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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잭과 콩나무 ㅣ 애덤 기드비츠의 잔혹 판타지 동화 2
애덤 기드비츠 지음, 서애경 옮김 / 미래엔아이세움 / 2014년 9월
평점 :
절판
내가 재미를 느끼는 책을 한 권 만났다. 어린 시절에 읽었던 국내외 고전동화를 살짝 비틀고 바뀌어 각색되어 나오는 책들이 주는 묘미를 알고 있기에 이런 책을 만나면 우선 반갑다. '위험한 잭과 콩나무'는 우리가 너무나 잘 알고 있는 개구리 왕자, 벌거벗은 임금님, 잭과 콩나무, 백설공주 등의 다양한 동화들이 잔혹한 판타지 동화로 새롭게 탄생한 이야기의 재미에 빠져 즐겁게 읽었다.
동화책도 그렇고 로맨스 소설 등의 책들은 거의 다 해피엔딩으로 급마무리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 가지 예로 잠자는 숲 속의 공주에게 입을 맞춘 왕자와 결혼해 두 사람이 오래도록 행복하게 살았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이런 식으로 살짝 비틀어 생각해 보면 뒷 이야기는 무궁무진하게 펼쳐질 수 있다.
'위험한 잭과 콩나무'는 개구리 왕자 버전으로 시작한다. 아주 옛날 메르헨 왕국이 있고 예쁘지만 전혀 착하지 않고 이기적인 공주가 있다. 우리가 알다시피 공주가 가지고 놀고 있던 공을 찾아 준 개구리와의 약속을 지킬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인다. 개구리를 귀찮게 여긴 공주가 벽에 개구리를 던지면 왕자로 짠~하고 변하지만 책에서는 다리만 하나 없어질 뿐이고 상처를 입은 개구리는 자신이 있던 곳으로 돌아간다.
두 번째 이야기인 멋진 어머니에 나오는 공주의 이름은 '질'이다. 질의 엄마인 왕비는 하루 종일 거울만 들여다 보는 아름다운 여성이다. 생일을 앞둔 왕비 앞에 비단 상인이 나타나고 왕비는 질에게 아름다운 옷을 새로 맞춰준다. 헌데 이 옷은 우리가 알고 있는 벌거벗은 임금님에 나오는 이야기로 당연히 아무것도 입지 않은 질은 사람들에게 놀림을 받는다. 추위에 떨고 있는 도움을 주는 인물은 왕비가 얼마 전에 얼음물을 쏟아 부은 거지다. 사람들을 피해 도망치던 질은 20년 전 심술쟁이 공주에게 한쪽 다리를 잃은 개구리 프로그를 만나게 된다. 프로그의 도움으로 사촌의 집을 찾아가기로 한다.
다른 소년들에게 따돌림을 당하는 소년 잭... 활기차고 활동하는 삶을 추구하는 왕자의 신분을 버린 아버지로 둔 소년이다. 잭의 아버지는 생일을 맞은 아들이 어엿한 남자로 성장하길 바라는 마음에 아끼는 암소를 시장에 내다 팔기를 권한다. 잭은 소를 팔 때 필히 지켜야 하는 아버지의 당부를 들었지만 약장수이 말하는 마법의 콩 한 알을 받고 넘겨준다. 헌데 문제는 잭과 질이 아주 질이 나쁜 늙은 여자를 만난 것이다. 그녀의 속임수에 속아 세 세람은 한 방울의 핏방울 섞여 콩에 뿌리는데...
잭과 콩나무에 나온 것처럼 콩은 하늘 높이 자란다. 잭, 질, 개구리 프로그는 엄청나게 큰 거인들을 만나게 되고 프로그의 슬기로운 행동으로 그들은 위험에서 벗어나게 된다. 아름다운 노래를 부르는 인어이야기에서는 질이 위험에 빠지고 수수께끼 같은 말만 하고 날아간 까마귀 세 마리를 만나기도 한다. 늙은 여자가 원한 마법의 거울을 찾기 위해 '반지의 제왕'에서 나왔던 고블린들이 사는 곳도 가고 엄청난 크기를 자랑하는 거대 도롱뇽을 만나는데..
너무나 많은 동화가 담겨져 있어 흥미진진하게 계속해서 이어져 진행된다. 잔혹 판타지 동화가 주는 재미를 톡톡히 느끼며 읽은 책으로 아주 어린 어린이가 아니라면 누구나 충분히 재미를 느낄 수 있다. 기존 패러디나 새로운 시선으로 각색한 동화를 넘어 자신만의 상상력이 합쳐져 기발하고 섬뜩하며 오싹한 즐거움을 느끼게 해준다. 앞으로도 다양한 고전들에 새로운 상상력을 입힌 이야기들이 더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