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설춘향전 - 제8회 대한민국 디지털작가상 대상작
용현중 지음 / 노블마인 / 2014년 8월
평점 :
품절


너무나 친숙한 고전을 재해석해 선보인 작품들에 유달리 열광하는 1人이다. 특히나 살짝 비꼬고 뒤틀어 속 시원하게 담아낸 이야기를 더 좋아하지만 내가 어릴 적에 무심코 읽었던 책들을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고 풀어낸 이야기 또한 흥미롭고 좋아한다.

 

'백설춘향전'은 제8회 대한민국 디지털작가상 대상을 받은 용현중 작가의 책이다. 사실과 허구가 적절히 섞여 우리가 알고 있는 춘향전과 백설공주를 떠올리게 하는 '백설'이란 단어는 알고 보니 전혀 다른 의미를 가진 작품이다. "춘향으로 태어나 백설공주처럼 살다간 조선 여인 이야기"란 부제목처럼 달린 글이 무슨 의미인지... 우리 역사 속 가장 오랜 시간 왕의 자리에 계셨던 분과 아주 깊은 관련이 있다.

 

스토리는 춘향을 중심으로 한 이야기와 장옥정... 조선 실록에 유일하게 기록될 만큼 빼어난 미모를 자랑하는 여인 장희빈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춘향의 어머니 월매가 기생으로 살다가 양반인 성가 집안의 허드렛일을 하다 첩이 된다. 월매는 본처의 시샘으로 성가와도 자연스럽게 끊어지고 남다른 태몽으로 꾸며 춘향을 낳고 홀로 키우게 된다. 춘향이 이몽룡과의 만남과 헤어짐은 크게 차이가 없다. 허나 변학도.. 그의 등장이나 이야기는 많은 부분 각색 되어 흥미롭게 전개된다.

 

서인인 이몽룡은 우여곡절 끝에 과거에 급제하여 남원 땅을 밟지만 춘향이는 온데간데없다. 춘향이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게 되어 변학도를 찾아가지만 오히려 변학도에게 당하고만 만다. 우여곡절 끝에 인간도 아니고 짐승도 아닌 존재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는 춘향이를 만나 그녀를 다시 자신의 곁으로 데려오려 하지만 춘향은 몽룡의 의심에 마음을 접는다. 그를 떠나보내며 본격적으로 숙종의 스승인 최명관의 수양딸이 되어 배움과 의술을 익히게 된다.

 

여러 혼처를 마다하고 왕의 눈에 둔 장옥정... 숙종의 남다른 사랑을 독차지한 그녀는 인현왕후를 몰아내고 왕비의 자리에 오르기까지의 과정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장옥정의 이야기 그대로 전개 된다. 스물아홉이란 늦은 나이에 이순을 출산하면서 급 노화된 자신의 얼굴에 대한 자신감 상실과 왕의 마음을 잃어버릴까 두려운 마음이 결코 해서는 안 되는 인물들까지 궁 안에 들이며 왕의 사랑으로 원대한 꿈을 이루어졌지만 잔혹함에 스스로 멸망하고 만다.

 

송시열이 자신으로 인해 죽었다는 것에 깊은 슬픔을 간직한 숙종은 최명관을 찾았다가 춘향이 보여주는 의술에 매료 된다. 최명관은 자신을 대신해 춘향을 궁으로 보낸다. 궁에 들어 온 춘향은 인현왕후를 비롯하여 여자들만의 고통을 알고 그녀들을 도와 줄 의술을 펼친다. 서서히 숙종은 춘향에 대한 마음을 품게 되는데...

 

너무나 익숙한 역사적 인물과 사실들 속에 고전을 통해 당연하게 받아들여졌던 인물들의 모습이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만들어진다는 것이 흥미롭다. 유교사상이 짙게 깔린 조선시대에 여자... 그것도 기생이었던 어머니를 둔 첩의 딸이 할 수 있는 일은 아주 드물 것이다. 우리가 알던 대로 이몽룡의 과거급제로 다시 만났지만 춘향이와 이몽룡이 정말 행복한 결혼과 삶을 이어갔을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오히려 이몽룡의 본처가 아닌 첩이 되었을 가능성이 더 많기에...

 

시대가 변하고 여인상도 따라서 변화를 가져온다. 고전과 역사 속 인물의 만남으로 재탄생한 '백설춘향전'은 대한민국 디지털작가상 수상 이후 인터넷 연재를 통해 다시 한 번 대중으로부터 높은 관심을 받은 작품이란 것을 알게 되었다. '백설춘향전'과 같은 작품들이 앞으로 더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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