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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의 그림자 그림자의 바다 ㅣ 십이국기 1
오노 후유미 지음, 추지나 옮김 / 엘릭시르 / 2014년 11월
평점 :

듣고 알고 있었던 매력적인 판타지 소설을 가제본 상태지만 드디어 읽게 되었다. '십이국기' 시리즈 중에서 첫 번째 이야기 달의 그림자 그림자의 바다'... 주인공은 자신이 반인이란 것을 모르고 살던 너무나 평범한 여고생 나카지마 요코의 결코 평범하지 않은 모험담을 담고 있다.
요코는 우리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소녀다. 공부는 곧잘 하였지만 가부장적이고 엄한 아버지의 뜻에 순응하며 자신이 입고 싶은 고등학교 교복을 포기할 정도로 다소 여리다. 학교에서도 옆친구가 왕따로 그 피해가 자신에게까지 불똥이 튈까봐 제대로 왕따 친구의 마음까지 헤아려 줄 만큼 여유가 없다. 긴 머리카락에 염색한 것이 아니냐는 말을 들을 정도로 붉은 빛이 도는 이유로 문제아처럼 취급 받기에 머리를 자르려고 마음먹은 그 날 학교에 한 남자가 요코를 다짜고짜 데리고 가기 위해 나타난다.
"당신은 제 주인입니다."란 말을 하는 의문의 남자 게이키.. 그는 적들이 쫓아온다며 막무가내로 요코가 자신을 따라 가기를 원하지만 요코는 이에 순응할 수 없다. 헌데 자신이 계속해서 시달리던 악몽 속 상항이 실제로 자신의 눈앞에 펼쳐지고 있는 것을 믿을 수가 없다. 요마들이 쫓아오는 급박함 속에서 어쩔 수 없이 요코의 몸에 조유가 들어간다. 자신의 뜻과는 상관없이 검을 휘두르는 요코... 이 모든 상항이 무섭고 두렵기만 하다. 두려운 나머지 눈을 감아버린 요코로 인해 조유는 힘을 쓰지 못하고 결국 요코 혼자 남겨지게 된다.
자신이 살던 세상이 아닌 낯선 세상에 뚝 떨어진 요코는 자신이 살던 곳으로 돌아가고 싶다. 요코의 검에 관심을 보이는 낯선 남녀는 물론이고 순수하게 자신을 도와주고 있다고 믿었던 여성의 본심은 생각지도 못한 것이라 요코는 도망을 친다. 노인에게까지 속임을 당하자 더 이상 믿을 대상이 없다고 요코는 느낀다.
불안정한 상태에 있는 요코에게 쥐의 모습을 한 라쿠슌을 만나게 된다. 요코가 처한 상항을 해결해 줄 인물을 같이 찾아가기로 한다. 그 길에서 또 다시 위험에 노출되고 요코는 라쿠슌을 두고 심각한 고민을 하게 된다. 우여곡절 끝에 모든 것을 이야기 해 줄 연나라 왕을 예상치 못하게 만나게 되고 그에게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요코는 비로소 알게 된다.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기에 선택만이 남았다.
판타지 소설인 줄 알고 있었지만 주인공인 요코부터 반인수란 설정이나 새로운 생명의 탄생이 우리가 알고 있는 당연한 진리 안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 흥미롭다. 선악과를 연상시키는 나무 열매를 통해서 모든 생명이 태어난다니.. 요코를 주인이라며 남다른 등장을 보였던 게이키... 기린이란 존재가 다른 어떤 책에서도 수호자의 역할로 나온 기억이 없기에 신선하고 흥미롭게 다가온다.
이제 겨우 요코가 자신의 존재 이유와 정체성을 알면서 이야기는 끝이 난다. 아직도 더 많은 이야기가 존재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다음이야기가 무엇일지 궁금증을 갖기에 충분하다. 기본적인 판타지 요소들이 듬뿍 들어가 있으면서도 마치 한 편의 대하소설을 보는 듯 스케일이 크다. 십이국기 안에 존재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물론이고 그들을 다스리는 나라의 왕들의 이해관계, 여기에 게이키, 라큐슌 등과 같이 반인수지만 꽃미남을 연상시키는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곳곳에서 등장한다.
일본의 판타지 분야 최정상에 있는 십이국기... 애니메이션을 통해 이미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첫 번째 요코의 이야기가 이렇게 흥미로운데 다른 편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을지 벌써부터 기대감이 생긴다. 얘기만 들었던 애니메이션도 찾아서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