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로, 미스터 찹
전아리 지음 / 나무옆의자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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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의 권유로 다시보기로 본 '마녀사냥'... 남녀의 연애에 대한 이야기를 아주 호탕하게 풀어내고 있어 나도 팬이 되어버린 프로그램이다. 마녀사냥을 비롯해 서너 개의 비슷한 프로그램이 있다. 남녀의 연애상담을 해주는 프로그램이 참 많다는 생각을 했다. 친구 이상 연인이하 관계로 남녀의 친밀한 관계를 뜻하는 '썸'...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이 말처럼 키스는 했어도 여전히 애매한 사이라고 말하는 전아리 작가의 '헬로, 미스터 찹' 스무 살 청춘의 좌충우돌 성장 소설이다.

 

아버지가 누구인지도 모른체 엄마와 단 둘이 살던 정우... 어머니의 갑작스런 죽음이 열흘이 된 날 스무 살 생일을 맞았지만 우울하기만 하다. 헌데 다음날 아침 만화영화에서나 보았을 법한 모습의 난쟁이 '찹'이 나에게 말을 건다. 그 날 이후 난쟁이 찹은 정우와 강아지와 함께 한 살게 된다.

 

정우는 두 명의 여학생과 연애를 한다. 동창생 지예, 신입생 사이에서 노출광으로 통하는 최유리...  솔직히 정우의 연애방식은 어느 한 사람과도 연애같은 연애를 했다고 말하기도 어렵고 그렇지 않다고도 말하기 어려운 모습을 가지고 있다. 다만 아침드라마에 나올 법한 이유를 들어 순진한 남자와 결혼하는 최유리의 모습을 보면 요즘 여학생들의 모습이라 생각하고 싶지 않다.

 

아르바이트 하는 죽 가게 사장님의 사랑이야기, 디자이너 삼촌의 동성애, 이런 아줌마가 있다면 걱정스럽다는 생각이 드는 정우의 친구 윤식의 연상녀를 향한 사랑, 대학 동기들과 놀러 간 바닷가에 만난 토박이 여자,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아버지까지... 이렇듯 개성 강한 캐릭터들이 정우 주변을 둘러싸고 있다. 물론 난쟁이 찹은 정우가 처음에 떨떠름하게 여겼던 것과는 달리 강아지와 더불어 진짜 가족이 되어 있다.

 

성장기 연애소설이란 표현이 맞을 책이다. 스무 살 연애가 완벽할 수 없겠지만 정우의 연애 모습은 그닥 끌리지 않는다. 오히려 왜 이리 우유부단한 모습을 가지고 있는지.. 오는 여자 안 막고 가는 여자 어쩔 수 없다는 느낌을 주는 정우의 연애방식... 요즘 젊은이들의 연애 모습이 아닐까 하는 살짝 들기도 했다.  

 

무게감이 느껴지지 않게 덤덤하게 자신의 심정을 털어 놓는 정우의 모습, 이런 정우를 보는 찹의 모습이 정겹게 느껴지는 책이다. 뛰어난 재미를 선사하는 책은 아니지만 상처도 상실감도 결국 사람들과 부딪히며 지내는 사이 치유 받게 된다는 이야기에 공감하게 된다.

 

전아리 작가의 책은 서너 권 읽었는데 '헬로, 미스터 찹'이 저자의 대표작이 되지 않을까 싶다. 일기 형식으로 풀어가는 이야기가 흥미롭고 황당하고 어이없을 때도 있지만 속 깊은 난쟁이 '찹'의 모습에 미소 짓게 된다. 다음 책에서는 또 어떤 유쾌한 이야기를 가지고 올지.. 저자만이 가진 유쾌한 유머를 빨리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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