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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어우동, 사랑으로 죽다 : 김별아 장편소설 ㅣ 김별아 조선 여인 3부작
김별아 지음 / 해냄 / 2020년 2월
평점 :
판매중지
희대의 방종녀란 이름으로 불리운 어우동... 남자가 아닌 여성이 이토록 성에 대해 자신의 욕구를 마음껏 들어낸 조선 여인은 없었다. 신분, 나이를 넘어 자신이 끌리는 남자라면 그 누구라도 자신의 손아래 굴복 시킨 여인... 우리는 그녀를 색을 밝힌 색녀, 음탕한 여자라고만 말할 수 있는가? 여성이 가진 매력을 가지고 남자들을 마음껏 자신이 원하는 모습으로 이끈 조선여인 3부작 시리즈 중 하나인 '어우동, 사랑으로 죽다'... 사랑이 무엇이기에 어우동은 사랑 때문에 죽음을 맞았는지 궁금했던 책이다.
남부러울 것 하나 없어 보이는 가문에서 태어난 박어우동.. 허나 이 가족의 모습은 요즘 말로하면 막장드라마 속 모습 그대로다. 가족이란 이름으로 살고 있지만 서로를 원수 보듯이 대하며 지낸다. 서로가 별로 좋지 않은 궁합이지만 한시라도 빨리 집에서 벗어나고 싶은 어우동은 세종대왕의 형인 효령대군의 손자며느리로 태강수 이동의 아내가 된다.
여자나 남자나 좋은 사람을 배우자로 만나야 한다. 어우동은 겉도는 남편으로 인해 아이를 낳았지만 외로운 생활을 이어간다. 그녀의 즐거움은 친정집에서부터 몸종 장미와 옷을 바꿔 입고 행하는 바깥나들이다. 바깥나들이로 인해 아니 기생에게 정신이 팔려 기생이 원하는 방향대로 어우동을 내치고 싶은 이동의 마음으로 인해 어우동은 쫓겨나게 된다.
빼어난 미색을 갖추었기에 남자들은 늘 어우동 주위를 맴돈다. 어우동 역시 소박을 맞으며 자신이 원하는 성에 대한 욕구를 맘껏 들어내며 거리낌 없이 행동한다. 어우동은 이름까지 바꾸며 욕망을 위해 살고 욕망에 의한 행복을 추구한다.
솔직히 그녀의 이런 모습이 매력적으로 느껴지지는 않는다. 열녀문을 받은 여인들처럼 쫓겨난 후에도 남편 이동을 바라보고 살아가는 모습을 원한 것은 아니지만 남자와의 육체적 결합만을 위해 상대의 됨됨이는 의미 없이 전혀 볼 생각조차 하지 않는 어우동의 욕망이 거북하다.
세상이 변하고 이제는 여자들도 자신의 욕망을 들어내는데 거침없다. 어우동은 믿는다. 사랑은 영원하다고... 다만 사랑의 대상은 변할 수 있다고... 육체적 사랑도 사랑이라고 믿었기에 한 사람에게 순정을 바치기 보다는 오는 남자 안 막고 가는 남자 잡지 않는다. 오히려 자신이 마음에 들면 적극적으로 그 남자의 몸과 마음을 취한다.
어우동을 중심으로 쓰였지만 한치 앞을 모르고 위태로운 시대적 배경이 잘 들어나 있다. 지금도 분명 어우동과 같은 여인은 좋은 말을 듣지 못할 것이다. 그럼에도 여자로서, 자신의 자유로운 인생에 대해 당당하고 거침없이 살다간 여인 어우동... 그녀의 굴곡진 인생을 김별아 작가의 손에 의해 흥미롭게 그려진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