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이야기꾼들
전건우 지음 / 네오픽션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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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괴하고 섬뜩하다. 외국 특히 일본 소설에서 무수히 접했던 기이한 이야기를 담아 놓은 책과 비슷한 느낌을 준다. 평소에 좋아하는 장르이고 '밤의 이야기꾼들'이란 제목부터 낮이 아닌 밤에 들려주는 이야기의 무서움을 알기에 더 호기심을 자극한다.

 

어디에도 나오지 않는 미스터리 잡지사 '월간 풍문'에 새로 입사한 주인공은 선배 직원과 함께 평범한 사람들은 접하기 힘든 이야기를 풀어 놓는 사람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밤의 이야기꾼들'에 참석하게 된다. 서울 시내에 위치한 폐가에서 일 년에 한 번씩 만난다는 것부터 왠지 모를 섬뜩함이 느껴진다. 주인공은 다른 사람들과 달리 유달리 여인에게서 경고등이 반짝인다.

 

처음이야기인 과부들은 자꾸만 깜빡이는 증상을 가진 여자의 고백으로 솔직히 이런 남편이라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것이 낫지 않을까 싶은 이야기다. 도플갱어는 자신이 상담한 도플갱어를 보는 여자에 대한 이야기다. 허나 그녀의 이야기는 성형왕국이란 불명예를 안고 있는 우리나라 성형 현실을 보여주는 이야기다. 홈, 스위트 홈 이야기는 다른 새의 둥지를 빼앗아 사는 파랑새에 대한 이야기로 기쁜 마음으로 새 집에 이사를 한 가족이 그 집에 바로 전에 살았던 남자의 등장이 가져 온 불행을 다루고 있다. 이 이야기는 작년인가 재작년인가 손현주씨 주연의 영화가 자꾸만 생각이 나기도 했다. 웃는여자는 스릴러 소설에서 만났을 법한 이야기다. 어릴 적부터 남다른 외모를 가지고 항상 놀림을 받던 소녀... 아버지로부터 시발된 자신의 내재된 무서움, 불만 등의 감정들이 어린 시절부터 동물학대로 이어지고 나중에는 새로 전학 온 짝꿍을 통해서 끝을 향해 달리게 된다. 사실 이 이야기는 가장 섬뜩하고 무섭게 느껴지는 이야기로 학원폭력, 왕따와 같은 현실 속 문제를 다루고 있다. 눈의 여왕은 개인적으로 좋아하던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의 동화와 느낌부터 전혀 다른 이야기이지만 일본 소설에서 만난 듯한 느낌을 가장 강하게 받는 이야기다. 폐쇄되고 고립된 마을에 10년에 한 번씩 꼭 치려야 하는 의식에 놓여 있는 한 연인과 그녀를 사랑하는 남자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세상에 사랑만큼 위대한 것이 없다고 한다. 사랑하는 여자를 잃고 싶지 않은 남자의 마음이 운명이라 체념한 여자의 마음을 움직여 저주에 걸린 마을을 구하게 된다. 마지막인 그날 밤의 폭우는 책의 처음부분에서 계곡에 놀러 간 가족이 갑자기 불어난 폭우로 인해 부모님을 잃은 소년이 성장하여 미스터리 잡지사 월간 풍문에 갓 취직한 주인공 '정우'의 이야기다.

 

요즘 들어 생각하는데 우리나라 장르소설 작가들의 작품이 점점 더 끌리고 재밌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밤의 이야기꾼들' 책 속으로 끌어당기는 흡입력, 스토리의 구성이나 재미 면에서 괜찮다. 특히 늦은 밤 혼자서 책을 읽는다면 무서움이나 섬뜩함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이야기란 생각이 든다. 세상에는 믿을 수 없는 일들이 존재한다. 눈으로 보고서도 믿기 힘든 일들... 밤의 이야기꾼들 속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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