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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비지테이션 거리에서
아이비 포코다 지음, 엄일녀 옮김 / 책세상 / 2014년 7월
평점 :
절판
미스틱 리버, 셔터 아일랜드의 저자 데니스 루헤인이 선택한 소설이란 글귀에 이끌려 선택한 책 '여름 비지테이션 거리에서'... 데니스 루헤인의 무한폭풍 칭찬을 받은 작품이다. 작년 아마존 닷컴 최고의 책과 이달의 책으로 선정된 작품으로 단숨에 저자 아이비 포코타를 최고의 신인 작가로 뽑힌다.
십대의 단짝 친구 밸러리와 준.. 다른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한 둘은 항상 붙어 다닌다. 오늘도 어김없이 둘이 밤에 외출을 한다. 예전에 다니던 학교에서 안면이 있는 여자애도 마주치고 소녀의 사촌 남자 크리도 만난다. 크리에게 같이 놀자고 했지만 거절하자 두 소녀는 어두운 거리로 사라져 간다. 허나 크리는 소녀들의 모습이 신경이 쓰인다. 소녀들은 보트를 타고 눈의 눈에서 사라지는데...
잘 나가는 엄마의 후광으로 스타를 되기를 꿈꾸었지만 재능이 별로 없기에 스타를 꿈꾸는 아이들을 지도하며 향락에 빠져 사는 조너선... 숙취에서 깨어 산책길에 나선 조너선은 잔교 맡에 의식이 없는 소녀 밸러리를 발견하게 된다. 우선 살려야 한다는 생각 밖에 없다.
밸러리는 의식은 찾았지만 함께 있던 존에 대한 기억은 없다. 자신은 조너선의 도움으로 다행히 목숨은 건졌지만 존은 행방불명이다. 어떻게 된 것인지 알 길은 없고 밸러리를 통해 두 소녀가 사고를 당하기 전에 마지막으로 마주친 크리가 의심을 받게 된다.
지금 미국은 흑인 소년을 총으로 쏜 것이 계기가 되어 연일 폭동이 일어날 정도다. 우리나라 사람이 운영하는 상점도 피해를 입었다는 뉴스를 보았는데 크리 역시 흑인이란 이유로 인해 밸러리의 아버지는 물론이고 경찰들로부터 의심을 받게 된다. 크리와 더불어 조너선 역시 비슷한 의심을 받는데...
스토리는 사건의 중심을 맞춰 있지 않다. 사고로 인해 사라진 소녀 존으로 인해 여러 인물들이 자신이 처한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어 하는 심리를 다루고 있다. 자신은 살고 유일한 친구인 존이 사라졌다는 것에 심한 고통을 느끼는 밸러리는 힘들다. 소녀는 어리석지만 존을 돌아오게 하려는 다소 무모한 방법을 선택하기도 한다. 더군다나 생명을 구해 준 은인이라고 할 수 있는 조너선에게 보인 모습은 다소 황당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어느 날 크리 앞에 나타난 비슷한 나이대의 남자 랜... 그는 크리의 아버지 보트에 관심을 보인다. 랜이 크리를 아끼는 마음은 다른 이유가 있지만 어릴 적 한 순간 어리석은 행동이 불러 온 안타까운 아픔이 이유다.
인물들의 심리 묘사에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은 좋으나 사고에 대한 좀 더 강한 무언가가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살짝 남는다. 사고의 진실은 이게 아닐까 하는 생각에 딱 들어맞아 맥이 살짝 빠진다. 분명 크리, 밸러리, 조너선, 파디, 모니크 등의 인물들은 미국이란 나라의 현실 속에서 분명 만날 수 있는 인물이란 생각이 들며 얼마 전에 있었던 사건과 같이 여전히 피부색에 대한 편견이 강하게 남아 있다는 생각이 든다.
마켓 주인 파디처럼 현명한 어른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름답고 오랜 기억으로 남을 소설이란 글을 쓸 정도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저자... 새로운 작가를 알게 되었다는 것에 위안을 삼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