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쓸해서 비슷한 사람 - 양양 에세이
양양 지음 / 달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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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추워질수록 따스한 온기가 그립다. 분명 나 혼자만 느끼는 감정은 아닐 것이다. 추워지면서 자꾸만 더 센치해지고 외로워지는 마음이 들곤 하는데...  조금은 생소한 뮤지션이 양양 씨의 '쓸쓸해서 비슷한 사람'이란 책 제목을 보면서 어 저런 나와 비슷한...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다.

 

양양 씨는 무명가수에 무명작가라고 자신을 소개한다. 난 아직 그녀의 노래를 들은 기억이 없다. 음악에 있어서 조금은 편중된 성향이 유독 심하기에 라디오에서 흘러나오지 않는 이상 난 주로 내가 구입한 CD, 다운로드를 통해서 노래를 듣다보니 좋아하는 가수에 대한 충성도는 높지만 다른 뮤지션의 노래를 들어 볼 기회는 적은 편이다. 내가 모르는 뮤지션 양양씨의 노래가 아닌 글은 어떤 느낌일지 궁금하다.

 

살다보면 위로 받고 싶은 순간이 있다. 누구에게도 말하기 싫지만 아무런 이유 없이 따스한 눈길 한 번, 몸짓 하나, 위로가 되는 말 한마디가 소중한 순간... 내 이야기는 분명 아니지만 마치 나에게 말을 걸듯 위로가 되는 순간... '쓸쓸해서 비슷한 사람'이 나에게 그런 시간을 주었다.

 

결혼을 하고 내 손으로 밥을 지어 먹으면서도 친정엄마가 해주시는 밥이 그리울 때가 있다. 가족이 있기에 어쩔 수 없이 밥과 반찬을 만드는 나와는 달리 혼자 살면서 음식을 만들어 먹으려는 양양씨가 대단하다. 재료 본연의 맛에 충실한다는 이야기를 보면서 나 역시도 맛을 결정하는 간맞추기에 관해서는 자신 할 수 없기에 재료에 충실한 맛을 내려고 노력하지만 쉽지가 않다.

 

하루에도 서너 통씩 걸려오는 이런저런 마케팅과 관련된 전화로 인해 겪게 되는 의도치 않는 상대에 대한 미안함, 오뎅이란 글자 두 개를 쓰지 않아 잠시나마 부산으로 여행을 다녀온 기분을 느끼게 해주는 문자, 기숙사에 있는 딸과의 오래간만의 만남에서 공부와 관련된 이야기 말고는 별로 할 이야기도 없고 따지듯 묻고 답하는 이야기를 통해 지금 이 나라에 살고 있는 많은 학부모와 학생의 모습이 보여 안타까움을 전해준 이야기, 여행지에서 먹는 국밥이 더 따뜻한 이유는 국밥집 소녀가 보여주는 따뜻한 미소가 있기 때문이란 생각이 드는 이야기 등등 .. 읽다보면 슬픔이, 외로움이, 쓸쓸함이 전해져 오지만 어느 순간 이 모든 것을 따뜻하게 감싸주는 온기를 느끼게 된다.

 

뮤지션이고 뮤지션으로 살아갈 저자지만 그녀의 글 속에는 우리네 삶에서 만나게 되는 소소한 일상들이 담겨 있다. 그녀의 이야기 속에 나를 발견하는 순간도 있고 내 이웃, 내 가족의 이야기를 발견하기도 한다. 양양씨의 책이 처음이지만 느낌이 좋아 그녀의 노래도 듣고 싶어진다. 그녀가 부르는 노래는 어떤 느낌일지... 내가 좋아하는 작가인 이병률님은 양양씨의 노래를 들으면 웃음이 번지며 행복해진다고 한다. 도대체 어떤 음색을 가지고 노래를 부르기에 이런 찬사를 했는지 나 역시도 그녀의 맑은 노래를 듣고 행복한 미소를 짓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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