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러질 때마다 일어서면 그만,
이외수 지음, 정태련 그림 / 해냄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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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만의 확실한 글쓰기가 있는 이외수 작가님의 글은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지 않지만 짧은 글 속에 담겨진 깊은 의미와 뜻은 늘 감동적으로 다가온다. 이번 신작 '쓰러질때마다 일어서면 그만,'에서는 그 동안 같이 작업을 해 오신 정태련님과 다시 한 번 의기투합하여 만든 작품이다. 글을 통해 항상 이런저런 생각을 이끌어내는 이외수 작가님과 무척이나 섬세하고 생명력이 느껴지는 정태련님의 세밀화는 여백이 주는 정갈하고 고요한 아름다움에 바라볼수록 빠져든 책이다.

 

총 다섯 장으로 이루어진 글에는 각각의 주제에 맞는 글이란 느낌도 있지만 순서에 상관없이 평소에 생활에 묻혀 지나치기 쉬운 것들에 대한 이야기라 더 깊이 있게 다가온다는 느낌을 받는다. 헌데 각장의 시작부분에 있는 숫자들의 의미는 무엇인지... (3.131592... 144,000... 450815, 47900, 4347) 무슨 숫자인지 알 거 같은 것도 있지만 전혀 무슨 의미가 담겨진 숫자인지 모르는 숫자도 있어 궁금증이 생긴다.

 

주위를 둘러보면 나보다 괜찮은 사람들이 너무 많다는 생각을 종종하게 된다. 상대는 커 보이고 나는 한 없이 작아지는 초라함... 인생을 어느 정도 산 나는 괜찮지만 이제 막 사회에 첫 발을 내딛는 젊은이들은 예전과 비교도 되지 않는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깊은 좌절감을 맞보기 쉽다. 스스로를 다독이며 나름 꽤 괜찮고 쓸 만한 사람이라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지금 현재가 냉혹하다고 미래 또한 그렇지는 않다. 미래를 바꾸고 싶다면 현재의 삶에 게으름을 피워서는 안 된다. 물론 앞만 보고 달려가는 것도 문제지만 무사안일로 생활하는 습관은 내일에 대한 희망이 없다. 매일 어제와 같은 시간이 반복되지 않기 위해 시간의 주인임을 인식하고 능동적으로 생활해야 한다.

 

현대 우리 사회가 가진 모습을 날카롭게 꼬집는 글들도 많지만 이외수님 자신의 이야기도 군데군데 담겨 있어 책을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고스톱 치는 가족들 속에서 돈을 잃는 모습, 하루 한 끼니 저녁으로 생활하는 이야기 등을 통해 이외수님이 하루를 어떻게 보내고 계실지 살짝 상상을 해본다.

 

날카로운 생각과 이야기, 유머러스하면서도 다시 돌이켜 보게 만드는 살아가면서 느끼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로 인해 내 자신이 위로 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세상에는 이해 안 되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친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에 대해 느끼는 우정에 대한 이야기는 공감이 간다. 진정한 친구는 돈과는 상관없지만 돈을 보고 친구를 사귀는 사람이 분명 있기도 하고 결혼하면 자연스럽게 멀어지는 친구관계라도 서로가 진짜 친구라면 이해하고 나중에 만나면 반갑다.

 

 ''쓰러질때마다 일어서면 그만,'는 한 마디로 말하면 기분 좋아지는 책이다. 이외수님과 정태련님의 글과 그림을 통해 마음이 따뜻해지고 위로 받게 된다. 역시나 이번에도 두 분의 콜라보레이션은 최고임을 다시 한 번 느낀다. 좋은 책을 읽을 수 있어 행복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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