이 마냥 귀엽고 한편으론 아닌데 느끼는 것은 결혼을 해서 살아보았기에 느끼는 감정일 것이다.

 

어리고 젊기에, 남녀 간의 관계에 서툴기에, 세상사는 것에 익숙해지는 이야기 등등 시간이 흐르고 삶에 대한 연륜이 생겼기에 앞으로의 저자는 서툼은 줄고 슬기로운 솔로의 생활을 즐기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 그녀에게 힘내라는 응원의 박수를 쳐주고 싶다. 글, 일러스트 모두 예쁜 책과 함께 인간 냄새나는 솔로의 모습을 엿 본 즐거운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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