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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야
소네 케이스케 지음, 김은모 옮김 / 북홀릭(bookholic) / 2014년 8월
평점 :
절판
소네 케이스케의 작품은 몇 읽었다. 애도가와 란포 상, 일본호러소설대상 석권, 경이적인 이야기꾼이란 평을 듣고 있는 작가로 그의 소설 속에는 남다른 인물들이 등장하기에 쉽게 확 받아들여지지 않는 면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독특한 이야기에 빠져들게 된다.
'열대야'에는 총 3편의 단편이 담겨 있다. 첫 번째 이야기는 제목과 같은 '열대야'로 야쿠자에게 돈을 갚지 않고 몰래 도망간 부부를 찾아오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아내와 아내의 친구를 잡아두고 부자인 아내의 처가에서 돈을 빌리기 위해 남편이 떠나지만 정작 남편은 약속한 2시간이 지나도 나타나지 않는다. 두 명의 시점으로 스토리를 끌고 가는 데 아내의 친구란 인물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엥~ 이건 무엇인가? 헷갈리는 순간이 잠시 있었다. 허나 예상을 넘는 강한 반전이 존재함에 감탄하게 된다.
'결국에……'는 날로 심각해지는 고령화가 사회문제가 되어 노인들과 젊은 사람들 사이에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이 속에는 또 다른 두 개의 이야기가 있다. 노인들이 다시 젊은이들처럼 징벌되어 나가는 과정에서 옛은사와 그를 만난 남자(의사)의 이야기, 시체수거 아르바이트를 하며 프로축구선수로서의 꿈을 키우는 중3학생의 꿈이 좌절되어 가는 이야기... 이런 미래가 올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 살짝 무서움이 느껴졌다. 우리나라 역시 일자리를 찾지 못한 젊은이들의 불만이 폭발하고 점점 늘어가는 노인인구를 감당하지 못한 사회가 만들어내는 끔찍한 현실을 보는 듯해 마음이 안 좋았다.
'마지막 변명'은 영화에서나 보았던 좀비들과 사람들과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어느 날 사라졌던 아니 죽었던 사람들이 돌아오기 시작한다. 소생자들과 사람들은 나름 평화로워 보이지만 어느 순간부터 소생자들이 인육을 먹기 시작하면서 급속도로 분위기가 험악해진다. 마지막이 특히나 인상적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항상 고기를 항상 양보하던 20년 전 잠시 짝꿍이었던 소녀와의 재회... 솔직히 이런 미래가 올까봐 무섭다.
미래의 사회를 다룬 책이나 영화를 보면 유토피아는 거의 없고 디스토피아적인 미래의 모습을 담고 있는데 결국에......, 마지막 변명도 역시나 노인과 젊은이들이 대립할 수 없는 사회 구조를 다루고 있어 씁쓸해진다. 나이 든다는 게 잘못이 아닌데 어느 순간 오래 사는 것이 결코 좋은 것이 아니란 생각이 자꾸만 든다.
나이 먹는다는 게 이렇게 슬프게 다가온 적은 별로 없었다. 우리나라 역시 노인 분들을 위한 복지예산을 갈수록 많이 사용하고 있어 재정이 어렵다는 불만을 토로하는 지자체에 대한 이야기는 뉴스를 통해서 접했다. 내 부모님을 보면서 안심하는 면이 있지만 오래 산다는 것을 자랑이 될 수 없다는 생각은 종종 한다. 그래서인지 개인적으로 너무 오래 살고 싶은 마음은 없지만 내가 시간이 흘러 노인이 된다면 내가 어떻게 변할지 모르기에...
열대야는 저자의 작품 세계를 잘 보여주는 작품이란 생각이 든다. 예전에 읽은 '코' 역시 남달리 독특한 이야기에 살짝 놀랐는데 이번 책 역시 저자다 싶은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었으니... 앞으로의 다가올 미래의 모습은 아닌가 하는 읽으면서 자꾸 생각하게 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