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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 때 꺼내 보는 아버지의 편지
마크 웨버 지음, 이주혜 옮김 / 김영사 / 2014년 8월
평점 :
아버지에게 한 번도 편지를 받아 본 적이 없다. 학창시절 친하게 지낸 친구가 결혼을 할 때 아버지의 편지를 받은 이야기를 들으며 살짝 부럽고 참 멋있는 아버지란 생각을 했던 기억이 아직도 남아 있다. 자신의 죽음이 멀지 않았다는 것을 안다는 것은 한 편으로 다행이다 싶으면서도 남겨진 아내, 자식, 가족을 생각할 때 그 마음이 어떠할지 충분히 짐작이 간다.
'힘들 때 꺼내 보는 아버지의 편지'의 저자 마크 웨버 씨는 군인으로 자신의 직업에 남다른 자부심을 가지고 산 인물이다. 뛰어난 능력을 가졌기에 다양한 나라에서 군사 전문가로 활약하던 마크에게 생각지도 못한 암 발생은 얼마나 충격이었을지... 믿기 힘든 병 소식에 저자는 그를 사랑하는 아내, 아직은 보살핌이 필요한 자식에 대한 깊은 애정을 담아 담담하지만 따뜻한 부정이 절절히 느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운명적으로 이끌린 여자를 사랑해서 결혼 했지만 군인의 아내로 산다는 것은 결코 녹녹치 않은 삶일 것이다. 마크의 아내 크리스틴 역시 군인의 아내로 산다는 것에 힘겨워 한 순간도 있었다. 남편이 집을 비우거나 남편이 전출 명령을 받고 지역을 옮기고 이사를 하면서 살아가는 생활... 치열하게 싸우는 경우도 많았지만 이 모든 위기를 슬기롭게 이겨내며 환자가 아닌 좋은 남편, 아버지로 가족들과 함께하고 싶은 마음뿐이다.
스물한 살은 내가 아버지의 행동과 말에서 미덕을 이해하기 시작했던 나이란다. 어른이 되어서야 나는 아버지가 371 제곱미터(112평) 크기의 자기 집을 직접 짓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집 짓는 것을 거들면서 나는 어린 시절에는 미처 보지 못했던 아버지의 지혜를 수도 없이 목격할 수 있었단다. -p95-
진솔한 패배란, 분별력을 갖추고 사실을 직시하려는 시도, 앞서 간 사람들을 향한 신중한 고려, 그리고 솔직하고 객관적인 자기 성찰을 통해서만 찾아올 수 있단다. 겸소한 성공은 최고가 되려는 노력보다는 매사에 최선을 다하고 자신에게나 타인에게나 말이 아니 결과로서 보여주려는 태도에서 비롯된다. -138-
"마음을 여는 것이 진정한 지혜다."... 저자는 대학에 들어가서야 이 말을 이해하기 시작했다고 밝히고 있다. 사람이란 게 참으로 어리석어 자신에게는 한 없이 너그러우면서도 남에게는 야박한 사람이 많다. 사소한 오해로 가족과 멀어지고 타인과도 힘든 시간을 보내게 되는 일도 흔하게 발생한다. 해결할 방법을 분명 알고 있지만 내 마음을 먼저 열면 되는 것을... 자존심 때문에 쉽지가 않다. 다행히 저자가 발생 종교에 대한 이야기는 나와는 상관이 없지만...
책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저자의 군인으로서의 삶이다. 직업 군인으로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는 저자의 이야기도 흥미로웠지만 가족을 바라보는 그의 따뜻한 마음이 특별하고 따뜻함이 감동적으로 다가온다. 8개의 테마로 이루어진 이야기는 그의 사랑스런 세 명의 자식들은 물론이고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도 도움이 되는 마음에 새겨 듣기에 충분한 유익한 이야기란 생각이 든다. 오늘은 한동안 연락을 뜸하게 드린 부모님에 안부 전화라도 들여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