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너에게 장미정원을 약속하지 않았어
조앤 그린버그 지음, 윤정숙 옮김 / 챕터하우스 / 2014년 7월
평점 :
절판


'난 너에게 장미정원을 약속하지 않았어'는 저자 조앤 그린버그의 자전적 소설이다. 솔직히 이렇게나 어수선하고 마음이 무거운 소설인지 몰랐다. 열여섯 살 데버라 블로가 갖고 있는 정신분열증으로 인해 가족을 떠나 정신병원에 들어가며 스토리가 시작된다.

 

데버라를 정신병원에 입원시키는 것에서부터 부모님의 심적 갈등을 소녀는 온전히 느낀다. 무엇보다 거짓말을 싫어하는 데버라... 그녀의 이런 감정은 자신을 바라보는 여러 사람들의 모습에서 자연스럽게 생겨난 것이다. 엄마는 그나마 딸아이가 아픈 것을 받아들이고 인정하며 고치기 위해 병원에 가야 한다는 것에 마음은 아프지만 받아들인다. 허나 아버지는 자신의 딸이 아프다는 자체부터가 고통이다. 딸을 자신이 만나기 힘든 정신병원에 입원하는 것에 힘들어하자 데버라 역시 엄마를 만나는 것에 긍정적이지만 아버지는 거부하는 모습으로 나타난다.

 

데버라는 자신의 머릿속에 있는 이즈세계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부분이 있다. 솔직히 정신분열증이 가진 증상들을 책이나 TV 방송에 나오는 이야기를 통해서 조금의 지식이 갖고 있을 뿐이다. 데버라와 같은 병원에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이해하기는 쉽지 않다. 다만 데버라가 머릿속에 존재하는 인물과 끊임없이 이야기를 나누고 싸우는 모습은 얼마나 힘들고 외로울지 안쓰럽게 느껴진다.

 

다행히 데버라가 가족과 함께 새로운 생활을 꿈꾸어도 좋을 정도로 조금씩 회복되어 가는 모습을 보인다. 미처 졸업하지 못한 고등학교 졸업장도 취득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나 가족들과 만나 그들 속에서 처음과는 달리 조금은 나아진 모습을 보여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한 아이가 아프면 다른 정상적인 아이는 외톨이가 되기 쉽다. 언니 데버라가 함께 살다가 가족을 떠난 뒤 아무도 언니에 대한 이야기를 제대로 해주지 않아 느끼는 소외감을 가진 동생의 모습이 안타깝다.

 

쉽게 읽어내려 간 소설이라고 말은 못하겠다. 정신분열증을 앓고 있는 소녀의 모습 속에 저자가 있다니... 병으로 인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이겨낸 저자에게 대단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나도 그렇지만 우리나라는 마음의 병이 있어 정신과 치료를 받는다고 하면 아직은 이상하게 보는 경향이 어느 정도 있다. 이런 전반적인 사회 분위기가 우울증을 비롯한 다양한 마음의 병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여러 이유로 정신적으로 힘듦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주변에 있을 수 있다. 이제는 변화가 필요하다. 마음의 병이 있으면 당당하게 정신과를 찾아 빨리 마음이 병을 낫는 것에 힘을 쏟는 사회분위기가 조성되고 이들을 바라보는 우리도 조금 더 관심을 갖고 조금 더 배려하는 마음을 가질 필요성을 느끼게 된다. 어렵고 무거운 이야기지만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갖게 한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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