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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 밖으로 나온 한국사 : 선사~고려 - 한 권으로 읽는 쉽고 재미있는 한국사 여행 ㅣ 교과서 밖으로 나온 한국사
박광일.최태성 지음 / 씨앤아이북스 / 2014년 10월
평점 :
품절
역사를 제대로 알아야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고 말하면서도 현실은 암울하다. 입시위주의 공부를 하다보니 역사는 필수가 아닌 선택으로 제대로 역사에 대한 공부를 할 여건이 마련되어 있지 못하다. 한국인이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한국사의 커다란 사건들을 한 권에 담아낸 '교과서 밖으로 나온 한국사' 방대한 분량이라 총 두 권으로 나누어져 나왔다. 내가 본 이야기는 선사시대부터 고려시대까지의 이야기다. 학교에서 배우고 책이나 기타의 매체를 통해 보고 들었던 이야기지만 사는 것에 바빠 잊어먹었던 내용들이 많아 새삼 역사의 중요성을 느끼게 된다.
우리나라에 구석기 시대 유물들이 많은지 적은지 조차 모르고 있다. 책에서는 구석기 시대 유물들이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를 한반도 지도를 통해 보기 쉽게 보여주면서 시작한다.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로 많은 고인돌을 보유한 나라란 것도 처음 알았다. 너무나 많은 고인돌로 인해 청동기 시대의 다양한 모습이 가려졌지만 고인돌 뿐만 아니라 청동기 시대 유물들이 1969년 대전에서 대거 발견되었으며 여기에는 정확한 쓰임새는 모르지만 당시 사람들의 생활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물건들이다. 무엇보다 청동기 시대에 우리 민족 최초의 국가, 고조선이 등장했다.

고구려, 백제, 신라의 삼국시대... 허나 우리는 철기 문화를 꽃피운 가야의 역사를 외면할 수없다. 고대는 삼국이 아니고 사국시대였다고 당당히 말하는 저자...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에서 분명 가야, 부여를 담고 있으면서도 이들을 국가로 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지 의문이 생긴다. 금관가야, 대가야를 포함 600여 년의 시간을 차지하고 있는 가야지만 여러 나라로 나누어 소국이 연맹체를 이루는 단계에 머물러 있었기에 고대국가로 발전한 고구려, 백제, 신라와 달리 부족하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소국 연맹체로서 고대국가로 발전하지 못한 점을 제외하면 삼국과 차이점을 찾을 수 없기에 앞으로는 가야를 포함한 사국시대라고 바꿔 불러야 하고 책에도 반영해야 한다고 저자는 밝히고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삼천궁녀는 존재하지 않았지만 백제 의자왕은 주변 정세를 제대로 파악하는 능력이 부족했다. 그로인해 나당연합군에 패하여 이른 항복으로 무너지고 만다. 수와 당과의 싸움으로 국력이 약해진 고구려는 연계소문으로 인해 분열된 상태에 빠진다. 헌데 궁리에 몰린 신라가 고구려에 도움의 손을 뻗었다가 거절당하자 당의 도움을 요청한다. 이것이 문제였다. 김춘추가 은밀히 제안한 고구려 영토 깊숙이 보급선을 제공한다는 제안에 당을 움직이고 결국 백제가 무너지면서 당나라의 속마음과 신라의 속마음이 서로 다른 방향을 향하며 나당 전쟁이 된다.
개인적으로 당나라의 도움을 받은 신라가 삼한을 통일하지 않고 고구려가 자력으로 통일을 이룩했다면 얼마나 많은 것들이 달라졌을지 역사책을 보다보면 한 번씩 생각하게 된다. 신라를 도운 당의 세력이 약해져서 혼란스러웠을 테니 우리의 힘은 더 멀리 뻗어나가지 않았을까 싶다. 다양한 교류도 활발해져 점점 더 부강한 나라가 되지 않았을 런지... 무엇보다 일제 식민지는 없었을 거란 생각이 든다. 다 부질없는 생각인 줄 알면서도 역사책 보다보니 나도 모르게 샛길로 잠시 빠져 이런 생각까지 하게 된다.
엄청난 시간대의 역사를 다루고 있지만 이미 학교에서 배운 것이라고 시간이 흘러서인지 새롭게 느껴져 즐겁게 읽게 된 책이다. 역사소설처럼 막 빨려드는 재미는 아니지만 지난 우리의 역사를 다시 한 번 돌아보는 시간이 된다. 역사에 흥미가 적은 독자라도 이해하기 쉽게 한 눈에 볼 수 있는 컬러 사진들이 많이 담겨 있어 도움이 된다. 지난 역사의 유물이나 흔적들을 직접 보려는 사람들이 어디를 가야할지 한 시대가 끝나면 길 따라 배우는 역사란 이름으로 알려주고 있다. 역사에 관심 있는 청소년, 어른 구분 없이 읽으면 좋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