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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 The Bees - 랄린 폴 장편소설
랄린 폴 지음, 권상미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10월
평점 :
절판
하지 말라고 하면 더 하고 싶은 것이 사람들의 심리다. 자신이 속한 사회의 법으로 정해진 것을 넘어 금지된 것을 알고 싶어 하는 심리를 다룬 랄린 폴의 '벌 The Bees'... 벌들이 사는 세상 벌집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는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개미'와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이 만났다는 강렬한 평을 들을 정도로 인간 사회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강렬하면서도 발칙한 풍자가 돋보인다.
여자는 자고로 예쁘고 보아야 한다는 것이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거의 비슷한 분위기로 알고 있다. 특히나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성형을 해서라도 예쁜 얼굴을 갖기 위한 노력은 세계 어느 나라보다 그 열의가 높다. 이런 현상이 자연스럽다고 느껴질 정도로 예쁜 여자가 대접받는 사회에서 얼굴도 못 생기고 몸매도 뚱뚱한 것을 넘어 거구에 가깝다면 사람들에게 주는 인상은 어떠할지 누구나 짐작이 될 정도다. '벌'의 주인공 '플로라'는 벌집 사회에서 가장 낮은 계층의 청소 일병으로 이름과 함께 플로라 717로 불린다.
플로라 717은 체격이 과도하게 크고 얼굴도 못 생긴 청소 일병이라 냄새까지 난다. 플로라 717은 한정된 벌만이 날 수 있는 능력을 사용 했다가 기형은 죄악이란 이름으로 어린 소녀 벌이 무참히 살해되는 모습을 곁에서 보게 된다. 지독하게 못생겼다는 이유로 인해 위험에 처한 플로라 717은 '세이지 자매'라고 불리는 높은 계급 여사제의 도움을 받게 된다. 헌데 그만 그녀에게 자신을 소개하면서 플로라가 가진 능력이 들어나고 만다.
세이지 자매는 플로라를 통해 개인적인 실험을 해보려는 한다. 여왕이 낳은 아기 벌들을 돌보는 곳 보육 방에서 일하게 되고 플로라는 굶주려 있는 아기 벌에게 자신의 입에서 만든 생명유.. 꿀을 주게 된다. 플로라의 놀라운 능력은 그녀를 성스러운 작업을 할 수 있는 특권을 누리게 해준다. 헌데 기형 벌들이 자꾸만 생겨나고 그로 인해 분위기는 험악해진다. 플로라의 날개는 그녀가 나쁜 기운... 기형을 퍼트리는 요인으로까지 지목 받게 되지만 다시 한 번 세이지 자매의 도움을 받고 위험에서 벗어난다.
벌집 왕국이 위험에 처하게 되고 플로라는 기꺼이 자신을 내덛지며 말벌을 유인한다. 플로라의 기지로 벌집은 다시 안정을 찾게 되고 여왕벌을 만나게 된다. 또 다시 새로운 일을 하게 된 플로라는 여왕의 도서관을 방문들을 통해 벌집의 영에 대해 알게 된다. 호기심이 많은 플로라는 종족의 생존에 대해 알게 되고 관심이 간다.
꽃가루를 오염시켰다는 이유로 죽음을 맞게 되는 벌을 보고 그 벌에게 안쓰러운 마음이 접촉을 일으키고 벌이 가진 모든 지식을 플로라는 흡수한다. 아기 벌에 대한 욕구를 느끼고 실제로 낳기 위해 경찰벌을 비롯하여 다른 벌들의 눈에 띄지 않을 사체들이 널브러진 장소를 선택한다. 허나 플로라는 자신이 낳은 알을 끝내 지켜내지 못하는 상황에 빠지게 된다.
말벌, 유리새장, 파리, 거미, 생쥐로 인해 위험은 계속해서 기다리고 있다. 모든 위험에서 벗어나는 악을 퍼트리는 존재의 냄새의 근원지 가까이 다가가는 플로라... 플로라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그녀의 생식능력은 또 다시...
벌집, 벌들이 사는 세상은 우리 사회와 별반 다르지 않다. 피라미드 형식으로 최상층의 사람을 위해 가장 밑의 사람들이 끊임없이 희생이 요구된다. 더럽고, 못생긴데다 뚱뚱한 외모의 하층 벌 플로라 717... 특별할 거 없는 그녀의 외모, 능력을 얇잡아 보는 벌들 속에서 금지시 된 것을 향한 호기심과 순수한 마음이 보여주는 용기가 그녀를 더 높은 단계로 끌어 올리게 된다.
인간 사회를 벌의 사회를 통해 보여준다는 것이 흥미롭다. 작가의 상상력이 만들어낸 흥미로운 이야기... 플로라 717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람들이라 여겨질 만큼 가깝게 다가오는 캐릭터다. 특히나 첫 눈에 플로라가 빠졌던 왕자벌, 수벌들은 수시로 짝짓기를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는 모습에 살짝 씁쓸한 웃음이 지어지기도 했다. 벌, 벌집을 중심으로 한 매혹적인 이야기에 빠져 즐겁게 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