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 가연 컬처클래식 20
이상민 지음, 유영선 각본 / 가연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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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영화를 향한 무한한 애정을 가진 유영선 감독의 영화 '마녀'를 책으로 만났다. 스릴러, 미스터리, 호러 소설을 이불 뒤집어쓰고 읽을 수는 있어도 영상물로 만나는 것은 극도로 꺼릴 정도로 공포영화를 좋아하지 않는다. 영화를 보지 못하는 아쉬움을 책으로나마 풀 수 있어 좋았고 누구나 한 번쯤 이런저런 들었을 법한 공포이야기를 따로 모아 책의 뒷부분에 담아낸 것도 흥미롭고 재밌다.

 

세영의 차분하고 착하게 보이는 이미지만을 보고서 부하직원을 뽑은 이선 팀장.. 헌데 그녀는 몇 달이 지나도 업무적으로 여전히 제 역활을 못하는 신입사원 세영이 답답하고 한심하다. 따끔한 한 마디를 통해 세영에게 자신이 맡은 일 처리를 원했던 것이 도리어 그녀를 옥죄어 오는 결과를 갖게 한다. 사실 현실에서는 아무리 상사라고해도 이런 조건을 내세우며 일을 재촉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선 역시 그만큼 세영이 자신의 일을 올바르게 해냈으면 좋겠다는 다소 강압적이고 팀장이란 지위를 한껏 이용하려던 것이었을 뿐인데...

 

세영의 모든 것이 의심스런 이선은 세영에 대해 조사를 시작한다. 세영을 아는 모든 이들은 이선에게 세영을 멀리하라는 경고를 한다. 세영이 학창시절 잠시나마 호의를 보였듯 여자선배를 통해서 예상치도 못한 말을 듣게 되는데...

 

세상에는 이해되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무엇이 진실인지 알 수 없는 사람... 세영이 딱 그런 사람이다. 그녀가 말한 내용 속에는 진실은 하나도 없다. 세영이 다른 사람들의 사랑을 너무나 원하지만 정작 누구도 그녀를 사랑할 수 없다. 내가 사랑을 못 받아도 괜찮다. 사랑이 넘치는... 누군가의 관심과 사랑에 있는 사람을 결코 편안히 바라볼 수 없는 것이 문제다.

 

섬뜩할 정도로 컵이나 연필의 일부분을 아무렇지도 않게 먹거나 스스로 상처를 입히는 것은 물론이고 누군가의 모를 방문을 알기 위해서 놓아 둔 압정, 약속을 지키라며 천연덕스럽게 가위를 들고 있는 모습은 '마녀'란 제목과 세영이란 인물이 너무나 잘 맞아 떨어질 만큼 섬뜩하면서도 무서운 존재로 다가온다. 보너스로 독자들에게 들었던 실제 괴담을 따로 구성해 놓은 부분 역시 짧지만 그 느낌은 너무나 무섭다.

 

우리나라 공포, 호러 소설의 재미가 갈수록 좋아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항상 다른 나라 장르소설에 비해서 우리나라 장르소설이 다소 약한 것은 아닌가 늘 아쉬움을 가지고 있었는데 '마녀'를 보면서 앞으로 더 재밌는 장르소설을 기대해도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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