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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령
양국일.양국명 지음 / 네오픽션 / 2014년 8월
평점 :
절판
시대가 변하면서 고전을 재해석하는 작품들을 접하면 예전에는 미처 몰랐던 재미와 느껴 좋아한다. 우리나라 고전동화를 재해석한 작품을 만났을 때도 역시 같은 즐거움을 느꼈는데 고전을 재해석한 작품은 아니지만 호러, 미스터리 소설이 가진 재미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양국일,양국명 형제 작가의 '악령'... 기괴한 느낌을 주는 호러 소설의 묘미가 느끼게 해준다.
도저히 학교가 위치한다고 여겨지지 않는 명문사립고등학교에 새로 전학 온 학생 '한태인'... 말썽을 밥 먹듯이 일으키는 학생으로 'KM문화예술고등학교'가 왜 자신을 받아 주었는지 도대체 이해가지 않을 정도로 엘리트를 배출해 내는 기숙 명문학교다.
으스스한 분위기를 느끼게 하는 전나무 숲을 지나 학교로 가는 순간 낯선 존재가 자신을 주시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마침내 도착한 학교는 고풍러운 웅장한 외관에 감탄이 나오지만 남자만한 덩치의 학생주임과 교장선생님의 모습에 왠지 모를 반감과 섬뜩함이 느껴진다.
태인에게 다가온 '수지'는 알 수 없는 이야기를 하며 반가움을 표시한다. 무언가 말을 하고 싶어 하는 얼굴로 자신이 있는 기숙사 방 번호를 알려주며 찾아와 달라고 말하고 사라진다. 허나 태인은 자신의 방에서 자신 전에 있던 학생이 쓴 의문의 노트를 발견한다. 놀라움도 잠시 석고 같은 얼굴의 남학생 백석규는 다짜고짜 태인의 관상을 말한다. 도대체 적응하기 힘든 학교, 선생님, 학생들의 모습... 다행히 룸메이트가 속해 있는 미스터리을 좋아하는 클럽 '이니그마'에 속한 여학생 유미에게 호기심이 발동해 가입한다.
가볍게 생각했던 수지의 부탁을 무시한 태인은 다시 본 수지의 모습이 낯설기만 하다. 여기에 룸메이트 지원이 들려주는 갑자기 사라진 노트의 주인에 대해 듣게 되며 더더욱 의구심을 갖게 된다. 읽을수록 섬뜩한 노트 내용... 태인 역시 학생주임 선생님의 면담이 곧 있을 거란 느낌이 있기에....
스토리는 5일이란 짧은 기록에 관한 이야기다. '망각의 숲'인 전나무 숲을 둘러싼 믿기 힘든 전래 동화 같은 이야기... 그 속에 담겨진 섬뜩하고 오싹한 진실은 태인이 가슴속에 간직한 오랜 슬픔과 깊은 관련이 있다.
작가의 말에서 누구나 한 번쯤은 경험하는 악몽과 현실에 대한 이야기에 공감이 간다. 예전에는 우리나라의 호러, 미스터리 소설에서 큰 재미를 별로 느끼지 못했다. 헌데 어느 순간부터 우리나라 작가들의 호러, 미스터리 소설가 정말 많이 좋아졌으며 외국의 작품들과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다는 느낌을 받는다. '악령' 이 책을 통해서 형제 작가를 알게 되었는데 우리나라 호러 미스터리 소설을 이끌어 가는 작가란 것도 처음으로 알았다. 왜 전에는 몰랐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었으며 전작들은 어떨까 하는 호기심을 갖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